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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Layers
실비 리비옹, 아리엘 모스코비치, 윤명순 1 Nov - 1 Dec 2024 ARTPARK 프랑스의 실비 리비옹, 루마니아의 아리엘 모스코비치, 한국의 윤명순 조각가 3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Beyond the Layers》는 추상적인 조각과 회화 작품을 통해 각 작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각화한 복합적인 내면 세계를 선보인다. 이 전시는 우리가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경험, 그리고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며,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실비... Read more -
배준성 : On the Stage
28 Aug - 29 Sep 2024 ARTPARK On the Stage 배준성은 이번 전시에서 '그리는 행위에서 만들어지는 조건-작용의 연속'을 중심으로, 창작 행위 자체가 만들어내는 조건과 그 조건이 다시 행위를 유발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은 '사과'와 '비행기'처럼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요소들이 특정 조건에 의해 서로 얽히고 설키며, 끊임없이 새로운 바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시각화한다. 이는 일련의 '의미화' 과정을 통해... Read more -
ICE CUBE
박은선, 손은영, 신창용, 장희진, 홍경택 21 Jun - 21 Jul 2024 ARTPARK ICE CUBE _ 아이스큐브 《ICE CUBE_아이스 큐브》 의 주제인 ‘아이스’는 예술적 가치와 본질을 상징하는 물의 변형이면서 인간의 사고를 뜻하고 ‘큐브’는 사회적 구조이자 사고의 틀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섯 명의 작가의 창의적인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각 작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스타일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Read more -
여동헌 : Pink Paradise - Romantic Road
25 Apr - 25 May 2024 ARTPARK Pink Paradise - Romantic Road 아트파크(ARTPARK)는 파라다이스(Paradise) 연작으로 대중화된 여동헌(Yeo Dong Hun, b.1970)의 개인전 《핑크 파라다이스, Pink Paradise-Romantic Roa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07년 아트파크에서 《웰컴 투 파라다이스, Welcome to Paradise》 전시를 시작으로 꾸준히 아트파크와 함께한 여동헌의 11번째 전시이다. 봄과 어울리는 화사한 핑크 작업을 필두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번 핑크 작업에... Read more -
시선의 재구성 The Different Ways of Seeing
31 Jan - 9 Mar 2024 ARTPARK 시선의 재구성 The Different Ways of Seeing 존 버거는 「Ways of Seeing」에서 서구전통의 미적 기준과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적 시각언어를 제시하며, 현실을 다시 보게 하고 다르게 보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라 하였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각자의 시각과 언어가 다르며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예술의 동력을 찾는다. ≪시선의 재구성 The Different... Read more -
정진용 Jinyong Jeong : Chandelier
15 Dec 2023 - 20 Jan 2024 ARTPARK 편치 않은 작업을 해오던 내가 샹들리에를 그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해바라기를 그릴 수 없음이고, 다른 하나는 색을 마음껏 쓰고 싶어서다. 여기서 해바라기는 고흐의 해바라기를 뜻하는데, 그가 해바라기를 그릴 당시의 마음이 내게 너무 간절히 느껴지기에 나는 해바라기를 사랑한다. 샹들리에는 소재만 다를 뿐 내게 그 의미는 해바라기와 동일한데, 고흐처럼 꿈꾸고 싶으나... Read more -
이상은 : Void 빈터
1 - 28 Nov 2023 ARTPARK Void 빈터_틈과 사이 시간과 관련된 작품은 흩어진 기억과 순간의 파편들을 화면 안에 끌어모으는 작업이다. 선과 색으로 표현된 기억과 경험의 파편들은 수많은 붓질을 통해 서로 쌓이고 스치며 화면 안에서 시간의 집적을 표현한다. 화면 안에 표현된 시간의 붓질들은 빈터에 존재하는 공간으로서의 시간을 의미하며 빈터 속에 존재하는 시간의 집적을 표현하는 흔적들과 그 틈과... Read more -
NON : CAMO
2 - 22 Aug 2023 ARTPARK 이번 전시는 NON의 첫번째 활동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카모플라주 패턴으로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각자의 시간, 장소, 필요와 목적에 따라 사람들이 사회에 위장(camouflage)하여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을 다채롭게 해석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또는 동물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입체적으로 녹아드는 모습을 보면서, 사회화되는 혹은 자기만의 컬러를 갖는 모습을 시각화 하는데 집중했다. NON은... Read more -
봄내려온다
22 May - 9 Jun 2023 ARTPARK Read more -
신동원 Dongwon Shin, 여행器 a journey : clay and time
7 Apr - 12 May 2023 ARTPARK 食에서 式으로 : 도예의 새로운 지평 문명의 시작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도예’는 시대적 변화를 수용하며 창조적인 행위로 진화되어왔다. 의식주의 영역에서 ‘食’만을 담아내는 도구였던 도자는 기능적·감각적으로 다양화되며 인간의 삶 그 자체인 ‘式’을 담아내는 소통의 도구에 이르러 표현의 방식을 확대해 나갔다. 이 같은 변화는 흙을 소재로 하는 예술의 범주가 무한정으로 확장된다는 것을... Read more -
이정문 · 박수동과 친구들
3 - 30 Aug 2022 ARTPARK 아트파크(ARTPARK)는 한국 만화사를 빛낸 최고의 거장 이정문·박수동의 전시를 8월 3일부터 30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최근 작업들과 함께 70-80년대 한국의 명랑만화 시대를 이끌어간 대표 작가인 신문수, 이정문, 박수동, 윤승운, 이두호 5인의 마지막 합동원화작업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들은 웹 기반의 웹툰 문화로 이동한 현재 만화시장에서 펜과 잉크를 사용하고 종이책을... Read more -
이주연 : Jooyeon Lee : Mind Scape
3 - 30 Jun 2022 ARTPARK 가시성을 초월한 이주연의 풍경,
mind-scape를 위한 추상 장치
직선이 많아서 인공(人工)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건축적이고 도시적인 느낌이다. 이주연 작품에서 받는 첫인상이다. 부연하자면, 칸딘스키 같은 ‘뜨거운 추상’, 또는 추상표현주의 회화를 대표하는 잭슨 폴록의 액션 패인팅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 그래픽 요소가 두드러지는 하드에지(hard-edge)에 가깝다. 프레임을 가로지르는 직선의 움직임은 과감하다. 직선으로 분할된 화면은 해체되며 사각 캔버스라는 정형성에서도 크게 벗어난다. 이주연은 작업 노트에서 이렇게 밝혔다. “일상적 풍경과 소소한 하루가 스며든 물리적 시간을 기하추상 구조의 작업 공간 속에서 어떤 식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지를 탐문 한다.” 이런 문장을 통해서 작가가 추구하는 추상회화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직선으로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어쩌면 이주연은 애초부터 자연-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일에 관심이 없을는지도 모른다. 이어서 그는 “… 다양한 재료적 특성이 적극적으로 부각 되도록 기존 화면의 틀을 더욱 구조화하고 확장 시켰다. 그리고 근원적인 직선의 조형적 구조와 무채색적인 정제된 컬러가 이어지는 공간에 도시적이고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시각요소를 혼합하여 공간의 단면을 풍부하게 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도 자연에 대한 단순한 묘사가 목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시공간에서 체험한 미의식을 순수추상 조형 작업으로 구현하겠다는 의도를 유추할 수 있다.
건국대 현대미술과 겸임교수 이준희, 평론 발췌 Read more -
Moon-Pil SHIM : Min·Max Ⅱ
심문필 20 Apr - 21 May 2022 ARTPARK 심문필의 작품은 극도로 절제되어 보이지만, 실로 복합적인 요소를 함유하고 있다. 선, 색, 면과 같은 최소한의 구조와 형태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러 번의 채색과 함께 굉장히 섬세하게 직조된 색과 빛의 충돌로 빚어진 오묘함으로 가득하다. 그는 캔버스 위에 칠을 하는 대신 플렉시글라스를 이중으로 중첩시키고 그 안쪽을 칠하여 색이 확산되는 효과를 이용한다. 칠해진 색상은... Read more -
Beyond
8 - 31 Dec 2021 ARTPARK 《Beyond》 전시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능성과 순수예술이 추구하는 심미성을 지닌 공예의 본질을 투영한다. 기능과 장식이 어우러진 공예의 세계를 탐구하는 일곱 작가는 유리, 도자, 나무, 금속등의 재료를 이용한다. 원초적인 재료는 물성을 고찰하는 작가의 시선과 장인의 몸짓을 통해 새로이 정의되고 투명성과 불투명성이 모순처럼 공존하는 공예품은 긴장감을 통해 작품으로 거듭난다.
작가들의 노련한 손길은 재료가 지닌 상이한 특성을 조화롭게 만든다. 무수한 반복을 통해 다듬어진 테크닉은 익숙한 방식으로 재료를 품는다. 몸의 기억이 만드는 행위를 통해 재료의 물성은 작품으로서의 당위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창작의 과정은 내면의 기억을 작가들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로 구현된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공예 작품이 순수예술로서 피어나는 장을 형성하고자 한다. 본 전시에서 공예품은 기능을 가진 물건을 넘어 작가의 표현방법이 깃든 상징적인 오브제로 자리한다. Read more -
배준성 : The Costume of Painter - At the Studio
22 Oct - 22 Nov 2021 ARTPARK 회화에 렌티큘러를 결합하여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 배준성의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At the studio』 가 10월 22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렌티큘러가 캔버스를 차지한 범위를 줄이고 페인팅 부분을 확장한다. 신작을 통해 렌티큘러에서 파생되는 시각적 환영을 회화 본연의 물성으로 풀어낸다. 어린이의 그림과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명화를 주제로 초현실적인 화면을 구성하며,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적인 기법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작가는 ‘작업실에서 시리즈’를 포함한 신작 20여 점 선보인다.
‘작업실에서 시리즈’는 작업실이라는 닫힌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를 나타낸다. 아이들의 낙서를 비롯하여 폭포와 숲으로 이뤄진 대자연, 부분적으로 오려낸 명화와 같이 각기 다른 주제를 중심으로 작업실 속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작가에게 작업실은 창작의 공간이자 상상력이 발현되는 공간이며, 주제에 따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이다. 특히 ‘작업실 시리즈’는, 작품 속 화가가 만든 이미지의 아름다움과 시각 언어에 주목하게 만든다. 이러한 시각적 즐거움은 작가가 상단에 배치한 렌티큘러로 만들어진 이미지로 완성된다. 화폭의 반 이상을 채우는 ‘작품 속 작품’은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여 작업실이 가진 공간적 특성을 강조한다. 작가의 사실적 표현과 배치는, 작품 밖 관객이 공간적 특성에 주목하여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작가는 ‘작업실’이라는 특정한 공간에 익숙한 이미지를 새로이 배치하여 환상적인 세계를 만든다. 특유의 세밀한 회화 기법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를 낯설게 느끼는 경험을 제공한다. 자신이 그려낸 페인팅을 겹쳐서 만든 렌티큘러를 이용하여 평면이라는 공간을 확장시킨다. 본 전시는 세밀하게 짜인 배준성의 ‘작품 속 작품’의 세계로 초대한다.
배준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프랑스 퐁피두 센터, 프랑스 보자르미술관, 루이비통 재단 등에 소장되어있다. Read more -
이철량 : In the Garden
1 Sep - 2 Oct 2021 ARTPARK 한국화가 이철량의 개인전이 9월 1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본 전시는 계절이 변하며 축적된 시간, 자연의 생명이 순환하는 모습을 흑색과 백색의 대비를 통해 드러내는 먹빛의 향연이다. Read more
1980년대 수묵 운동을 이끈 이철량 작가는 먹에 부여된 정신을 그린다는 전통적 명제에 벗어나 재료로서 먹에 대해 고민한다. 그는 먹의 물성을 새로이 인식하고 먹의 의미보다 형식과 기법에 집중하여 현대 수묵화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통 매체와 현대적 조형 정신을 조화롭게 결합해낸 작가로 평가받는 이철량 작가는 '먹'의 추상성을 융합하여 형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의 화풍은 앞으로 수묵이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동시에, 꾸준한 변화와 실험을 통한 수묵화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철량의 신작 ‘In the Garden’ 시리즈는 작은 점에서 시작하여 군집을 이룬다. 화폭 속 흑색과 백색의 대비는 자연의 시간을 투영한다. 작가에게 시간이라는 비물질적 대상은 먹을 통해 표현되고 이는 ‘먹빛’이라는 개념으로 정립된다. 먹빛은 계절의 순환처럼 죽음이 내려앉은 곳에서 생명이 피어나는 순간을 의미한다. 기존 작품에서 작가는 보이는 것을 재현해냈다면, 신작에서는 작품의 주제가 지닌 시간까지 포함한다. 나아가 먹을 다루는 일은 지나간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에서 찾아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라 말한다.
이렇듯 이철량작가는 자연이 변화해가는 시간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먹에 대한 본질적인 재료연구를 진행한다. 그리고 이번전에서 흘러가는 시간 속 끝없이 변화하며 나아가는 자연세계에서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소개한다.
이철량은 홍익대학(‘74)과 동대학원(’79)에서 한국화를 공부한 뒤 현재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아트파크, 누벨벡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25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을 진행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인촌기념관, 전주국립박물관, 대한민국국회, 이태리한국대사관, 삼성미술문화재단, 전북도립미술관, 등 많은 기관에 소장되어있다. -
김호석 : 사유의 경련 Recoil of the reasoning
4 - 28 Aug 2021 ARTPARK 동양화가 김호석이 오는 8월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아트파크에서 개인전 <사유의 경련> 을 연다. 김호석은 이번 전시에서 눈을 그리지 않은 역사인물화 한 점(사유의 경련)을 전시한다. 작가는 이전 작품 황희(1988,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네 개의 눈), 빛(2010, 빛과 어둠이 뒤집어진 파천황의 눈), 원의 면적(2019, 무한으로 넓은 원을 바라보지 못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과는 또 다른 작품을 통해 사유의 붕괴와 그에 대면하는 정신의 대결을 그린다.
“정점인 눈을 지우고 비워서 오히려 뜻이 확장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정치와 역사가 삶과 분리시킨 그 공백에 대한 사유를 통해 죽은 전통에 대한 복귀를 시도한다.
김호석이 제시한 <사유의 경련>이라는 인물화 한 점은 장르상 분류하면 역사인물화에 속한다. <사유의 경련>은 500년 전의 한 선비가 투명한 알 안경을 쓴 작품이다. 인물의 정신과 생명력의 정수인 눈이 생략된 이 그림의 또 다른 별칭이 <눈부처>다. 눈부처는 다른 이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가리키는 말이다. 눈동자가 지워진 눈부처는 시대와 사회, 인물 뒤에 숨어 있는 의미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자 난세에 반응하는 도발적 풍자다. ‘<사유의 경련>’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눈이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시대, 사회, 말의 전도를 뜻한다. 화가의 시선이 경련을 일으키는 것은 코로나로 단절된, 말의 의미가 닿지 않는, 나의 시선이 남의 눈에 되비치지 않는 불통이 우리의 언어와 상식, 금도를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의 초점이 오롯이 한 인물초상에 되비친다. 화가는 이 인물초상을 통해 나와 다른 새로운 대화와 수용을 권한다. Read more -
노주환 : 마음으로서다 Up with Mind
7 - 27 Jul 2021 ARTPARK 생각을담다, 말을담다
테이블 위에 쏟아진 작을 활자들을 세워서 놓고 오다가다 사람들이 짝을 지어 단어를 만들어 낸다. 쇼쇼쇼, 공정, 흥, 바르게, 말, 연약한, 피부... 등의 수많은 말들이 덩그러니 서 있다. 예쁘니, 약국, 36.5, 배려, 연애, 춤, 웃어, 무야호 라는 글자들을 문선상자에 모으고, 또 다른 상자들에 글자들을 모아서 한 편의 시가 되도록 배열하여 하나의 판을 구성하였다. 하나의 활자들이 단어를 이루어 말이 되고 의미가 되고 일상의 이야기가 되어서 불현듯 우리들의 삶을 일깨우고 서 있다.
활자들로 단어들을 사물처럼 읽고 만지며 떠오르는 기억을 끌어내서 다양한 생각들을 만들어 봄으로서 이미 문자로 개념화된 이미지의 한계를 넘어 회화적이며 조각적인 사물성의 경험을 표현하였다. 즉 상호 텍스트성에 의한 의미 생성으로 언어적 텍스트를 넘어 생성과정으로서의 시각-공간적인 구성의 조각이라고 할 수 있다.
글자조각들
일상의 경구와 동시대의 삶을 견인하는 말들로 구성하여 글자 조각으로 표현하였다.
한글과 한자의 모아쓰기처럼 글자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모아서 구성함으로서 문자의 상형성을 새롭게 제시하여 글을 문장 서술에 가두지 않고 문자 하나하나의 의미로 자유롭게 읽고 상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서체를 구조적인 형상으로 재해석하여 지면으로 읽고 이해하는 문자의 한계를 공간에서 몸으로 경험하고 체득하고 즐길 수 있는 조각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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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춘 : 마음으로 그린 풍경
2 - 29 Jun 2021 ARTPARK 풍경은 무엇인가! 인간에게 풍경은 어떤 의미인가! 화가에게 풍경은 어떤 대상인가? 나에게 풍경은 어떤 존재인가? 이 질문은 '나에게 자연은 무엇인가?'와 같은 의미이다. 나에게 자연은 뿌리다. 내가 어머니로부터 세상에 나왔다면 자연은 나를 키우고 품고 지켜준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남도의 풍경은 붉은 흙과 우아한 곡선의 언덕이 만들어내는 묘한 매력이 있다. 4월의 어느 날 남도를 여행하다 붉은 흙 위에 끝없이 이어진 까만 비닐을 씌운 밭고랑과 초록색 보리밭의 자연스런 곡선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 풍경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한 폭의 아름다운 추상미술이었다. 그것은 내게 풍경을 대상으로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마음으로 그리게 되는 동기를 주었고 적극적으로 색을 이용하는데 용기를 주었다. 하늘에서 본 풍경은 제주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비스듬히 낮게 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봤던 애월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았다. 익숙하지 않은 시선에서 조망되는 땅의 풍경은 밭고랑과 구불구불한 길이 듬성듬성 자리 잡은 집들과 어우러져 마치 남미여행 중 페루에서 비행기를 타고 목격했던 나스카라인의 문명을 보는 듯 했다.
드론의 시선, 나의 상상으로 풍경 위를 날며 하늘에서 본 풍경을 그린다. 상상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하니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연을 대하는 나의 상상력은 더욱 더 자유러워진다. 나는 세상의 풍경을, 세상의 자연을 만나러 많은 여행을 하고 있다. 그런 여행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나의 길을 찾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 전 만났던 풍경들이 마음 속에 신비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그 묵은 기억들과 오늘의 내가 만나니 나는 비로소 마음으로 내 안에 쌓여 있는 풍경과 자연을 그리고 있다.
박병춘 Read more -
여동헌 : Welcome to Paradise - Waterfall
23 Apr - 22 May 2021 ARTPARK 여동헌의 작품은 순진함 속 우아한 복잡함이 공존한다. 이것은 또한 현기증 날 듯 다채로웠던 어린 시절로의 초대이다.
말 그대로, 혹은 비유적으로, 나에게 폭포는 유럽 대성당의 장엄한 오르간만큼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시킨다. 색색의 파도는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이야기를 암시하며 이러한 폭포들은 정적으로 다가가 우리를 조용히 감싸준다. 이 모든 것은, 여동헌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팝 아트의 흔적을 의미하기도 한다.
혹자가 "한 붓놀림을 통해 리히텐슈타인은 팝아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라고 말한 것처럼, 여동헌 또한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어 명쾌하게 표현했다. 작가만의 언어를 통해 우리는 다채로운 팝아트의 굴곡 안에서 다른 듯 같은 결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 그리고 다양한 운송수단을 맞닥뜨릴 것이다. 수많은 혼란 속 오브제들은 결국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그 곳’으로 인도한다.
Anne Schweitzer
Yeo Dong-hun's painting is graceful, complex, and naive. It's an invitation to a journey into a dizzying and colorful childhood.
The waterfalls, literally and figuratively, evoke me Niagara Falls as much as the majestic organs of European cathedrals. The colored waves suggest life, movement, stories & the vagaries of life. All of them ending their fall in a static electric blue of wisdom, wrapping us in peace and tranquility. Yeo Dong-hun's work is clearly influenced by the pop art movement.
As some say, "in One Brushstroke, Lichtenstein tells the Story of Pop Art". Yeo Dong-hun made this sentence his own and brilliantly express it. That's why we can cross these currents and at the bend of pop colors, meet characters & various vehicles having the same goal. They encourage us to follow them and, despite tumults and pitfalls, eventually reach this promised land we can discern on the horizon.
Anne Schweitzer Read more -
송영숙 : Another... Meditation
17 Feb - 31 Mar 2021 ARTPARK 송영숙의 근작《Another … Meditation》은 장소와 시간, 날씨,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한 천의 얼굴을 가진 구름을 채집한 작업이다. 마치 자연의 한순간을 낚아채듯, 빠른 속도감으로 순간을 포착한 그 이미지들은 작가 특유의 시선과 순발력을 온전히 드러낸다. 이렇게 채집된 대상들은 별도의 보정 없이 당시 그가 대면한 자연의 시각적 운율과 색상 그대로를 담아둔다.
이번 사진전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여간 촬영한 작품으로, 작가는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근원적인 풍경이자, 배경이 되었던 대상을 주목하여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내면에 있던 수많은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형상을 지닌 구름은 우리에게 화려하고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섬세한 내면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빛과 그림자를 기록함으로써 시간의 흐름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송영숙 작가는 눈앞의 일상을 새롭게 관조하게 하고, 무미건조한 기억을 새롭게 부활시킨다. Read more -
WINTER GARDEN : Grow & Glow
20 Nov - 23 Dec 2020 ARTPARK 아트파크는 2020년 11월20일부터 12월 23일까지 9명의 작가와 함께 단체전「Winter Garden : Grow & Glow」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겨울의 식물원을 연상케 하는 전시로서 박선아 가드너와 8명의 작가의 작업으로 구성하였다. 참여 작가는 김명례, 김별, 이승오, 정소연, 정영한, 정인혜, 최현주, 한수정 작가로 꽃을 비롯하여 식물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공존하는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을 구성하였다. Read more -
이상권 : 불완전한 풍경
7 Oct - 7 Nov 2020 ARTPARK 이상권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풍경이 깊은 고유의 의미와 심미적 내용을 담을 수 있느냐 하는 화두를 전면에 걸고 준비하였다. 지난 4년간 경기도 파주로 이주한 후 작가는 지난시기 그의 회화의 중심을 이루었던 도시와 일상, 인물들을 화면에서 배제하고 파주의 자연과 풍광을 담담하지만 섬세한 관찰과 표현으로 화폭에 담았다. 도시와 인물이 사라진 나무와 돌과 숲과 그 사이사이 길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상의 크기와 상관없이 이미지 하나하나가 매우 끈기 있게 표현되어 있으며 화면은 중심과 주변의 구분 없이 균일하게 우리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그의 작가로서의 태도와 작업방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관찰과 재현, 성찰과 모색에 일관된 모습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작가는 반복적으로 거대한 나무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흔들리는 마음과 그림의 한가운데 큰 나무를 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길은 지평선을 따라서 아주 멀리 늘어지며 이리저리 방향을 뒤튼다. 작가의 풍경 속 길과 나무는 서로 닮았다. 반복된 일상 가운데 기억된 풍경과 지금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이 겹치며 변주한다. 시간과 경험, 기억들이 현재의 감각과 융합한다. 이상권 작가의 풍경은 수많은 시간이 복잡하게 흐르고 머물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풍경은 시간의 초상화 또는 역사화처럼 이해된다.
작가의 풍경은 일반적인 원근의 표현 방식을 따라서 가까이 있는 사물은 크게 그리고 멀리 있는 사물은 작게 그렸으나 찬찬히 살펴보면 가까운 사물이나 먼 사물이 매우 균질한 붓 터치와 채색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사물의 크기를 제외하고는 사물 간의 멀고 가까운 거리의 차이가 없다. 앞이나 뒤나 중심이나 주변도 차별이 없다. 대상들은 마치 빛을 정면에서 받은 것처럼 그림자가 축소되어 얇게 처리되어 있다. 다양한 크기의 색 면으로 채워진 이미지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동시다발적으로 내세운다. 이렇게 전면화된 이미지들이 펼쳐지고 접히고 다시 펼치기를 반복한다. 가까이 그리고 멀리, 중심에서 주변으로 그리고 주변에서 다시 중심으로. 이리저리 시선이 움직이며 화면 곳곳 사계절의 자연의 풍경이 있다. 수많은 길들이 펼쳐지고 길과 길 사이에는 나무와 돌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다. 길은 풍상에 비틀린 소나무처럼 이리 틀고 저리 틀며 연결되어 있다. 나무와 돌은 그 사이사이를 빈틈없이 채워진다. 하나의 화면에 수십 또는 수백의 시점이 혼재되고 교차하고 있다. 작가의 눈은 매번 위치를 바꾸고 다른 형상을 재현한다.
작가는 대상들의 익숙한 모습을 해체하고 다수의 색 면과 붓질, 복잡한 결의 방향들로 재구성한다. 이리저리 빛과 색의 크기와 방향이 쉼 없이 바뀌는 복잡성이 이상권 작가의 풍경의 조형적 특징으로 보인다. 다른 각도와 시점이 혼재되어 재현된 이미지와 마주하는 관객은 처음에는 그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흔들린다. 이러한 흔들림 속에서 그렇게 해서 숲과 길과 암석이 뒤섞이어 평면적인 풍경으로 나타난다
예술은 대개 깊이를 욕망한다. 깊이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 즉 내면의 풍경으로 사유 되고 표현된다, 풍경의 깊이는 세로로 세워진 뒤엣것이 앞으로 당겨진 느낌이다. 일반적인 풍경의 의미가 아니라 작가 개인의 개별적인 경험에 근거해 재정리한 특별한 인상과 의미를 향한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깊이’라는 화두를 잡고 집요하게 사유하는 작가의 모습은 그의 풍경에서도 느낄 수 있다. ‘깊이’란 정지된 상태가 아니다. 깊이는 하강하는 운동을 은유한다. 하강과 상승의 관계 속에 깊이와 높이가 사유 된다. 예술가들이 깊이를 사유하는 방식은 사실은 어떤 조형적 이미지와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이미지에 정착하여 완벽하게 결합되고 재현될 수 없는 쉼 없는 운동 상태를 의미한다. 깊이와 크기가 결합하면 ‘숭고崇高’의 감정을 일으킨다. 운동이 또 다른 운동을 촉발하고 견인한다. 심미적 깊이는 무엇으로 측정해 인지할 수 있는가?
자연계의 모든 것은 각자 고유의 시간과 속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가 있다. 통상 ‘역사’라고 부르는 것은 시간이 단순히 나뉘고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무수한 요인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해석되고 재현된 시간성을 의미한다. 이상권 작가의 이미지에는 이러한 시간이 조직(組織)되어 있다. 이는 마치 크고 작은 복수의 시간 속에 분절된 세계의 이미지가 모자이크 또는 몽타주를 통해 재구성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풍경은 운동의 상태가 복잡하게 작동하고 있는 이미지들의 집합이다. 그것은 마치 불교의 탱화 속 세계와 닮은 모습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마치 만다라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노암(종근당예술지상 디랙터)
The artist, Sangkwon Lee, prepared this solo exhibition that shows whether he could express the meaning and aesthetic elements of the landscape. Since the past four years after moving his studio to Paju, Gyeonggi, Lee began to move away from themes that inspired him in his earlier works: the city, daily life, and figure. Instead, his observation and appreciation focused on the natural landscape of Paju. For instance, the whole screen consists of city life, turns into the road, which passes through the trees, stones, and forests. Furthermore, regardless of the size of the subject, each image is expressed delicately and spread through the canvas evenly, thus it will attract our attention. However, Lee’s attitude towards, as an artist, shows a consistent look in observation and reproduction, reflection and search.
In his tree series, Lee places a gigantic tree at the center of the painting. Through this conduct he tries to express his concern of how to describe nature. The road drags along to the horizon and twist around and the landscape inside the road resembles with the tree. In the repeated daily life, the remembered landscape overlaps with the scene that includes time, experience and memories is mixed with present feeling.
In this series of Lee’s landscape, the general perspective was drawn large for the close object and small for the distant object, however if you look closely, the object whether it’s close or far away from him are expressed in very homogeneous brush touches and colors. In consequence, there is no difference in the distance between objects except for the size of objects. There is no discrimination in front, back, center, neither surroundings. These images filled with various sizes of color, reveal their presence simultaneously. Fascinatingly, there are four seasons of natural scenery on the screen, with eyes move shortly to widely, from the center to the surroundings and returns. To illustrate, numerous roads are stretched out with the trees and stones are densely located between the roads. These pavements transform into a pine tree twisted by the wind. Also, the vacant land is filled with stones and trees. Therefore, hundreds of viewpoints are mixed and intersected on a single screen.
Lee disassembles familiar features of the subjects and reconstructs them using several colors, brush strokes and complex veining directions. The complexity of constantly changing the size and direction of light and color seems to be a formative feature of Sangkwon Lee’s landscape. Initially, the audience who encounter the image that is mixed with diverse angle and point of view, won’t be able to focus on the picture due to the illusion of shaking. For this reason, the forest, path and rock will appear in a flat view.
Painting of Landscape usually desires depth. Specifically, this profundity is thought and expressed not only by the outside but also by the inner scenery. Unlike the precedence landscape work, this is rearranged based on the artist's individual experiences and directed towards a special impression and meaning.
In this exhibition, Lee’s series persistently thinking about the theme of "Depth" that he felt in the scenery. In this case, 'Depth' has little connection to an object’s stationary state; here, it is a metaphor of a downward movement. The way Lee thought about depth means a state of constant movement which perfectly combines with his work of arts. In which, the combination of depth and size creates the sublime. Movement triggers and drives another movement. What can be measured and perceived aesthetic depth?
Nature has its own time and speed. Usually, 'History' means not just time divided and combined, but the myriad factors that make up life are organically associated, interpreted and reproduced. For this reason, Lee’s work is organized with time. It seems as if the image of the world segmented in a plurality of dimensions is reconstructed through mosaic or montage. This landscape is a collection of images in which the state of motion is operating in a complex direction.
In the works, audiences find the typical scenery of the metropolitan area where urbanization is processed in a short period. The scene is an irregular mixture of the urban and rural areas, as well as mixed-pot of tradition and modern. Simultaneously, the order and culture of tradition is roughly dismantled, and a new order and culture is introduced violently. Over time, when the order and culture of a new species intertwined with the past and the present appear, we could recognize the object of the new landscape painting. Overall, Lee’s landscape calmly reproduces this change in Paju. Following these steps, Sangkwon Lee endures the weight of time and depth Read more -
예술 정원 藝術 庭園 ART GARDEN
10 Jul - 5 Sep 2020 ARTPARK 회화, 조각, 음향기기가 포함된 이번 『예술 정원』전시는 예술의 영역에서 새롭게 넓혀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 백남준, 성별이나 나이를 구분할 수 없는 사람 형상의 기호를 만든 작가 권기수, 최소단위의 모듈을 쌓아 일정한 반복되는 패턴을 형성하고 만들어진 패턴을 규칙 삼아 다시 쌓는 작가 김용관, 골판지와 철사드로잉을 이용하여 스피커를 만드는... Read more -
김용진 : 지독한 캔버스
20 Sep - 30 Oct 2019 ARTPARK 올봄 강원도 고성에 있는 김용진의 작업실은 대규모 화재로 불탔다. 그런 가혹한 상황 속에서도 작가는 꿋꿋이 열성을 다해 이번 개인전 《지독한 캔버스 The Sublime Canvas》를 준비했다. 철심을 꼬아서 캔버스에 꽂아 제작되는 작가의 작품은, 화재로 철심을 꼬는 공구가 불타버린 탓에 한층 더 강도 높은 수작업을 거치면서 보다 두터운 활력과 깊이를 획득하게 되었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김용진의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스티브 잡스,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피카소, 오드리 헵번, 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이끌었던 유명 인사들과 우리나라의 전통과 얼이 깃든 대형 달항아리를 주제로 한다. 작가는 철심 간의 간격을 일일이 다 계산하고 철심의 꼬임의 정도를 달리함으로써 질감과 명암을 표현한다. 그 효과는 철심 고유의 차갑고 날카로운 성질이 뿜어내는 단단함에서부터 목탄이나 먹을 활용한 것 같은 은은한 부드러움까지 넓은 범위를 오간다. 이를 통해 한 가지 성질이나 단면만 부각되었던 대상들의 아우라는 다채롭게 변모한다.
전시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캔버스는 김용진 작가에게 애증의 산물이다. 그것은 그를 절망 속에 빠뜨리기도, 그리고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길고 고단한 제작 과정, 작가의 현실 속 위기와 번뇌에서 오는 ‘지독함’이 예술적 승화를 통해 ‘숭고함’에 어떻게 도달하는지 절절하게 느끼고 싶다면 그의 이번 가을 전시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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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 The Eternal Star
14 Aug - 11 Sep 2019 ARTPARK 김정희의 개인전 《The Eternal Star》는 “어느 날 벼룩시장의 어두운 골목 구석에서 마주친 먼지 쌓인 골동품”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동물들을 영화의 주인공처럼 멋지게 만들어주고 싶은” 작가의 충동에서 시작되었다. 방구석, 카페, 골목길, 무도회장, 상점 등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야 할 장소들은 고흐나 클림트 같은 저명한 화가의 작품들, 반짝이는 각종 장식품 혹은 내다버린 폐품, 알록달록한 가구, 고풍스러운 도자 등 다채로운 사물들로 가득하다. 작가의 정성스러운 촬영과 인화, 콜라주 작업을 반복적으로 거치며 완성된 사물의 이미지들은 각기 다른 각도와 배열에 놓임으로써 전체적으로 마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스냅샷으로 찍은 듯한 효과를 이끌어낸다.
그와 함께 김정희의 작품에서 요동치는 사물들의 역동성은 주연의 그림자에 가려진 조연이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치열한 욕망의 현장으로 이해될 수 있다. 욕망을 매개로 한 조연과 주연 사이의 긴장은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특히 강조하고자 한 부분으로,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존재들이 맞부딪치며 경쟁하는 인간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러한 풍경이 날선 맹렬함으로 들끓기보다 재기발랄하고 경쾌하게 느껴지는 것은 하찮게 여겨지고 소외받는 자들의 숨겨진 가치와 열정이 재발견되고 그것이 구체적인 현실로서 발현되는 희망을 바탕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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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복 : 삶에 대한 기하학적 명상
21 Jun - 20 Jul 2019 ARTPARK 도예가로서 활발히 활동해 온 이흥복 작가는 2001년부터 세라믹의 입체감과 기능적 성질에 회화의 평면성과 자율적 가치를 결합하는 작업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와 같은 이흥복의 ‘세라믹 회화’의 가장 최신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들이 드러내는 기하학적 형태들의 규격화된 배열과 어그러짐을 통해 보편적 원리와 각기 다른 존재들의 개별성이 교차하는 우리들의 삶의 양상에 대하여 명상해보고자 한다.
도예와 회화를 결합시킨 이흥복 작가의 작업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사각형이다. 이 사각형은 생명을 품는 흙으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우리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공간들이 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모습들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방향이 일정하고 공간을 조직적으로 활용하는 사각형은 단조롭고도 보편적인 삶의 공간을 대표하는 형식이다. 작가는 이 형식을 작업에 도입하되, 물과 공기를 머금은 흙으로 미묘하게 각기 다른 형상을 띠는 사각형을 하나하나 빚고 가마에 구워내어 표면에 다양한 형태의 추상적 기호들을 음각하거나 구멍을 낸다. 그리고 이들을 더욱 큰 사각형의 틀 속에서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방식으로 배열한다. 조밀한 규칙의 나열 속에서도 한껏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이유, 시간의 변화와 생의 역동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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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순 : 시간이 중첩된 풍경
8 May - 8 Jun 2019 ARTPARK 윤명순의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점부터 시작해서 차츰 자리를 넓혀가는 과정이 드러나 있다. 선의 움직임은 마을의 모습 같은 사물의 외양 뿐 아니라, 구조와 운동을 집약적으로 구현한다. 마을은 그러한 선의 움직임처럼 형성되었을 것이며, 마을을 거니는 자 또한 그러한 동 선을 가질 것 같다. 윤명순의 작품은 자연처럼 자라나려는 야망을 가진다. 가변적 설치로 완성될 작품은 벽의 여백을 길이나 통로 삼아 무한히 확장 가능하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형태는 마치 동양화 같은 구도로 벽에 앉혀진다. 그것은 하나의 시점만 강요하지 않는다. 공간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성이다. 이동한 만큼의 공간이 또한 시간이다. 용접으로 덧대어 이어질 수 있는 금속선은 시간의 이미지이다.
이선영, 『성장하는 상징적 우주』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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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nge Neighbor
8 - 21 Mar 2019 ARTPARK 이번 전시에서는 이동하는 아티스트의 상을 낯선 이방인과 지구촌 이웃의 교차하는 지점으로 해석했다. 또한 낯선 이웃이란, 전시가 이루어지는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일본에서 온 외국인이라는 의미로, 일본에서 온 아티스트에게는 낯선 이웃나라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한 서로의 낯선 시선에 주목하면서 현지를 돌아다니거나 거기에서 흔적을 남겨가는 과정을 퍼포먼스나 인스톨레이션, 상으로 표현한다. SF소설가 아서 클라크가 1945년 처음으로 사용한 ‘지구촌’이라는 말은, 인공위성을 통해 무선통신으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여 하나의 마을을 형성한다 라는 의미다. 상용 인터넷의 등장, 스마트폰의 보급, SNS의 출현은 지구촌이라는 소설 속 세계를 현실에 가져다 주었다. 정보의 면 뿐만이 아니라, 로벌리즘의 향으로 각각의 나라는 닮은 듯한 도시 풍경이나 생활을 공유하게 되었다.
한편 외국인은 여전히 낯선 존재이다. 같은 장소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잠깐 동안 지내는 것이라면 더욱 언어나 행동양식, 사고방식의 차이가 두드러질 것이다. 이번 전시의 참여 아티스트들은 일본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여러 나라에서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그룹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는 그들이 전시라는 매개체를 통해 낯선 시선들을 주고 받으며 그 교차지점들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큐레이터, 권상해
From the perspective of Korea, the artists of this exhibition look like strange people who come from various countries. On the other hand, from the perspective of us, the artists, Korea looks like a strange country that is located right next to Japan. In this exhibition, we will focus on those two specific situations. In 1945, Arthur C. Clarke foretold that, one day, we can finally build a Global Village and erase national borders. However, in this current reality, we can say that a "village" has already been formed through the rise of new technology, such as smartphones, social networks, and the like. As such, information that crosses borders can now easily be shared and accessed through the internet. And, in addition, due to globalism, there are now commonalities in the appearances of cities around the world.
But, on the other hand, even if we live in an "information and network society," we have to face differences as well--language, the way of thinking, culture, and lifestyle. Of course, we should not define people from other countries as strangers. But, in that case, what is our existence? If we think about it, we go back and forth between being a stranger and being a neighbor. It would be impossible for us, the artists, to have the exact same perspectives, as we all hail from different backgrounds. So, this exhibition is a process of attempting to find intersections of those different points of view manifested in the form of art, such as installation, video work, painting, and performance.
Curator, Sanghae Kwon Read more -
최정유 : Echoes of Time
24 Oct - 24 Nov 2018 ARTPARK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빛은 사물을 드러나게 하지만 반대로 그림자를 만들기도 한다는데 있어서, 빛은 그림자의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지고 빛이 희미할수록 그림자도 흐려진다. 우리 삶도 이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림자는 빛에 의해 생기는 그림자로서만 아니라 우리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나 생각들, 우리 삶의 이면들, 관계 맺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일들도 우리와 항상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우리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인 ‘톰과 제리’ 는 빛과 그림자와 같이, 항상 함께 있어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그림자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톰은 제리의, 제리는 톰의 그림자이고,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에서는 톰과 제리의 그림자 관계를 이용한 여러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어설픈 톰의 모습 뒤에, 깜직한 제리의 웃음 뒤에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이 약간은 숨기고 싶은 상실감, 망설임, 열망, 기다림, 안타까움 등의 흔적들을 그림자로 남겨 놓고자 했다.
최정유
Where there is light, there is shadow. I define light as a different form of shadow in the sense that it reveals objects and creates shadow at the same time. There is strong shadow where there is much light while dim light cast dim shadow - our life is just the same.
Shadows are not only created by natural or artificial lighting. Our deep memories, thoughts, countless people and works involved in our lives are all part of our shadows as they are always connected to our existence.
Tom and Jerry, the title characters in a well-known animated series, are in a light-and-shadow relationship in that they create stories by staying together. Tom is Jerry's shadow, and Jerry is Tom's shadow that is part of his another side. Thus, I included series of artworks in this exhibition that applied light-and-shadow relationship between Tom and Jerry to metaphorically reflect upon various images of our lives. Behind Tom's clumsiness and Jerry's adorable smile, I tried to leave the emotional signs in shadows which we often hope to be unseen: loss, hesitation, longing, waiting, and regret.
Jeong-Yu Choi Read more -
배준성 : The Costume of Painter-at the Studio
7 Sep - 7 Oct 2018 ARTPARK 배준성은 서양의 고전 명작을 재현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그 간의 그의 작품의 궤적은 고전 미술에 대한 이해가 아닌 대가들의 작품을 대상화 시키는 과정에 중점을 두었다. 그는 서양의 문화 코드에 동양인의 도상이나 문화를 적용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고전 미술을 소재로서 전환시키는 데에 관심이 깊었다. 서양미술의 고전을 통해 설득하려 하지 않았기에 그의 작품은 회화성 자체에 주목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배준성의 작품은 전통적인 회화 제작 방식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고전 회화에 국한 되어 있지 않다. 고전적인 가치는 재구성 과정을 거치며 그의 세계관에 편입되며 새로운 방향성을 갖게 되었다.
그는 수많은 작업을 통해 “화가의 옷(The Costume of Painter)"을 입는다. 화가의 옷을 입고, 미술의 영역을 확장한다. 이것은 화가의 눈으로 보여진 인식의 강요가 아니다. 다만 화가의 옷을 입고 화가의 손으로 화폭을 재구성할 뿐이다. 그러므로 화가의 옷은 화가의 손과 다르지 않다.이처럼 그가 화가의 옷을 입고 고전을 대하는 태도는 새로운 방식을 위한 도구의 역할과 같다. 화가의 옷을 입은 그는 화가의 눈으로의 작업을 고집하지 않는다.
서술성에 깊은 관심이 드러나는 그의 작품은 내러티브적 요소와 함께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여 극적인 상상을 돕는다. 가령 『화가의 옷(The Costume of Painter)』 시리즈에 등장하는 어린 아이는 어떤 감정으로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지 뒷모습만 보여질 뿐 표정을 포착할 수 없다. 이는 도상인 동시에 관람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관람자는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입하게 된다. 이로써 작품속의 어린아이는 관람자와 동일시되어 꽃의 도상을 감상 한다.
또한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창문은 소설 속의 액자구조와 같이 프레임 안의 프레임을 더해 모호하고 아련한 느낌을 더한다. 이처럼 그는 서술성의 부여를 기반으로 관객의 기억과 상상력을 자극하여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렌티큘러을 이용해 레이어를 중첩시킴으로서 전통적인 화법을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페인팅 작품 속의 렌티큘러는 꼴라주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프레임안의 프레임 속 꽃의 도상 들은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생동한다. 핍진에 가까운 작가의 제작 방식에 대한 중의적인 암시이기도 할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사실적인 묘사 방식은 렌티큘러를 통해 공간성의 확장을 구축한다. 도상들의 유려한 움직임이나 작품의 깊이감은 렌티큘러를 통해 극대화되어 한층 깊어진다.
배준성은 렌티큘러 제작 방식을 통해 새로운 층위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언어로 대중과 호흡한다. 그가 지닌 사실적인 표현성에 렌티큘러를 더한 극적인 요소는 고전적인 회화와의 단절이냐 연속이냐는 논의를 무색하게 한다. 정물화는 “움직이지 못하는 그림”이지만, 렌티큘러는 “움직이는 그림“이다. 이러한 양가적 속성을 모두 충족하게 하는 그만의 작업 방식은 새로운 예술의 실천인 것이다. Read more -
무한조각공간 無限彫刻空間
17 Jul - 22 Aug 2018 ARTPARK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설치 작가들의 『無限彫刻空間(무한조각공간)』이 오는 7월 17일부터 8월 22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각 작품들이 어떻게 건축물과의 접점을 찾아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 되었다.
‘무한조각공간’이라는 주제로 6명의 작가들은 건축물 내의 공간의 활용성을 통해 조각과 건축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선보인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다년간 활동했던 김수는 다양한 오브제들을 이용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고,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는 김승환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작품세계를 펼친다. 브론즈에 특수한 코팅을 하여 구의 형태를 응용한 신한철은 그가 구축해온 구의 이미지의 계보를 잇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의 형태가 보여주는 부드러운 곡선은 ‘꿈무리’라는 작품명처럼 생명력과 유연한 움직임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장식성과 작가적 감성이 공존한다.
한편 조병섭은 평면의 재료로 거대한 부피감을 선사 하는 모빌을 제작하였다. 선형을 이용한 반복적인 형태를 통해 공간을 채워 나가며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를 창출한다. 이와 함께 단조로 제작되어 오랜 작업 기간을 거쳐 출품된 조각품은 작가의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홍동희는 생활 공간에 쓰이는 조명과 테이블로 아트퍼니처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으로 편입되는지의 경로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도심 한 가운데 자연 속의 풍경을 담은 듯한 그의 작품은 마치 일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다가가기 쉽다. 주로 자연 속의 재료들을 활용하는 그는 이러한 소재를 이용해 자연과 문화, 건축과 예술의 연계성에 중점을 두는 작업을 한다. 황승우는 수많은 레이어들의 반복을 통해 인간의 고독감, 시간성와 공간성을 표현 하였다.
현대의 조각품은 건축 구조물과의 단순한 물리적인 관계를 벗어난다. 현대적 개념의 조각은 순수 예술과 기능에 장식적 효과를 더해 전통적인 개념을 확장 시켜 나가는 추세이다. 더 이상 조각은 건축물에 부속된 장식품의 좁은 개념이 아닌 유기적으로 연결된 개념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 작품과 생활의 트렌드가 만나 어떠한 방식으로 예술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 지를 인식 시켜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Read more -
여동헌 : 동네 꼬마녀석들
30 May - 27 Jun 2018 ARTPARK 여동헌은 이번 전시에서 클래식카 퍼레이드, “십이지신(十二支神)”의 이미지와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인 “엔젤”들을 새로이 등장시켰다. 이번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은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하는데, 프랑스의 유서 깊은 클랙식카의 축제인 콩쿠르 델레강스(Concours d’Elegance)의 클래식 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전통적인 수호신인 “십이지신”도 함께 한다. 한편, 한국의 전통적인 혼례의 한 장면에서 “엔젤”들은 신부를 지켜주는 천사의 지위와 더불어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역할도 한다. 작품 속의 “엔젤”은 상업모델을 지칭하는 고유의 명칭이지만, 십이지신과 같은 수호의 의미를 갖기도 하여 다중적인 기호성을 내포 한다. 또한 혼례라는 웅장한 하나의 의식을 마치 동서양의 축제의 장으로 풀어낸 작가의 세계관은 매우 톡특하고 현대적이다. 작가는 인간과 동물, 공간과 시간의 구분짓지 않고, 원근감 마저 배제한 채 자신이 보고자 하는 자신 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이는 불연속적인 듯 보이지만 저마다의 규칙으로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접했던 대중매체의 캐릭터들과 유럽여행에서 수집한 소소한 물건들은 작가 스스로가 스토리텔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사실은 그의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과도 무관하지 않다. 간결함과 반복성으로 대변되는 그의 표현 기법은 간결한 듯 보이지만, 군상들의 미묘한 표정의 변화 등을 매우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기에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다. 마치 주관적인 상상화를 표현하는 듯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자신을 수양하듯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자체이다.
여동헌이 관람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행복감 그 이상의 무엇이며,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세계관을 통해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낸다. 또한 그는 일상과 상상사이를 오가며 가상과 현실, 예술과 문화의 다양한 코드들을 중첩시키는데 구체적 형상들의 나열과, 단순화된 형태를 통해 관람객은 있는 그대로 즐길 수도, 마음속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이번 여동헌의 전시는 그의 여정을 따라 작가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나 예술의 범주에 편입되는지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단순하고 친숙한 이미지들을 회화로 변용한 그의 작품 세계는 지금까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매우 새로운 형식이며, 정보와 이미지의 홍수의 속의 오늘날의 미술의 역할에 대해 고려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Read more -
김광수 : Fantastic Reality
21 Mar - 25 Apr 2018 ARTPARK 목향의 여백 - 형을 보듬고 색을 청함
사진은 기본적으로 사물 인식에서 출발한다. 회화는 이를 오브제의 대면이라고 하고 사진은 이를 피사체의 대면이라고 한다. 사물이 존재함의 표상이다. 시각예술의 사물 인식은 필연적으로 형과 색을 동반하지 않을 수 없고 그 형과 색으로부터 존재했던 것들이 인식의 결과물로 나타난다.
김광수의 사물 인식이 그런 모습이다. 사진적 바라봄과 회화적 바라봄을 동시적으로 수용한다. 매우 독특한 방식을 통해서 형과 색을 표상하고 그 표상으로부터 사물의 존재함이 구현된다. 그래서 그가 주목한 것은 사물의 형과 색이고 그것들을 위한 지향과 성질이다. 선택에서 구현까지 예민하고 섬세한 작업이다. 카메라가 중개하고 매개하는 작업이지만 그의 사물 인식은 회화만큼 치열하고 깊고 풍요롭다. 그의 사진의 힘이자 매력이다.
김광수의 사진은 상상에서 출발한다. 봄과 가을이라는 계절 감각으로부터 형과 색이 상상된다. 작품 <사과나무>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생각하는 형과 색의 사과나무가 있다. 그것을 찾아 전국을 누빈다. 그리하여 자신이 원하는 형과 색의 사과나무를 발견하면 그때부터 이듬해까지 혹은 그 이상의 시간 속에서 자신이 상상하는 사과나무로 가꾸어 간다. 즉 자신의 지향과 성질대로 사과나무로 가꾸고 지키고 원하는 형과 색을 이끌어간다. 형을 보듬고 색을 청한다는 말은 이런 뜻이다. 수많은 사과나무 중에서 가장 조형적으로 완벽한 사과나무를 찾고 찾은 다음에는 이상적인 가지와 줄기를 만들어내고 사과가 절정으로 색을 품었을 때 아름다운 사진으로 태어나도록 촬영한다. 작품 <감나무>, <진달래>, <홍매화>도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김광수 사진의 또 하나의 아름다움은 그윽한 여백미이다. 여백을 만들어내는 미학적 솜씨가 일품이다. 그가 선택한 사물들은 현실 속에 있는 것들이다. 실재한 사물들을 하얀 캔버스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하얀 천을 사물 뒤에 캔버스처럼 세움으로써 회화처럼 그윽한 여백미를 완성시키고 또 사물이 위치한 지표면(나무 주변)에 모래를 깔아둠으로써 현실 속에서 회화의 여백미를 맛보게 한다. 이처럼 목향의 여백은 형을 보듬고 색을 청하는데 필수적이다. 여백미야말로 목향의 완성이다.
김광수 사진의 마지막 아름다움은 시간의 흔들림 혹은 바람의 흐느낌이다. 사진은 시간으로부터 태어나고 시간으로부터 소멸한다. 자연계의 사물들도 시간으로부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계절의 미감이란 이런 시간의 존재 혹은 시간의 자국들에 다름 아니다. 김광수 사진의 시간성 역시 자연계의 시간 혹은 계절의 미감이다. 이를 위해서 꽃과 가지의 미려한 흔들림 혹은 흐느낌을 이끌어낸다. 세심하게 배려한 자연계 시간성에 대한 지향이고 성질이다. 계절적인 나무와 꽃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목향의 여백은 꽃과 나무의 얼굴과 마음이다. 화가 세잔은 사물 인식을 "천의 얼굴, 만의 마음"이라고 했다. 김광수의 사진은 이런 얼굴과 마음들이다. 자연계 속에서 자신의 형과 색을 상상하고 보듬고 청한 형과 색의 향연이다. 담백한 조형, 그윽한 여백, 미려한 시간성까지 한국사진에서 보기 드문 미감과 미학이다.
진동선, 사진평론가 Read more -
동물 이야기
11 Jan - 20 Feb 2018 ARTPARK Read more -
이중근 : SERENDIPITY
1 - 30 Nov 2017 ARTPARK 디지털 패턴 이미지의 자유로운 구성을 통해 신기하고 유희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온 작업으로 알려진 이중근 작가의 이번 전시는 작가의 종교적 아이콘(Religion Icon) 시리즈 중 신전(神殿)을 소재로 한 디지털 사진작업으로 구성된다.
과거 혼돈과 질서가 복잡하게 구조화된 세상의 관계들을 카오스모스(Chaosmos)적으로 가시화시킨 작업들은 종교적 아이콘을 소재로 더 심원한 세상의 원리와 본질로 접근하고 있다.
삶과 세상에 대한 작가의 사색과 성찰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작품들은 세상의 비가시적인 차원을 드러내려 하는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낸 조형적 시도로 보인다. 동시에 성스러움과 세속, 상상과 현실의 느낌이 묘하게 맞물려 있는 작업 속에서 찰나의 순간과 영원성이 함께 발견된다.
장엄함과 화려함이 공존해 있는 화면에서 작가의 상징을 발견하고 해석을 유추하는 감성적인 유희는 작품을 감상하는 주요 포인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가시화하고, 시각적 화려함 너머의 어떤 근원성을 향하고자 하는 작가의 부단한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Read more -
제유성 : Prototype
30 Aug - 25 Sep 2017 ARTPARK 화가 제유성은 오직 유화물감만을 사용해 자신에게 잠재되어 있는 상징성들을 재현한다. 이번 전시도 예술에 대한 근원적 바탕과 태도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
제유성의 고민은 오롯이 성심으로 살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올리는 것에 집중한 듯 보인다. 성실하고 집요하게 파고든 무의식 속의 피사체들은 관람자를 자유롭고 유동적이며 새로운 세상으로 이끄는 매개체가 된다. 그의 그림들은 자연의 한가운데,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가는데 태초와 원시적 풍경처럼 생각되는 묘사에서 아름답고 찬란한 낙원을 상상하게 한다.
때때로 그림은 작가 개인의 자화상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망망대해 같이 하얗던 캔버스에 작가가 의식의 형상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자신으로 귀결되는 목적성 있는 이야기를 이어나갔음을 추리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와 색감이 조화를 이루며 뿜어내는 에너지에서 막막하지만 환희에 벅차 설레었을 작가의 신명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 속에서 천진난만한 감성도 발견할 수 있다.
가볍게 쌓은 듯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만은 않은 레이어에서, 그의 이야기들이 지닌 진지함을 공유하게 된다.
작가의 시각적 자유로움을 함께 유영하다보면 어느덧 그 시간이 소중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에너지를 한곳에 몰두하게 이끄는 힘, 그것이 제유성의 그림이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 제유성의 작품 세계를 함께 만나보고자 한다. Read more -
이이남 : 자연의 향기;Bel canto
30 May - 5 Jul 2017 ARTPARK 광주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개인전 『자연의 향가; Bel canto』가 5월 30일부터 7월 5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디지털 미디어를 탁월하게 활용하여 시대를 통찰하는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이이남의 이번 전시는 해학으로 가득 찬 대형작품과 신작을 포함한 10여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자연의 향가; Bel canto」는 자연은 인간에게 창조적인 예술세계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며 인간과 자연의 만남은 자연합일을 이루는 최고의 미적 일체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이남의 연구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존재 가치를 깊이 탐구한 예술가들의 화풍을 차용해 작가 특유의 유쾌함을 담아 디지털 미디어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여러 대의 모니터를 이어서 자연을 조망한 고전작품의 전경을 재현하고 멈춰있던 그림을 움직이게 한 그의 작품은 관람자들이 ‘현대미술’을 관람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자신만의 디지털 아트, 디지털 화풍을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는 이이남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인간과 자연의 기맥상통을 꾀한다. 인간과 자연의 만남. 그 접점에서 발생하는 아름다움의 노래는 이이남의 예술적 의지의 표출이며 미학적 사고의 토대이다. Read more -
허정 : Layers & Layers
7 - 25 Apr 2017 ARTPARK 허정의 작업에서 기저를 이루는 건 음과 양이다. 음과 양은 절대적으로 분리되어 고정된 모습이 아니다. 하나의 양상이 상관적 대대법의 차이에 의해 음양으로 나누어지기도 하고 그 음양 또한 역전이 되기도 한다. 이 차이와 역전이 사건성을 불러 일으킨다. 복제, 분열, 증식 등의 사건이 허정의 화면을 온통 뒤덮고 있다. 허정의 작품에서 0과 1로 환원되어 합체를 이룬 도상이 연속적으로 등장한다. 그 도상은 열쇠구멍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열쇠구멍은 저편의 미지의 세계를 열어주거나 이쪽에서 저쪽을 ‘본다’라는 행위를 상징한다.
디지털은 0과 1의 세계다. 0은 음에 1은 양에 대응한다. 음은 없음의 무가 아니라 있음의 허공이고 비어있음이다. 노자는 이를 곡신(谷神)이라 하였다. 오늘날 삼라만상의 존재양태와 사건의 양상들은 0과 1의 디지털 신호체계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1은 신호가 켜진 상태다. 의식이 발동하는 상태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의식이 살아있음의 떨림을 가진 역동적인 존재사가 되기 위해서는 0이라는 침묵을 대동해야 한다. 이 둘을 무한대로 확장하면 꽉 찬 의식과 텅 빈 허공이 함께 하는 광대무변의 우주에 이르게 된다. 그의 열쇠구멍은 세계의 근원이자 세계를 다 덮어버리고 마는 환원적 도상이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레이어스 앤 레이어스(layers and layers)다. 레이어는 계열적 사건의 한 단위를 평면적인 판으로 개념화시킨 것이다. 이제까지 수평적인 흐름이었던 크로노스(Kronos)의 시간에서 사건이 집중되는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으로 곧추 서는 순간이 한 겹의 레이어가 된다. 이 과정을 잘 보여주는 미술에 다색판화가 있다.
허정은 오랫동안 판화작업에 매진해왔다. 판화는 판에 비가시적으로 잠복된 가능성으로서의 0과 프린팅했을 때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의 1을 반복하는 미술이다. 판화에 수반되는 레이어의 원리는 음양의 원리로도 설명될 수 있다. 음양이 합체된 그의 열쇠구멍 도상은 스티커 작업으로 구현된다. 스티커가 모인 한 판의 레이어는 판화의 한 판처럼 얹히는 꼴라쥬 작업을 거친 후 필요한 이미지만을 남기기 위해 데꼴라쥬 작업이 동원된다. 열쇠구멍 도상은 현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그림자가 첨가된다. 그림자들은 제각기 다각도의 무질서한 빛의 방향성을 갖는다. 이는 소실점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한다.
하나의 관점(perspective)으로 ‘본다’라고 하는 행위에 놓여진 주체와 객체의 선형적 질서를 파괴함으로써, 육박전을 하듯, 장소에서 돼지, 돼지저금통 등 세상의 온갖 사물들에 음양의 사건성을 사방팔방 무한대로 분열, 확장, 증폭시켜 만유하도록 하는 그의 실천이 이로써 완성이 된다.
황인, 미술평론가 Read more -
신이철 : cyborg-思利寶具
7 - 25 Oct 2016 ARTPARK 도예가 신이철의 개인전 『cyborg-思利寶具』(사이보구)가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홍익대학교와 워싱톤 주립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한 작가는 재료의 다양한 탐색을 통한 감각적 형태의 조형작업을 선보이며, 현대 공예의 단면을 보여주는 공예가이다.
이번 전시는 ‘사이보그 뮤지엄’ 프로젝트로 청화백자와 사이보그, 추억 속 로보트태권브이 등 복고 캐릭터들을 주제로 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유년시절에 보았던 태권브이를 비롯한 사이보그들은 어느덧 시간이 지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전락 된 듯 하다. 우리시대의 영웅이었던 그들을 나의 손을 거쳐 영원히 살아있는 작품으로 재탄생 시키고자 한다” 라고 설명하며, 우리사회의 진정한 영웅은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40-50대 이자 또한 나 자신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작업임을 강조한다.
작가가 재해석한 태권브이는 그 시절 날렵함 보다는 어딘가 푸근해 보이고, 청화백자 용문 항아리는 멀리서 보면 마치 조선시대 백자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사이보그 용이다. 작품들의 화려한 색채와, 흙 특유의 견고하고 따스한 느낌의 조화가 색다르다.
이번 전시는 도자재료가 펼칠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탐색한 전시이자, 현대 도예의 흐름을 살펴보고, 그 시절 주인공들을 추억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ad more -
우종일 : 보석을 입은 조선의 여인
24 Aug - 12 Sep 2016 ARTPARK 사진작가 우종일의 개인전 『보석을 입은 조선의 여인』 이 8월 24일부터 9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여인의 미’ 에 집중된 시점으로 접근한 ‘조선 여인 시리즈’ 15여점을 선보인다
오랜 외국 생활과 다양한 인물을 촬영해 온 작업 환경은 자연스럽게 작가에게 한국 여인의 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한국 여성들은 멋진 외모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서구화된 미를 지향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작가는 우리 사회의 미에 대한 잘못된 열망을 바라보며 한국 특유의 미를 환기시키기 위해 조선 여인 시리즈 작업을 시작했다.
작품 속 주인공은 고풍스러운 조선의 여인이다. 나라의 왕비와 같은 상류층부터, 주점의 여인까지. 이들의 내밀한 일상과 사회적 위치를 작품을 통해 세밀하게 재현하고, 아름다운 전통 미를 몽환적이고 관능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작업의 시작은 인물 촬영이다. 작가는 200년전 과거로 돌아가 조선시대 여인 고유의 미를 재현한다. 작품 속 인물들의 생김새는 무척이나 한국적인데, 둥근 얼굴형에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특히 위로 올라간 외꺼풀 눈매가 인상적이다. 여인의 가녀린 목선은 풍성한 가체를 돋보이게 하고 좁은 어깨는 한복 특유의 선과 잘 맞아 떨어진다. 작가는 조선 여인의 복식, 머리 올림의 모양, 장신구 등 작은 부분 하나에도 가장 한국적인 미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이렇게 촬영된 여인의 이미지 위에 또 다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룬다. 작가는 6만여개의 원석을 다각도에서 촬영하여 하나하나 인물 이미지 위에 덧입힌다.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조선의 여인이 원석을(Gemstone)을 입는 순간이다. 어두운 부분은 어두운 색의 돌로, 밝은 부분은 비색, 분홍색, 노란색 등 밝은 색의 돌을 배치한다. 배치된 돌의 음영 대비로 하나의 형체가 완성된다. 멀리서 보면 사진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돌 하나하나의 고급스러운 색과 각기 다른 모양까지 확인할 수 있다. 큰 화면 한 가득 크고 작은 돌이 모자이크처럼 빼곡히 채워져 있다.
작가는 2011년 '조선 여인 시리즈' 작품으로 홍콩 소버린 예술재단이 수여하는 '영예로운 아시아 작가상' (Asian Art public Vote prize winner) 을 수상하였으며 이 수상작은 2012년 홍콩 소버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상 낙찰가의 3배 이상인 2만5000달러(미화)에 낙찰되었다. Read more -
워홀로부터... from Andy Warhol...
8 - 28 Jul 2016 ARTPARK Read more -
김용진 : 매체의 초상, Portrait of the Media
20 May - 17 Jun 2016 ARTPARK 조각가 김용진의 개인전 『매체의 초상, Portrait of the Media』 가 5월 20일부터 6월 17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김용진은 캔버스에 철심을 꽂아 다양한 형상을 완성하는 기법으로 그만의 유일하고 독특한 작업양식을 구축하였고, 국내외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왔다. 이번 전시는 2년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인물, 도자기, 소나무를 주제로 한 작품 10여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드리 햅번, 제임스 딘, 간디, 달리, 도자기, 소나무 등이 전시된다. 평론가 이선영은 “김용진의 작품 소재의 공통점은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적인 인물의 초상이나, 지금은 사용되는 것이 아닌 사물. 즉 현재는 부재하는 것들이고, 작가는 부재하는 것 만이 가진 강한 아우라(氣)를 철심이란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라고 설명한다. 김용진은 ‘철심’ 이라는 매체의 세계에 빠져든 작가이다. 캔버스에 박는 철심 끝의 간격과 높낮이를 일일이 조절하면서 양감과 원근감을 연출한다. 철심 한 땀 한 땀에 작가만의 오랜 연구와 호흡이 투영되어있고, 한 점의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 무수한 반복과 인내의 수행 속에서 작가는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예술 세계를 펼친다.
그의 작품은 멀리서 한번 바라보고,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다양하게 감상이 가능하다. 멀리서 보았을 때, 먹으로 그린 한국화처럼 농담이 느껴지며, 형상에 이끌려 작품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면 강렬하고도 섬세한 작가만의 표현법이 돋보인다. 철심을 한번 또는 여러 번 꼬아 농담을 표현하며, 촘촘하게 혹은 느슨하게 꽂아 명암과 공간감을 나타낸다. 비워있는 부분을 무조건 채우지 않고, 여백의 미를 두어 부드러움과 견고함을 지닌 절제된 한국적인 미감을 표현한다.
작가만의 예술 세계가 돋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기존의 조각과는 다른 양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매체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다. Read more -
배준성 : The Costume of Painter - Still Life
7 Apr - 7 May 2016 ARTPARK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하게 작업하는 작가 배준성의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Still Life』 가 4월 7일부터 5월 7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배준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화가의 옷 「The Costume of Painter」이라는 주제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사진 위에 비닐그림을 덧대는 작업과 사진과 명화를 오버랩한 작업으로 그만의 회화양식을 구축하였고, 특히 보는 위치에 따라 그림의 이미지가 달라지는 렌티큘러 기법을 활용한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적인 기법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정물화, 뮤지엄 시리즈 등 신작 20여점 선보인다.
정물(靜物)화는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그림이다. 작가는 이런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움직이는 정물화에 도전하고 있다. 렌티큘러를 활용하여 하나의 장면만 표현할 수 있는 회화의 화면 위에서, 여러 개의 이야기 층을 만들어내는데, 기존의 좌, 우 입체 변환에서 업그레이드 된, 평면에서 3D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하나의 작업에 여러 이미지들을 쌓아 올려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어, 관람자가 움직이며 자유롭게 화면을 해석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뮤지엄 시리즈』 작품 속 웅장한 전시 공간은 작가가 큐레이팅한 가상의 미술관으로, 이번에 처음 전시되는 작품들은 기존의 『뮤지엄 시리즈』 작품 보다 더 창의적이고 가상적 공간이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미국, 유럽 등지의 미술관에서 촬영한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의 명화들을 조합하며 그만의 공간을 연출하였다. 관람객들은 미술관에 온 느낌으로 공간과 작품에 집중 할 수 있고, 세기의 명화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배준성의 작품을 찾을 수 있다. 고전 명화들과 함께 전시된 작가의 작품은 새롭게 재해석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과 회화, 고전과 현대 등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 볼 수 있고, 명화의 재해석과 현대미술 흐름의 판도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뜻 깊은 전시로 기대한다. Read more -
여동헌 : 아트파라다이스 (Art Paradise)
24 Feb - 17 Mar 2016 ARTPARK 작가 여동헌의 특별전 『아트 파라다이스, ART PARADISE』 가 2월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민음사의 아트 컬러링북 『아트 파라다이스, ART PARADISE』 에 수록된 작품들 위주로 2000년 대부터 최근 작품까지 20여 점을 선보인다.
색색의 꽃과 나무들, 공존 할 수 없는 동물들이 함께 어울리고, 밤하늘을 도로 삼아 자동차들이 요란스럽게 달려 나간다.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초월된 환상적인 세계가 화면 가득 펼쳐진다. 이 유쾌한 세계는 작가가 꿈꾸는 이상향을 형상화한 파라다이스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유쾌한 에너지와 흥미진진함은 감상하는 이들에게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꿈꾸게 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와 출판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재충전하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컬러로 멋진 파라다이스를 창조하라고 제안했다. Read more -
곽남신 : 덫
27 Aug - 25 Sep 2015 ARTPARK 다양한 형식과 기법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곽남신 작가의 개인전 『덫』 이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작가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세월, 작가의 작업실을 지켜온 오브제들과 회화 작품이 공개된다.
<덫> 시리즈의 작은 오브제들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두상과 높은 곳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소, 등 뒤로 점점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얹고 있는 부처 등.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시간이 정지된 듯한 적막함이 느껴진다. 푸른 동록을 뒤집어 쓴 이 작은 오브제들은 마치 영겁의 시간을 견디어 온 부장품처럼 우리가 살아온 세상을 박제가 된 모습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며 “이것들은 너무 오랫동안 함께했기 때문에 신체 어느 곳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처럼 느껴진다. 전시를 통해 오랜 세월 얼굴을 마주보고 살아온 이 오브제들을 온전한 개체로써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라고 밝혔다. 그 동안 작가의 작업을 지켜 봐온 사람들에게는 이번 전시의 작은 오브제들과 회화작품이 생소한 모습으로 비쳐 질 수도 있다. 작품들은 오래 전부터 틈틈이 만들어져 왔다. 이것들이 작가의 기존 작업과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본격적인 작업과 취미적 생산은 구별될 수 있는 것일까? 작가는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Read more -
최정유 : Tom & Jerry-Shadow friend
4 - 24 Jun 2015 ARTPARK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 빛은 사물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짙어지고 빛이 희미할수록 그림자도 흐려진다. 빛에 의해 생기는 그림자가 여러 가지 이듯, 우리에게도 각자의 삶을 닮은 그림자가 있다. 가슴 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이나 희망들, 수많은 인연들.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은 어디에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우리에게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인 톰과 제리의 관계도 빛과 그림자처럼 항상 함께 함으로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톰과 제리 처럼 실과 바늘같이 엮인 우리네 삶의 이야기와 패러독스를 '놀이'처럼 은유적으로 투영했다. 톰은 제리의, 제리는 톰의 그림자이고, 또 다른 모습이다 Read more -
이상현 : 복사꽃 심는 뜻은
17 Apr - 7 May 2015 ARTPARK 지난 10년 간, 나의 작품 속에 나오는 꽃은 복숭아꽃이다. 그곳은 인류가 그리는 곳, 기후는 사철 따뜻하고 나라끼리 전쟁이 없고 사회는 부정부패(不正腐敗) 없어, 살기 좋은 공동체(共同體), 경쟁도 없고 싸움도 없는 곳, 화사한 봄날 복사꽃 만발한, 도원(桃園), 영어로 Paradise를 뜻하는데, 안견이 안평대군(安平大君)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린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뾰족 뾰족한 산봉우리들이 우뚝 솟아나고 복숭아나무 수십 그루가 있었는데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곳. 도원의 입구에 이르렀지만 대군은 그곳에 갈 수 없었다. 도원은 누군가를 이기고 갈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타고난 미혹(迷惑)함을 견주어 본다면 도원은 원래 있을 수 없는 곳이다.
나는 도원을 찾다가 스러져 간, 수없이 많은 역사 속의 양심(良心)들을 생각하며, 비록 종이로 만들어진 꽃이지만, 작품 속에 심기 시작했다. 나는 이 작업을 지난, 2005년 조선역사명상열전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Read more -
김영호 : 도시놀이공장
12 - 25 Nov 2014 ARTPARK 도시놀이공장은 제도화되고 획일화된 현대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우리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커피를 마시고 같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같은 업무와 식사로 챗바퀴 돌듯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서로 다르다고는 하지만 매일 반복된 기계처럼 현대인들은 회전한다.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 물신화된 문명의 산물들과 종이 조각을 위해 기꺼이 통조림으로 포장된다. 그리고 인간은 그 안에서 소외된다. 밀폐된 공간과 시끄러운 소음들, 이러한 일상의 반복은 다시 우리에게 묘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치 놀이공원처럼. Read more -
심문필 : 공간유희
10 - 23 Oct 2014 ARTPARK 프랑스 파리, 몽펠리에, 마르세이유, 니스, 스위스 제네바, 벨기에 브뤼셀, 룩셈부르크 등 유럽에서 20여 년간 활동하고 있는 작가 심문필이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공간 유희』를 주제로 전시한다. 빅토르 바사렐리(Victor Vasarely), 장 드완느(Jean Dewasne) 등 유명 작가들이 소속된 50년 전통의 파리 라위미에흐 갤러리(Galerie Lahumière) 전속으로 최근 개인전을 마친 작가는 투르(Tours), 르 아브르(Le Havre), 보케르(Beaucaire) 등 프랑스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절제된 수평선과 색면의 사용으로 무한한 공간감을 보여주는 신작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반투명한 플렉시글라스 이면에 아크릴 채색한 후 이를 이중으로 중첩시켜 색의 확산 효과를 유도하는데, 은은하게 불을 밝히는 듯한 중첩된 색과 선들은 잔잔한 리듬감과 묘한 안정감을 불러 일으킨다. 기본적인 조형언어인 색, 면, 선 그리고 빛의 본질에 충실한 심문필의 작품은 미세한 붉은 선과 오렌지빛 태양, 검은 밤의 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게 하며 고요한 부동성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함께 선보이는 비디오 영상 작업은 하나의 평면에서부터 두 개, 세 개의 면으로 서서히 움직이는데, 선과 면이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공간의 나타남과 사라짐의 반복을 보여준다. 이는 기하학적인 신비감과 시각적 유희를 제공하는데, 마치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대형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빛과 공간을 심문필의 평면 작업에서 체험하게 한다.
25년간 플렉시글라스를 고집해온 작가의 재료에 대한 깊은 탐구는 회화와 오브제, 반영과 투영의 경계너머 색과 면이 조화된 특유의 리듬을 자아낸다. 이번 『공간 유희』를 통해 관객들은 시각적 활력이 주는 심미감은 물론, 지각과 응시를 통한 심리적 명상 그리고 숭고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ad more -
윤명순 : 하루, 욕망하는 풍경
11 - 24 Jun 2014 ARTPARK 선으로 조각을 만드는 작가 윤명순의 전시 <하루, 욕망하는 풍경>이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 곳곳의 모습을 동선을 용접하는 방식을 통해 묘사한다. 선으로 구성된 입체 조각은 보는 사람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며 풍경을 새롭게 창조한다. 조각이지만 공간에 그린 드로잉이라고 할 수 있을 이 작업은 일정한 각도에서는 원근법적 효과를 띠지만 옆으로 이동하면 이 원근법은 또 다른 형태로 달라진다는 점에서, 시선과 함께 움직이는 풍경이 된다.
작가가 묘사하는 풍경은 현실 세계의 ‘하루’라는 지극히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시간에 관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개인의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경험적 시간을 나타내는 이중의 기능을 한다. 일상의 공간을 묘사하는 풍경이기도 하지만 기억을 묘사하는 풍경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 하루의 시간을 상징하듯 움직이는 빛에 따라 그림자의 변화를 보다 보면 누구나 기억 속 자신만의 내면의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윤명순의 작품은 시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자세히 보면 볼수록 우화적이고, 서사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기억 속의 집들을 끄집어내어 순수하고 최소한의 시적 단어들로 압축한 표현이다. 물질과 기억이 단순히 정적으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 시간성이 내포되어 파동치고 있는 것이다. 그림자와 원근법의 변화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이 풍경은 보는 사람의 내면에 호소하는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Read more -
여동헌 : Here Comes the Big Parade
9 - 22 May 2014 ARTPARK 『웰 컴 투 파라다이스』(2007), 『파라다이스 시티』(2009) 『실버선장의 보물 상자』(2012)를 발표했던 여동헌이 『HERE COMES THE BIG PARADE』 연작으로 돌아왔다. 2012년 개인전을 마치고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것을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화면에 옮겨 신작을 발표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HERE COMES THE BIG PARADE』 는 재즈 아티스트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의 동명의 연주곡에서 빌려 온 것으로 이번 연작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대변하고 있다.
정교하게 묘사해놓은 유럽의 풍경 사이로 여행 중에 겪은 작가의 에피소드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평소 자동차 매니아를 자처하는 작가가 자동차 박물관에 다녀온 후 영감을 받아 이번 연작에서는 다양한 탈 것들이 화면을 압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주용 자동차는 물론 스케이트보드, 인력거, 스쿠터, 트라이시클, 봅슬레이, 스피드스케이트, 회전목마, 경비행기, 잠수함, 심지어 UFO까지 육, 해, 공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연작에서도 등장했던 양, 돼지, 펭귄과 같은 동물들이 신나게 경주하는 모습 사이사이 새로운 캐릭터도 함께 등장하는데, 비틀즈, 마돈나, 데이빗 보위 같은 팝 스타부터 다스베이더, 슈퍼맨 같이 영화 속 등장인물까지 다양하다. Read more -
만화 소장품전
5 Feb - 30 Apr 2014 ARTPARK 한국 만화계에 명랑만화라는 독자적 장르를 이끌며 대표적인 만화작가로 활동해 온 박수동,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4인의 원로 만화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전시한다. 만화를 넘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는 원로 작가들의 만화 원고와 최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Read more -
김대수 : Trees From the People
8 - 21 Nov 2013 ARTPARK은 그 동안 김대수가 작업해온 대나무 사진의 연장선상이면서도 차별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나무를 통해 사람을 보는 것으로,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와 풀, 잎 등을 통해 사람들, 그리고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에는 그간 작가가 작업해 묵묵하게 서 있는 곧은 대나무라는 주된 모티프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자연 현상을 담았다. 나무와 돌 사이에서 꼿꼿하게 잘 자란 풀잎과 야생초들은 나무와 풀의 관계, 돌과 나무의 관계 등이 서로 공생하는 사이임을 보여준다. 공존과 공생의 관계는 자연에 동적인 에너지와 삶의 활기를 보여준다. Read more -
한선현 :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
11 Sep - 12 Oct 2013 ARTPARK 투박하지만 따듯하고 정겨운 목 조각으로 염소를 표현해 온 한선현의 10번째 개인전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가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다양한 유머와 에너지가 넘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삶의 여정과 그 과정의 의미에 대해 주목하였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표현해 온 ‘염소의 꿈’과 ‘만남’을 모티프로 약 100여 점의 작품이 설치 미술과, 드로잉, 나무 조각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1996년 이탈리아로 떠나 까라라 국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수학 하던 중 우연히 성당문을 만드는 목조장인 클라우디오 치아삐니(Maestro Claudio Chiappini)를 만나 목 조각에 심취하게 되어 학교 수업과 별개로 목 부조를 사사 받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2000년에 까라라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한국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목 조각을 선보였다.
목재의 선별부터 조각까지 많은 시간과 공정이 들어가고 작가의 육체적인 수고가 있어야만 탄생하는 목 조각의 길을 열정적으로 걸어온 한선현 작가의 모습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있다.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염소’는 친숙한 듯 하지만 미술 작품의 주인공으로는 낯선 동물일지 모른다. 작가의 작품에서 염소는 주목 받지 못하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즐겁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캐릭터로 줄곧 등장한다. 외길과 산비탈을 오르고 끊임없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염소는 작가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Read more -
만화 속 예술, 예술 속 만화
24 Jul - 25 Aug 2013 ARTPARK 한국 만화계에 명랑만화라는 독자적 장르를 이끌며 대표적인 만화작가로 활동해 온 박수동,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4인의 원로 만화가들의 작품과 만화적 특징을 드러내는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전시한다. 만화를 넘어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는 원로 작가들의 만화 원고와 최근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만화와 현대미술이라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체험하고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는 크게 네 가지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만화의 삶’이라는 주제로40여 년 간 한국의 대표적 만화가로 활동해 온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한 ‘만화적 풍경’에서는 풍경을 재현하는 많은 작품 중에서도 만화적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구성된 비일상적 풍경들과 만화적 표현 방식으로 낯익은 풍경을 색다르게 제시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풍자적인 성격을 지닌 만화의 특징을 공유하는 신선하고 유쾌한 젊은 현대 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은 ‘만화와의 교류’, 현대 미술 작품에 꾸준하게 등장하는 낯익은 캐릭터를 차용한 작품들과 독자적인 캐릭터를 발전시킨 작품들을 함께 구성하여 작품의 내러티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캐릭터의 힘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만화와 캐릭터’라는 주제로 총 19인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Read more -
이중근 : 카르페 디엠 (Carpe Diem)
12 - 25 Jun 2013 ARTPARK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미술의 시각적이고 개념적인 기능에 있어 유희적이지만 동시에 철학적인 방식의 접근을 시도하는 이중근의 개인전이다. 일상과 예술, 구상과 추상, 유머와 진지함, 평범함과 신성함, 삶과 죽음 등의 이분법적 구분을 와해시키는 이미지들은 확장되는 형식을 통해 기능적인 것과 비기능적인 것 사이의 순환구조를 만들어낸다. 그는 다양한 이미지를 캡쳐한 뒤 각각을 재배열하여 새로운 패턴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러한 패턴 단위를 반복하여 하나의 화면으로 완성시킨다. 이중근의 작품은 감각적이고도 화려한 색채, 정교하고 섬세한 패턴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감상자는 그의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현재를 즐기라는 격언처럼 그 시각적인 즐거움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주목하게 된다.
전시의 제목인 ‘현재를 즐겨라’ 라는 뜻의 라틴어 격언인 ‘카르페 디엠 (Carpe Diem)’은 고대 로마의 시인이었던 호라티우스(Quintus Haratius Flaccus)가 지은 송가 중 "현재를 즐겨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카르페 디엠은 단순히 현재를 즐기라는 말이 아니라, 현시대에 있어서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작업의 사회적 기능을 보여주는 하나의 태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일상의 풍경 속에서 삶의 깊은 가치들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재발견하라는 의도로 사용되었다. Read more -
최정유 : 그림자 잡기
10 - 23 May 2013 ARTPARK 애니메이션계의 고전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톰과 제리>는 1940년 처음 제작되었을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사랑을 받아왔다. 우둔한 말썽쟁이 고양이 톰과 영리하고 꾀 많은 쥐 제리는 서로 앙숙이지만 때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콤비 같다.
만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그 캐릭터를 보는 사람의 감정이입이 쉽다는 것이다. ‘캐릭터(character)'라는 단어는 만화나 소설 속에 그려진 인물이나 독특한 개성과 이미지가 부여된 존재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성격과 기질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톰과 제리 캐릭터는 나 자신 혹은 주변의 사람들을 닮았기에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다.
최정유 작가는 기억의 흔적과 관계성을 탐구한다. 2011년 이전에는 상징도형과 문자들로 구성된 오브제를 만들었다. 이후 그가 본격적으로 톰과 제리를 차용하게 되면서 작품의 의미는 더 은유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그의 작업에서 톰과 제리는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타인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톰과 제리의 좌충우돌 그림자놀이를 만나 볼 수 있다. 우리 삶의 모습처럼 톰과 제리는 싸우고, 사랑하고, 꿈을 꾼다. 작가는 ‘톰은 제리의 그림자로 존재’한다고 한다. 제리도 그림자가 없다면 실체로서 존재할 수 없다. 서로의 그림자가 되는 이들의 관계를 통해 함께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 Read more -
여동헌 : The Treasure Chest of Captain Silver
11 - 27 May 2012 ARTPARK 『웰 컴 투 파라다이스』(2007), 『파라다이스 시티』(2009) 시리즈를 발표했던 여동헌이 드디어 그간의 공백을 깨고 실버선장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2009년 개인전의 말미에 『실버선장의 보물 상자』라는 새로운 연작을 선보인 바 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아예 이 실버선장 이야기를 전면에 드러낸다.
'실버선장'은 영국의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 (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 원작의 모험소설 <보물섬>(1883)에 등장하는 캐릭터이다. 여동헌은 이 원작소설 보다는 어린 시절 즐겨보았던 데자키 오사무(Dezaki Osamu)의 일본판 TV 애니메이션 속 실버선장과 더 각별한 듯 하다. 루이스 스티븐슨은 의붓아들이 가공으로 그린 '섬'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소설을 쓰게 됐다고 하는데, <보물섬>을 보고 자란 작가에게 어린 시절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실버선장은 그리운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함 그 자체일 것이다. 작가는 자칭 닉네임을 실버선장으로 칭해왔는데, 분신과도 같은 실버선장에게 파라다이스라면 아마도 보물섬이 아닐까. 보물상자를 얻기 위해 보물섬을 찾아 떠나는 실버선장의 모험은 어찌 보면 새로운 영감이라는 보석을 찾아 헤매는 작가의 운명과도 닮아있다.
시각적 즐거움이라는 뚜렷한 작품관을 가진 여동헌은 1996년 독특한 입체판화(3D Serigraphy) 기법으로 화단에 데뷔했으며, 판화의 현대적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구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6년 선보인 회화 작업에서는 평면적이지만 강렬한 색채 작업을 지속하면서 풍경을 조망하기도하고 해체하기도 하는 작가 고유의 표현방식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또한, 우리 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하여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도 동시에 작가 개인의 취향을 담아내는 개성 있는 도상을 성립하였다.
이제 작가는 다시 『실버선장의 보물 상자』을 통하여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작업들은 전작에서 보여줬던 아기자기한 천국, 평온한 도시가 역동적이고 강렬함이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거침없이 쏟아지는 표현에 몰입하게 한다. 그리고 이렇게 시선을 잡아 끄는 과감한 색감과 형상에 이끌려 다가가보면 사각 프레임 안 어디 한구석도 작가의 섬세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수년간의 작업을 이어오면서 닿을 수 없는 보물섬이라는 이상향을 쫓던 작가는 천국 속에서 현실을 보고, 이제야 말로 진정한 현실에서의 천국을 찾은 것이다. 물감과 붓, 펜으로 가득한 캔버스로부터 그림이라는 소중한 보물을 발견한, 멋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작가의 행복한 환호성이 들리는 듯하다. 작가 여동헌은 형형색색의 물감폭탄을 쏘아 올리며 '실버선장' 여동헌의 귀환을 알리고 있다. Read more -
7 Artists Lighting spectrum
17 - 29 Apr 2012 ARTPARK 아트파크 (종로구 삼청동)는 12월 8일부터 21일까지 7명의 작가 김범수, 김인태, 김지아나, 신이철, 신정필, 원경환, 이윤아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조명전 <7 Artists Lighting Spectrum>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조명전이라는 기획컨셉을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재생산하여, 빛을 활용, 공예와 디자인이 접목된 개성있는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또한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조명이라는 매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제공합니다.
차가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내는 아름다운 빛을 향한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 어우러진 이번 조명전은 어두운 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도 밝혀주는 이색적인 전시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CARTOON X ART
17 - 29 Apr 2012 ARTPARK 아트파크는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만화로 보는 세상’(아트파크 기획) 전시에 발맞추어 현대미술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는 만화적 작품들의 면면을 김은술, 김채원, 배준성, 이에스더, 최정유 5인전을 통하여 간략하게 정리한다.
다양한 만화 캐릭터들과 한국적 정서가 뭍어나는 사물들로 평면에 블록쌓기를 보여주는 김은술의 작품은 순수한 동화와 같은 꿈과 환상을 현실에서 새롭게 그려낸다. 그런가하면 반대로 일상의 오브제이 가상의 공간으로 초대되어 새로운 이미지를 구현해내는 김채원의 작업은 부유하는 형상들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우주공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듯 하다. 들춰보기 혹은 감추기의 코드로 시선에 따라 달라 보이는 평면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배준성의 작업은 만화라는 장르가 가지는 장면과 장면이 칸으로 표현되는 움직임을 렌티큘러라는 매체가 대신한다는 점에서 만화적 연결고리를 이어간다. 디자인과 일러스트 등 강렬한 색채와 형상 혹은 패턴을 활용하는 작가 이에스더의 작업은 새로운 스타일과 캐릭터로 현대인의 일상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작품 속 톰과 제리의 캐릭터만 보아도 만화의 연관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최정유의 작업은 만화 속 캐릭터의 재기발랄함과 유쾌함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정지된 순간을 연출한다.
움직이는 평면, 멈춰있는 장면을 통하여 그 순간의 전후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이번 전시는 만화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환상적 이야기가 현대미술에서 다양한 매체와 방식을 통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 그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Read more -
고명근 : 투영의 공간
1 - 22 Nov 2011 ARTPARK 고명근은 사진이라는 시간의 기억 혹은 순간의 이미지를 공간이라는 그릇 안에 담아낸다. 입방체 안에 고여있는 이미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흡사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인다. 사진과 조각이라는 다른 장르 사이에서 평면과 입체, 닫힘과 열림의 혼재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사진이 포착한 시간의 토막을 조각이라는 조형적 구조 안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실재하는 3차원의 피사체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2차원의 평면 안에 담기고, 이는 다시 면의 구조물로 이루어진 입체 안에서 공간감을 얻는 것이다.
'사진 조각'의 선구자로 알려진 고명근은 1980년대부터 사진과 조각을 결합한 작업을 이어왔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미국유학시절에 사진의 즉각적인 매력에 빠졌고, 둘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전에도 작가들이 조각과 사진을 혼합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보다 견고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주목 받았다. 특히 사진과 조각의 성향에 국한되지 않고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고유성을 가진다는 점이 혼성을 다루는 비슷한 여타 작업들과의 차별성이라고 생각된다. 장르의 전형성을 뒤집어 보이는 작품은 사진을 조각처럼, 조각을 사진처럼 표현하는 재미있는 구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직접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수집한 장면들로 작업의 소스가 되는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채집된 사진 중에서 선택한 이미지를 대형 잉크젯 프린터로 OHP필름에 출력한다. 그리고 나서 출력한 필름을 플랙시글라스에 압착해 붙여 패널로 만들고, 원하는 크기로 재단한다. 재단된 플랙시글라스 패널은 입체 구조물이 되어 인두 기법으로 용접된다. 나무 위에 사진 이미지를 덧대어 작업하던 1990년대의 초기 방식과 비교하면, 개선된 현재의 방식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견고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작업과정은 진보하는 작업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매체의 발전과 방법론의 변화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외형의 입체감을 사진의 상으로 대체하고, 원형적인 형상을 구조화한 조형적 형태는 장르의 해체를 통하여 각각의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접목시키는 작가의 공력과 독창적인 시각을 증명하고 있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환영(illusion)을 시각화하는데 있어 사진이라는 장르는 어떤 면에서는 의외의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번 인화되면 그 근본적인 형태가 바뀌지 않는 사진의 특성상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성격을 띠는 사진은 내적 경험이나 관념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명근의 작업은 촬영된 사진 한장, 한장이 담고 있는 시선과 현장성을 단순히 이미지의 파편에 그치지 않고, 투영하게 점층시키면서 정지된 순간을 움직이게 한다. 여기에 조각이면서 동시에 사진이라는 점에서 작가가 포착한 단편적 이미지들이 조각이라는 구조물 안에서 새롭게 재해석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단순히 현실의 기록 혹은 복사가 아닌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미지의 반복과 교차를 통해 또 다른 독자적 이미지를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작업 재료에 있어서도 조각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인 덩어리감이 없는, 심지어는 투명하기까지 한 OHP필름을 채택한 것은 남다른 사고의 전환이라고 여겨진다. 겹쳐진 이미지를 통해 보여지는 환영의 시각적 효과는 촉각적인 측면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뚜렷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인 조각의 육중함이 아닌 비어있는 내부를 관통하는 여유로운 공간감은 물리적인 중량감을 넘어서는 정신적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며, 필름의 투영성은 각 면의 이미지가 교차, 대칭, 중첩되면서 가볍게만 느껴질 수 있는 재료의 한계성을 넘어서 미묘한 깊이와 색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고명근의 사진조각은 표현의 주체보다는 개념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조각의 개념을 조망하고, 반대로 정지된 이미지에는 입체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사진의 영상회화적 감각을 발휘하는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환영적 이미지 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순간에 사라져버릴 것 만 같은 장면은 마치 우리 인생이 지나온 어느 지점 같으며, 그렇게 덧없지만 아름다운 것이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텅 빈 환영,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그렇게 가벼운 영혼의 시간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순간으로 지속되고 있다.
- 아트파크 큐레이터 이진아 Read more -
조정화 : 내려다보기
7 - 20 Oct 2011 ARTPARK 문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아이콘이 된 스타의 이미지는 팝아트의 대표적 소재로 자리잡은 듯 하다. 유명인사들이 보여주는 정형화된 이미지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고유명사처럼 따라다니는데, 미디어의 발달은 스타에게 더욱 더 분명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일조하였고, 예술은 이미지의 복제를 통하여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순수미술과 대중미술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Andy Warhol)이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등 대중문화의 스타나 저명인사들을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묘사하거나 임의적인 색채를 가미함으로써 대중적 인물의 이미지를 작품에 적극 이용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조정화 역시 스타의 이미지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해왔는데,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특성을 콕 집어내어 부조와 같은 환조 작업을 이어왔다. 근작에서는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경쾌한 변화를 가미했다. 이 전의 작업들이 실제 인물의 비율로 마네킹이나 인형처럼 조금 더 사실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만화 캐릭터들이 가지는 비율, 큰 머리에 어깨에서 발끝으로, 역삼각형으로 좁아지는 형태를 선보인다. 조각이면서 회화적이고, 부조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작업은 일명 명랑 만화 비율이라고 하는 큰 얼굴에 작아지는 몸의 비례를 보여주는데, 붕어빵 기계로 찍어낸 듯 납작하고 재미있는 입체감은 벽걸이 TV를 연상시키며, 평면과 같은 독특한 양감을 보여준다.
즐겨보던 만화책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코믹한 모습의 명랑만화 캐릭터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작업 컨셉은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동경하기만 했던 인물들을 친근한 형상으로 재현하는데 있다. 작가의 작업 대상은 동서양을 막론하는데, 배우 올리비아 핫세, 마릴린 먼로, 고흐, 피카소 등 예술가 뿐만 아니라 최근 드라마 속 개성 넘치는 주인공인 독고진,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피겨여왕 김연아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적 즐거움에 더하여 이번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상으로만 비춰졌던 TV 속 인물들을 반대로 내려다보는 작가의 시점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까지 작가의 오랜 고민의 시간들은 우상을 우상으로 바라보고,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을 재현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결과물로 이끌어냈다고 여겨진다. 우상을 다룬다는 공통점에서 이번 전시는 전작의 연장선에 있는 듯하나, 인물들을 통하여 현실을 벗어나 이상을 쫓고자 했던 이 전 작업에서의 반전을 이끌어내며, 욕망을 초월하는 극복의 자신감을 선사하고 있다. Read more -
노주환 : 먼저 할 일부터
8 - 21 Jul 2011 ARTPARK 낯익은 풍경처럼 우리 생활에 익숙한 소리인 "먼저 할 일부터","천천히","영혼의 자유","말, 몸조심","관심","자비","사랑"이 벽 한 면에 부유한다. 이는 활자 조각가로 알려진 노주환 작가가 생활신조로 일상에 품고 다니는 글귀들이다. 그 주변엔 우리의 지혜를 어느 때보다 불멸의 존재로 만든 인쇄술을 가능케 한 금속 활자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인 일련의 활자 책들이 보인다. 영롱한 지혜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 무작위로 배열된 활자를 배경으로 다양한 높낮이로 올라 온 문자들은 경구를 그려낸다. 그는 자신의 생활신조와 활자 책이 펼쳐 보인 경구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와 문장을 엮어 이번 전시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 역사와 지형을 품은 활자 조각이 그동안 만들어낸 장대한 풍광과 달리 여기의 문자들은 활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우리 삶을 마주한다.
질그릇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작가 자신의 생활신조는 아래층에 설치된 속담 기둥과 조응한다. 4m 높이의 기둥은 계단참에서 바라보면 고대 그리스 신전의 원형 기둥을 연상시킨다. 기둥에 다가설수록, 흥미롭게도 그것의 마다마디마다엔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 귀에 친숙한 속담들이다. 약 170여개의 속담이 원형기둥을 완성한 것이다. 그리스의 석공들은 인체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면, 작가는 인류의 삶의 지혜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
속담 한 구절 한 구절 원형 기둥의 마디를 회전시키며 읽다보면, 속담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네델란드의 화가 브뤼겔의 그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간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브뤼겔은 붓으로 섭정 시대의 네델란드를 비웃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만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한편 노주환의 속담 기둥은 브뤼겔의 속담 그림처럼 사상을 설교하고 있지 않다. 그는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지점을 조형하기 위해 속담 기둥을 올린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네 삶의 지혜를 문자로 집약해 전승된 속담은 다름 아닌 민간 문화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속담 기둥 주변에 흐드러진 "꽃"과 "꿈"은 키 큰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듯 휘어진다. 이곳에 피어나고 있는 "꽃"과 "꿈"은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저 너머의 상징이다. 작가는 "꽃"과 "꿈"이라는 단어에 왜상(anamorphosis) 기법을 이용해, 단어의 이미지는 볼 수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어렵게 변형시켰다. 개념미술가들과 달리 활자가 만들어 내는 텍스트보다 활자 그 자체의 조형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노주환은 밝힌 바 있다. 표음 문자인 한글 역시 그에게는 하나의 이미지인 것이다. 이미지로서 문자를 차용한다는 것은 그가 이미지로 사유하는 시각예술의 본질을 잊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렇게 속담 혹은 단어를 우리 삶의 기표로 그려낸 노주환은 두 개의 층 벽에 부착한 『다라니경』에서 시각적 사유의 대상인 이미지의 경계를 촉각적 사유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마치 돌담벽을 스쳐가는 손끝마디의 감촉으로 『다라니경』의 한 글자 한 글자를 관람객은 탐독하게 된다. 이는 문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삶의 지혜가 관조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기 앞 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음을 체험케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노주환은 이번 전시에서 속담과 같은 경구를 통해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모습을 그려내고 조형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의사소통의 시각적인 기호 체계로서가 아닌 인류의 삶의 표징으로 문자를 조망하게 한다. Read more -
백종기 : 내 삶의 로봇 이야기
10 - 23 Jun 2011 ARTPARK 삼청동 아트파크는 백종기 개인전 <내 삶 속의 로봇 이야기>를 선보인다.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함께했던 '아톰'으로 미술계에 등장한 백종기는 만화이미지를 차용하여 독특한 입체로 변용시킨 작품들로 활발히 활동하여왔다. 작가의 실험정신은 유머와 정감 있는 변신을 통해 나타나며, 그의 작품은 만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놀라운 친화력을 가지는 강점이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왕년의 로봇 이미지를 새로운 형식의 현대적 미감으로 도출시키고자 한다. 작품의 제작과정은 일일이 손으로 재단하고 조립하고 컬러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작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매끈함 속에는 아날로그적 공정과정이 담겨있다. 때문에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칼날 같은 정교함보다는 정감 어린, 따뜻한 손 맛이 느껴진다.
감윤조(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레이터)는 백종기를 아톰의 기술적인 제작자일 뿐 아니라 연출가라고 표현했다. 형형색색의 장갑 끼고 있는 아톰, 교복 또는 교련복을 입은 태권브이의 모습은 대중들의 인식 속에 전형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는 만화캐릭터들에게 새로운 옷을 입히는 연출을 통하여 감상자에게 용도와 장소의 이질감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적 트랜드에 뒤지지 않는 그의 로봇은 루이뷔통을 비롯한 명품브랜드를 입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어긋난 조합방식이 주는 부조화는 늘 같은 복장과 색상으로 대중 앞에 등장하는 예전 모습이 아닌, 로봇의 진화하는 모습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의인화된 캐릭터들에 문화적 현상들이 반영됨으로써 또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잊혀질 수 있는 소재를 다시금 세상 속으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눈, 섬세하고 인간적인 터치, 로봇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작가의 의지는 어린 날의 기억에 대한 향수와 함께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무미건조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Read more -
이영춘 : 또 다른 문화
11 - 24 May 2011 ARTPARK 동물, 날개 등의 오브제를 조각가 특유의 상상력과 조형감각을 토대로 빚어낸 사실적인 브론즈 조각을 선보인다. 왁스정밀주조는 작가의 작고 세밀한 입체 형태의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현대의 조각가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재료와 방법을 찾아갈 동안 작가는 수천년 동안 검증된 조각 기법이자 재료인 '브론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청동의 세월을 담아내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과거의 조형을 빌려와 현대의 조형언어를 덧 씌어낸 작업이라 표현한다. 이영춘의 작업에서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거북이 위에 거북이가 올라서 있고, 말머리 위에 말들이 행진한다. 혹은 말 위에 탑이 올라가 있기도 한다. 이런 낯선 만남이라는 서로간의 관계 맺기를 통해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고 있는 '말'은 문화의 상징이다. 동물의 말은 우리가 소통의 수단으로 쓰는 언어인 '말'과 공교롭게도 같은 발음이다. 작업 속에서 형상화 되고 있는 말은 동물인 말인 동시에 언어로서의 말을 상징한다. 말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궁극에는 이런 소통들이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는 말, 거북이, 천사, 날개 등 과 같은 그 동안 보아왔던 형상을 새로운 조형언어로 바꾸어내는 사고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형상들로 다가오며, 또 다른 문화를 탄생시킨다. 그의 작품은 시끄럽고 복잡한 현대 미술 속에서 고요한 울림을 전해주고 전통적인 기법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미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Read more -
황규태 : 인생은 즐거워
8 - 21 Apr 2011 ARTPARK 삼청동 아트파크는 4월 기획전으로 황규태 개인전 <인생은 즐거워>를 선보인다. 초현실, 문명과 미래 등 도전적인 주제들로부터 진짜와 가짜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등 변화무쌍한 작업 스타일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노장의 내공에 신세대적 감각을 더한 패러디 놀이판을 벌인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에게 익숙한 르네상스화가들의 고전뿐만 아니라 앤디 워홀의 팝아트, 데미안허스트의 현대미술, 만 레이의 사진 등 예술의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작가는 친숙한 원작의 이미지를 차용, 변용, 전용함으로써 작품에 사회문화적 현상을 반영하고, 정곡을 찌르는 유머로 오늘날의 세태를 희화하고 은유한다. 패러디를 통해 의미의 재생산을 감행한 작품들은 돈이 신격화되는 세태에서부터 기름이 성수로 표현되고, 물질의 노예가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낸다. 금값, 기름값은 치솟고, 돈 만원 때문에 목숨을 잃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현실, 때아닌 재난으로 고통 받는 일본의 상황에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 자연적 재난은 그렇다고 치자, 인간이라는 존재가 일으키는 정신적 재난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극복할 것인 가. 이 한숨이 나오는 세상을 때로는 풍자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며, 때로는 허허로운 웃음으로 바라보는 황규태는 사진을 통해 세상만사를 가벼운 듯, 그러나 의미 있게 노래한다. 그래서 5년만에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은 현재 우리가 마주한 시간 앞에서 그 의미가 더 커진다.
또한 작품 속의 신화, 전설, 동화와 같이 스토리를 내포한 상징적 이미지들은 기호적 요소로써 현재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고의 장을 넓힌다. 고전명화에서 상징적 기호들이 그림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다면, 황규태의 작업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요소와 상징적 이미지들, 키치적 표현들을 통해 작가만의 반어법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각각의 작품 제목들은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익살을 통해 사회상을 대변하고 있는데, 작가는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ead more -
정은주 : Into the Color
11 - 24 Mar 2011 ARTPARK 1908년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루이 보셀(Louis Vauxcelles)은 브라크(Braque)의 작품에 대하여 'Bizarre cubiques', 즉 '기묘한 입체 덩어리' 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3차원의 공간에서 관찰되는 대상의 양감을 2차원의 평면 위에 재해석하고 구성한 입체파의 화풍을 정의한 것이다.
여기, 또다른 입체 덩어리가 있다. 2011년 3월 11일부터 24일까지 아트파크에서 선보이는 정은주의 작업은 입체파의 (사실상) 평면 덩어리와는 정반대되는 구성을 보여준다. 작가 정은주는 입체를 통해 평면의 시각적 효과를 발전시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평론가 강선학은 정은주의 작업에 관하여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시선의 혼란과 양면성을 가진 독특한 사물을 만나게 된다. 단색조의 구조물은 사물도 대상도 아닌 색 자체였다가 사선과 그늘에 의해 울림을 가지며, 자체의 울림으로 육면체의 구조를 가시화하고 운동을 생성하면서 어떤 것으로 나아가는 시선이나 관심을 자기지시로 내면화시키고 있음을 보게 한다. 그것은 오브제로서 색상이라는 독특한 체험이다 (사물을 거부하는 오브제로서의 색, 2010)." 라고 평하였다. 정지된 이 평면스러운 입체 덩어리가 어떻게 그 자리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은주의 작업은 평면과 입체라는 구조를 색과 면을 이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한다. 평면인 듯 보이는 이 의아한 입체 덩어리는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되는 단순명료한 색상과 구조를 통해 강렬하면서도 차분하게 다가온다. 색의 대비와 양감의 차이에 의해 작품은 정지된 듯 보이지만 시선에 따라 움직이며, 시점의 이동을 통해 바라보는 이와 다양하게 소통한다. 전시장에서 만나게되는 과묵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 이 평면적인 입체감을 살려내는 과정은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 속에서 탄생한다. 나무와 아크릴이 주 재료인 정은주의 작업은 나무를 자르고, 거친 표면을 다듬고, 색을 입히는 과정이 여러차례 반복된다. 그러므로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은 그러한 시간을 모두 감내해내고 완결된 색과 형의 집약체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정은주는 최근 작업들을 비롯하여 약 20여점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 'Into the Color' 가 암시하듯이 작가는 다른 무엇보다도 색이라는 요소에 오랜시간 깊이 몰두해왔으며, 감각적인 색감과 심플한 구성은 색과 면이라는 각 요소의 본질적이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통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서, 시선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조용한 움직임은 바라보는 이들로부터 다각적인 관점과 소통을 이끌어 내며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제시할 것이다. Read more -
Little Masters
10 - 23 Nov 2010 ARTPARK 아트파크는 2003년 1월 월간미술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젊은 큐레이터와 미술평론가들 44인에게 의뢰하여 선정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를 근거로 하여 우리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조사하였습니다.
'Little Masters'는 현재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젊은 작가들로,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 미술계를 지휘하는 대가로 기대되는 작가들입니다. 사진보다도 더 사실적이며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고영훈과 김종학,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재료를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들로, 아크릴을 켭켭이 쌓아 조각적 회화를 구상하는 강진식, 바닷속 자개의 신비한 색상을 표현하는 김유선, 현대적 물질문명의 상징인 용수철, 태엽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함연주, 반짝이<시퀸>을 사용하여 빛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노상균, 플라스틱적 소재를 인체와 더불어 혼합하는 김순례, 고무와 색색의 실을 이용하여 여러 동물 형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권 혁, 현대적 명상과 미니멀 회화를 새롭게 전개하는 장승택과 홍승혜, 평면과 오브제, 미디어를 혼합하는 양만기 등으로 젊은 작가들의 창의적이며 다양한 예술세계와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되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소위 대가들의 대표작과 소품, 즉 백남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해인 1993년의 작품, 농원의 작가 이대원의 1980년대 작품, 올 10월 개인전을 앞두고 부각되는 이우환의 1970년대와 1990년대 작품 등이 함께 전시되는 독특한 전시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의 미래를 전망하시기 바랍니다. Read more -
함연주 : Seed
10 - 23 Nov 2010 ARTPARK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던 함연주는 이번 전시에서 크리스탈스톤을 이용한 최근의 신작들을 선보입니다.
꼼꼼하게 붙여진 크리스털스톤 알갱이 하나하나는 생명의 알이자 열매로, 거대한 빛을 품은 세계입니다. 작가 특유의 사물에 대한 집착은 작은 알갱이들을 ‘빛을 사로잡은 신비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합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크게 세 가지 표현기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거울이나 원, 사각형 판에 크리스털스톤을 붙여 입방체의 기학학적 형태를 표현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씨앗의 은유적 표현인 크리스털스톤들이 만개 이상 모여 이루어내는 기하학적 형상은 평면작품이지만 거대한 입체로 느껴집니다. 크리스탈스톤 알갱이 하나하나에 응집되어있는 거대한 빛들이 보는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중액자나 거울 위에 표현된 작품들은 그러한 빛의 발산을 거듭 반사하기 때문에 한층 더 신비로운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씨앗들이 펴져나가는 형상을 드로잉하고 그 위에 크리스털스톤을 붙인 작품들이 있습니다. 원, 사각형 판 위에 색색으로 표현된 드로잉은 부드러우면서 온화하게, 또는 강렬하면서 자유롭게 확산되는 씨앗들의 표현입니다. 작품표면으로 보이는 여러겹의 드로잉 터치는 씨앗 하나하나에 정성을 더하고 확산의 이미지를 힘차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형상을 공간에 설치한 작품이 있습니다. 라텍스 소재의 동일한 원형을 기초로 제작한 이 작품들은 조금씩 다른 형태입니다. 유기적 형태의 입체작품들을 마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물들이 순간 멈추어버린 듯 설치하여 관람객에게 풍부한 이야기 거리와 흥미를 제공합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이나 크리스탈스톤 알갱이처럼 작고 미세한 것에서 응축된 에너지와 생명을 발견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작가 특유의 작품세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후원: 스와롭스키 벤쳐스 코리아) Read more -
이지은 : 꽃을 그리다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하여
10 - 23 Nov 2010 ARTPARK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3일까지 이지은 개인전 <꽃을 그린다,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하여>을 개최합니다. 이지은은 꽃, 나뭇잎, 나뭇가지 등을 마티에르를 살려 차분한 모노톤으로 그리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20여점의 신작은 꽃, 나뭇잎이라는 ‘자연’의 모티브를 소재로 활용한다는 점에선 기존의 작업과 동일하지만, 여백을 강조하던 종래의 선 위주의 작업과는 달리 꽃이나 잎의 형태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점, 순도 높은 컬러를 사용한다든지 음영처리를 하는 것은 신작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입니다. 무엇보다도 화사하고 발랄한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화면에 싱그럽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최근 작업에서 볼 수 있는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작의 특징은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전에 작가는 작품의 조형적 어법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적 소재, 즉 꽃, 잎, 나뭇가지들을 다루어왔습니다. 그러나 신작에서는 자연의 형태적인 특징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작가는 이번 신작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자연에 대한 감사”라고 말합니다. 즉 오랜 세월 속에서도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삶을 이어가는 꽃과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다른 부분을 과감히 생략한 채, 이파리만을 크게 확대시켜 실핏줄 같이 엉긴 미세한 잎맥과 이파리 윤곽만을 두드러지게 하고 나머지를 대비가 두드러지는 다양한 색상으로 가득 채웁니다. 꽃도 꽃잎의 윤곽선을 뚜렷하게 강조하면서 마티에르와 번지는 듯한 색감을 활용하여 화면에서 꽃의 풍성함과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또한 화면의 나머지 부분에는 색이 없이 점선으로 꽃의 윤곽선만을 표현하여, 계절의 변화 속에서 피고 짐을 반복하는 꽃의 변화를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이지은의 작품은 화면에 물감을 반복적으로 흘리거나 아크릴로 수십 번 칠하는 등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화면은 특유의 질감과 미묘한 색채 변화가 두드러지는 화면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꽃과 잎이라는 평범한 소재가 지닌 의미와 그들이 표현된 색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많은 협조 부탁 드립니다. Read more -
장승택 : Trans Painting
27 Aug - 12 Sep 2010 ARTPARK 장승택은 알루미늄 프레임, 강화유리, 폴리에스테르 필름 등 공업용 재료에 페인팅을 결합시킨 트랜스페인팅(Trans Painting)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작가는 두께가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색 칠한 반투명 강화 유리를 얹거나, 유리 위에 여러 겹의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얹고 일정 공간을 띄운 후 색을 칠한 포맥스 패널으로 뒷면을 막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 왔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크게 색채의 면과 필름으로 공간감이 생긴 면으로 나누어지는데, 미니멀한 형태, 감각적인 색채, 그리고 작품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필름의 시각적인 효과가 한데 어우러져 트랜스페인팅이라는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의 트랜스페인팅에 변화를 준 신작 20여 점을 선보입니다. 신작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기존의 작업과 비교해볼 때 보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미묘한 색채의 효과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원색이나 파스텔톤 계열의 색을 유리 안쪽이나 바깥쪽에 전면적으로 칠하여 하나의 색면을 만들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반투명 강화유리에 색을 칠하지 않고 강화유리 안쪽 테두리를 따라 색채를 입혀 마치 흰 면의 가장자리에서 은은하게 색채 혹은 빛이 번져 나오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좀더 입체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보는 방향이나 거리에 따라, 색채가 주는 좀더 섬세한 시각적인 효과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그 동안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색과 빛에 대한 관심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일, 왁스, 파라핀, 합성수지 등 독특한 재료로 물질성을 실험하던 활동 초기 이후, 작가는 재료의 물질적 속성을 극대화 하면서도 색채, 그리고 색채와 반응하는 빛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트랜스페인팅에서 빛은 플랙시글라스나 강화유리의 표면에서 반사되거나 두꺼운 프레임의 내부공간을 통과하여 색채를 미묘하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의 감성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내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신작 역시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기존의 트랜스페인팅 보다는 절제된 특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좀더 면밀하게 시간을 두고 작품을 보아야 색과 빛, 그리고 작품의 재료가 주는 느낌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승택의 작품은 마치 작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듯 매끈하고 정교해 보이지만, 사실 프레임 제작부터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거의 모든 과정을 작가 혼자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완성된 작품 이면에서는 빛과 색, 물질의 결합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이 다소 둔해진 분위기 속에서, 이번 전시는 미니멀한 추상 미술의 특징인 무심한 듯 세련된 감수성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Unfamiliar Landscape
14 - 30 Jul 2010 ARTPARK 아트파크 (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7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7명의 작가 김윤재, 김정주, 박진원, 이혁준, 임선이, 장유정, 정재호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기획전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풍경’을 재해석하여, 일반적인 도시와 자연의 경관이 아닌, 사회적 혹은 시각적 문제들을 제기하기 위한 소재로서 ‘풍경’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지를 복제, 편집, 변형시키거나,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해체하고 중첩시키는 등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또한 사진, 회화, 조각, 설치의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법을 보여줌으로써, 변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 주변 환경과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제공합니다. Read more
김윤재의 ‘산수조각’은 산수풍경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업입니다. 사람 신체의 일부분을 산수조각으로 변형시켜, 작가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순수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박진원은 캔버스 화면에 LED를 활용하여 풍경에 시적인 감수성을 더합니다. 산과 강, 나무의 풍경은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는 반면 LED에서 나오는 빛이 여백의 미를 돋보이게 만들어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화면을 보여줍니다.
김정주와 임선이 작가는 작가의 반복적 행위로 미니어져 구조물을 만든 후, 이를 다양한 거리와 각도에서 촬영하여 마치 거대한 스케일의 풍경 사진인 것처럼 관람객들을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들은 인공과 자연, 입체와 평면, 현실과 비현실, 보이는 것과 실재 등 정반대의 개념을 보다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풍경을 ‘연출’합니다.
한편 이혁준, 장유정, 정재호의 작업은 기억이나 시각적 인지가 불완전하며 왜곡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이혁준은 프린트한 사진을 손으로 찢은 후, 다시 이어 붙여 풍경을 재조합하고, 바니쉬 작업을 하여 붓자국이 화면에 남도록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사진을 해체하고 재조합 하는 방식을 통해 을 사진이 불완전한 기억의 결과라는 아이디어를 보여줍니다. 정재호의 회화 역시 ‘기억’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는데, 그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일상 풍경을 마치 조각난 거울에 비춰진 듯한 작은 이미지들로 조각 낸 후, 이를 모아 하나의 재구성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장유정은 실재 사물을 담은 프린트 위에 과슈나 아크릴 안료로 부분적 채색을 하여 스케일이나, 중력의 방향, 시점 등을 헷갈리게 만들어 사진의 이미지 재현 능력과 기록성, 시각적 인식의 한계 등의 문제를 다룹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변화하는 환경을 미술가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또 해석하고 있는지를 ‘풍경’이라는 소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정국택 : Pivotman
7 - 21 May 2010 ARTPARK 정국택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소재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해온 조각가입니다. 그가 만드는 인물상들은 공통적으로 원통형의 머리와 몸, 그리고 반구형의 관절과 엉덩이로 단순화되어 있어, 개성을 지닌 인물이라기 보다 현대인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익명화된 정국택의 인물들은 다양한 포즈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과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 ‘pivotman’에서 작가는 기존의 작품에 ‘운동성’의 요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신작들을 선보입니다. 물체의 중심, 회전 축이라는 뜻의 ‘pivot’과 사람이라는 뜻의 ‘man’이 결합된 ‘pivotman’은 스포츠 경기에서 중심이 되는 선수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번 전시와 관련해서는 추의 무게 중심 원리를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들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정국택의 작품에서 인물상을 고정시키고 있는 받침대는 구형, 원통형. 원추형, 사각형 등 다양한 형태로 그 자체가 인물과 더불어 작품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pivotman’시리즈에서는 작품에 일종의 추를 매달거나 오뚝이의 몸체 같은 받침대를 활용하여 작품이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작품 자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인물상들의 다이내믹한 포즈들과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균형감각과 경쾌한 운동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스테인리스 스틸 자체의 은색으로만 표면을 처리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 일부분에 색채를 더하는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넘어질 듯하면서도 다시 일어나 움직이는 정국택의 조각은 꿈과 현실, 서글픔과 자그마한 행복의 경계를 오가며 오뚝이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이번 전시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물질성과 단순 명쾌한 내용을 조화시킨 구상 조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NEW ARTPARK : INDIVIDUALS
5 - 21 Mar 2010 ARTPARK 전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아트파크 (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3월 5일부터 21일까지( 17일간)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11명이 꾸미는 그룹전를 개최합니다. 2003년 개관한 아트파크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통해 국내외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해 왔습니다. 회화, 사진, 조각 등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아트파크와 함께 해 온 중견 작가들과 차세대 주역이 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아우르는 장을 마련하여 지금까지 아트파크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역할과 비전을 조망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Read more
우선 회화로는 유명인의 ‘이중 초상화’로 잘 알려진 김동유, 수수께끼 같은 상상의 세계를 화면에 담는 정규리,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국화가 유근택 등 중견 화가들의 최근작들을 선보입니다. 사진 작업으로는 렌티큘러를 활용해 사진과 회화를 접목시키는 배준성, 포토샵에서의 디지털 콜라쥬 작업으로 관람자의 시각적 혼란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이중근, 설치 작업과 디지털 편집 기술과 결합시켜 새로운 개념의 산수화를 만들어내는 임택의 작업을 소개하여 현대 사진의 다양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한편 최수환은 검정색 아크릘 판에 각기 다른 크기의 수많은 구멍을 뚫고 여기에 LED의 빛을 통과 시켜 감각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빛의 회화’를 보여주며, 함연주는 '피어나는(Bloomming)’이란 제목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합니다. 이 밖에도 전통적 동양의 아이콘인 부처를 현대의 ‘로봇’으로 변형시키는 왕지원, 점차 단순화, 규격화 되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정국택, 영상과 설치 작업으로 더 잘 알려진 작가 김승영의 조각이 소개됩니다. -
하이브리드 지오메트리 HYBRID GEOMETRY
9 - 19 Dec 2009 ARTPARK <하이브리드 지오메트리> 전 미술가가 꿈꾸는 새로운 공간감각의 기하학, 건축의 표면과 건축적 세포의 번식을 꿈꾸는 건축가의 기하학, 공간의 비밀을 찾기 위해 기존 기하학을 부정하여 새로운 질서를 찾아내려는 수학자의 기하학을 한데 모아보는 좌충우돌의 전시이다. Read more -
김용진 : 기(氣) & 기(器)
14 - 31 Oct 2009 ARTPARK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10월 14일부터 31일까지(18일간) “기(氣) & 기(器)”라는 제목으로 조각가 김용진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작업 초기 동선, 철사, 시멘트 등을 이용해서 만다라를 상징하는 동심원 형태의 조각을 제작해온 작가는 최근 몇 년 간 금속 와이어를 캔버스에 꽂아 도자기나 인물을 만드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달항아리와 토기 등 다양한 그릇(器)을 주제로 하는 신작 20여점을 전시합니다.
작가는 작은 금속(주로 철을 사용한다) 와이어를 캔버스에 촘촘하게 꽂아 도자기나 그릇(器)의 형상을 만듭니다. 와이어를 여러 가지 형태로 꼬아 모양을 달리하고, 촘촘하게 박은 밀도, 높낮이 등을 조절하여 그릇의 질감, 입체감, 명암 등을 표현합니다. 어두운 부분은 와이어를 캔버스에 아주 치밀하게 꽂아서, 반대로 밝은 부분은 와이어를 듬성듬성하게 꽂거나 아예 빈 캔버스를 남겨 여백의 미를 강조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풍부한 양감, 질감, 단순성과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그야말로 기(氣)로 가득한 기(器)로 거듭나게 됩니다.
평론가 이선영은 이러한 김용진의 작품에 대해 “입체적인 부조의 특성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회화적이며, 금속선의 밀도 조절이 이미지 묘사하는 붓의 역할을 하면서 먹의 농담이 퍼져 나가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무수한 금속선들로 이루어진 그릇의 형태가 견고하게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서지기 쉽게, 혹은 이미 먼지처럼 부서져서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역시 김용진 작품이 보여주는 양면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속 와이어를 꽂아 선과 면을 만들어내는 작업 과정은 그 자체가 인내와 반복의 수행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김용진 작가만의 새로운 예술입니다. 소박하고 절제된 한국적인 미감과 작가의 새로운 예술적 표현이 돋보이는 김용진의 작품에서 부드러움과 견고함을 지닌 형태로 재탄생한 독특하고 창의적인 자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Read more -
여동헌 : Paradise City
28 Aug - 15 Sep 2009 ARTPARK 여동헌은 2007년 <웰 컴 투 파라다이스>에 이어, 이번에는 <파라다이스 시티>를 발표한다. 이전 작품이 동식물이 다툼없이 서로 어울리는 것을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즐거이 형용하였다. 공상이 현실이 되고, 환상이 일상으로 바뀌며, 동화같은 세상을 눈앞에 펼친다.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응시하고 있다.
파라다이스를 말할 때 흔히 언급하는 ‘에덴’ 동산이 히브리말 ‘기쁨’(delight)에서 비롯된 것처럼 그의 그림에서도 ‘희열’과 ‘즐거움’이 강조된다. 보쉬(Hieronymus Boshch)나 코마스 콜(Thomas Cole)이 묘사한 <에덴동산>처럼 아담과 하와는 없으나 즐거움만큼은 그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의 근작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느낌을 준다. 스페인, 포르투칼, 이집트, 스위스, 러시아, 프랑스 등지의 명승지들과 유서깊은 건축물이 등장하는가 하면 그가 좋아하는 음식물(소시지, 초밥, 아이스크림, 도넛), 영화주인공들(아톰, 스파이더맨, 슈퍼맨)과 악기(첼로,탬버린,타악기,건반) 등이 등장한다. 그림에는 조그맣게 여행하는 자신의 모습을 간간이 새겨넣기도 했다. 관광을 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춤추며 놀거나 현지인과 악수를 하는 장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작업은 그가 유럽에 머무는 동안 유럽의 각 도시를 돌면서 인상 깊었던 곳을 옮겨낸 것이다. 그러니까 상상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두 눈으로 목격한 것들에 기초한 것이라는 얘기다. 사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고장의 특색을 함축적으로 실어내고 있는데 그림이 밝고 명랑하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한 것은 여행객의 부담없는 마음으로 사물을 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다시피 그의 그림은 수천개의 부분들로 나뉘어져 있다. 앞과 뒤, 바로 인접 부분과 엇물리면서 무수한 이미지들이 들어차 있다. 생략과 과장없이 건물모양과 거기에 부속된 창틀,문,지붕, 탑 등을 하나도 빠짐없이 실어낸다.
이런 작업은 철저한 계획과 구상의 기초 위에 성립된다. 먼저 그림을 그리기 전에 화면에 밑그림을 그리는데 색채만 빠졌을 뿐이지 이때 ‘그림의 골조’가 들어서는 거나 다름없다.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얻을 때까지 몇 번이곤 수정하고 그런 연후에 채색단계로 들어간다. 가느다란 세필에 물감을 묻혀 하나씩 완성시켜간다. 이렇게 해서 각 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집성한’ 도시 그림이 탄생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그의 그림은 화면의 전체를 보아가며 완성시키는 일반적인 그림수법과 다르다. 미리 스케치한 부분을 ‘채워가는’ 식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벽돌을 쌓듯이 맨 꼭대기로 구축해간다. 그러니까 오차없이 작품을 완성하려면 작가 자신이 완벽한 청사진을 머리에 넣고 있어야 한다. 어느 부분이 빠져서도 안되고 소홀해서도 안된다. 이렇듯 각 부분이 다른 부분을 지탱시키는 기둥이 되어주는 셈이다.
이외에도 그의 작업은 종래의 회화와 몇가지 측면에서 구별된다. 관광지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그렇고 내용이 다른 이미지들을 두서없이 뒤섞는다는 것이 그러하며, 대중문화의 산물 혹은 일상용품들이 작품의 주 테마를 이룬다는 것이 또한 그렇다. 구성에 있어서도 회화의 측면보다 만화 혹은 애니메니션을 더 닮았다. 키치풍의 스트라이프와 버블, 화려한 장식들, 상품 캐릭터, 만화 주인공들로 화면이 들썩거린다. 거기다가 소소한 이미지까지 보태면 만물상(萬物相)이 따로 없을 것같다.
여동헌이 추구하는 것은 어떤 지고한 관념이나 높은 예술성이라기보다 오히려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는 것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의 관심도 보편적인 상식에 기초를 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취향을 반영한다. 이런 것은 그림에 등장하는 이미지들만으로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가 가본 곳,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나 기억에 남는 일, 그가 좋아하는 영화와 음식과 음악, 작업실 안에 있는 물감들과 붓, 일상용품과 가재도구 등등을 화면위에 펼쳐놓는다.
그의 작품에서는 우리가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무장충돌과 전쟁,지진,가뭄과 홍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안전한 구역’내에 있으며 서로의 관계도 평화롭고 조화롭다. 사실 고통스런 현실에 직면했을 때 가볍고 재밌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이 생을 ‘끝없는 착란의 연속’이라고 불렀듯이 우리는 고통을 피하면서 삶의 표면을 미끄러져 간다. 아마도 고통회피의 본능이 우리안에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 우선 피하려는 본능이 작동하며 잠시의 회피만으로 행복하다는 착각을 갖는다.
여동헌의 작업은 현실에 비추어 한가롭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어쩌면 허황된 행복의 신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수시로 찾아오는 상처나 고통에 위협받기보다 기쁨에 활짝 열려 있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니까 말이다.
그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귀도가 처형장으로 끌려가면서도 마지막 순간에도 아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작가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상황앞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말하는 것같다. 여동헌은 어떤 순간에도 미소와 쾌활함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동화같은 세상’을 펼치게 만든 주된 이유가 되지 않나 싶다. 한번 뿐인 인생을 소중하게 보내자는 내용에 공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Read more -
강서경 : Theatre the Cloud
10 - 23 Jul 2009 ARTPARK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 Theatre the Cloud >, 오는 7월 10일부터 7월 23일까지 강서경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과 회화, 드로잉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멋스럽고 감각적인 작업을 보여줍니다. 발레리나의 형상을 한 아바타의 이미지와 마리오네뜨가 등장하는 ‘Theatre the Cloud’ 는 직역하면 ‘구름 무대’라는 뜻으로, 작가만의 독특한 몽상적 상상을 구름이라는 부유하는 공간 속에 담아냅니다. 마치 활력 넘치는 산수화를 보는 듯 몽상이 부풀어오르는 순간을 그려내는 회화 작업과, 동시에 회화를 이용한 감각적인 영상작업들을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즉흥적이고 경쾌하게 그어나간 붓질/물감이 중력의 법칙을 받으며 아래로 흘러내리는 순간 화면 전체에 생동감이 감돈다......구름이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 또 다른 풍경을 거울처럼 비춰주고 사라지기를 거듭한다. 구름의 형상 안에 또 다른 형상이 숨겨져 있다. 그림 안에 그림이 있고 화면에 또 다른 화면이 숨어있는 형국이다. 그것은 부유하는 화면, 떠도는 극장이자 흘러 다니는 구름이다. _(중략) _작가는 구름을 만지듯 그렸다. 그렇게 그린 이미지는 다시 영상으로 제작되어 또 다른 버전으로 보여진다. 작가가 그려놓은 드로잉, 그림들을 수집, 배열, 조합하는 과정에서 영상이미지가 탄생한다. 부동의 회화가 천천히 움직이고 사라지기를 거듭하면서 마치 구름의 실제적인 이동과 움직임 아래 그 안에 들어온 이미지를 느리게 보는 체험을 감각화한다” 평론 글 중 일부 발췌 (박영택 경기대학교 교수/ 미술평론)
강서경의 작업은 그림과 영상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현실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잠시 다녀오는 체험을 자극합니다. 주어진 현실적 삶의 무게를 덜고 떠나는 여행과 같이 일상에서 벗어난 또 다른 삶을 꿈꾸게 하는 것입니다. 몇 개의 레이어로 겹쳐 칠해진 구름의 형상들은 만들어진 여백을 형성하며 회화의 다중적 공간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관객으로 하여금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동시에, 잃어버린 기억들을 꿈꾸게 하고 상상하게 함으로써 여운 속에서 작업을 즐기게끔 하고자 하는 작가만의 소통의 의미입니다.
경쾌한 붓질로 표현된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들은, 관람객에게 구름 위를 산책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강서경이 선사하는 무대 위 풍경들을 따라 구름 속 여행에 동참해 보시길 바랍니다. Read more -
정종기 : Talk
17 Jun - 5 Jul 2009 ARTPARK Read more -
Painted Painting
11 - 24 Mar 2009 ARTPARK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3월 11일부터 24일까지(14일간) 미니멀리즘 작가 8명의 작업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 “Painted Painting"전을 연다. 참여 작가들은 아크릴 페인팅과 혼합재료, 프린트 기법 등을 활용하여 기하학적인 엄격함과 단순성을 보여주며, 아티스트로서 작가의 ‘개성’은 최소화시키고. 작품 자체의 재료와 물성(物性)을 강조한다. 특히 장승택, 홍승혜를 제외한 6명이 대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대구 현대미술의 특징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최근 구상 미술의 유행 속에서, 색, 면, 선의 구성만으로 절제된 미를 보여주는 미니멀 추상미술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Paintied Painting
화가 또로니(Niele Toroni)는 몇년전 대구에서의 개인전과 함께 열린 강연회에서 자신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페인터라고 주장했다.
아트란 아티피셜이란 말에서 보듯 자연이 아닌 인공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공은 ‘우주의식’ 그 자체인 자연과 대치되는 ‘개별적 자아’가 가진 욕구의 의도적 실현을 말한다. 따라서 아트라는 인공적인 행위는 자아의 탄생, 즉 독립된 개체의식을 가진 ‘나라고 하는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그 이전에는 예술행위로서의 아트가 아닌 순수한 몸짓으로서의 페인팅만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트가 순수행위의 페인팅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인 ‘나’가 거세되어야 한다. 즉 아트의 일반적인 행위에서 표현, 내용 등 ‘나의 영역’에 해당되는 부분이 배제되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남게 되는 것은 재료, 물성 그리고 불가항력의 시간에 작업을 맡겨두는 입장이거나 엄격한 기하학적인 법칙을 순순히 따르는 자세 등이 아닐까. 나를 버리고 절대적인 어떤 힘과 상태에 내맡겨지거나 순응하는 행위, 이른바 사역동사(使役動詞)로서의 페인팅(painted painting)이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되겠다.
- 기획자 황인 Read more -
A SMALL FORTUNE
14 - 20 Feb 2009 ARTPARK 'A Small Fortune'전에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젊은 주역들의 정성과 열정이 담겨있습니다. A Small Fortune'이 작고 소중한 가치를 의미하는 것처럼, 모든 분들께 커다란 행운을 선사하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Read more -
iRobot 2
10 - 30 Oct 2008 ARTPARK 아트파크는 i Robot ₂전시를 기획하여 서로 만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지는 예술과 과학분야의 집성체인 ‘로봇’을 주제로 조화로운 발전적 미래를 꿈꾸어 보고자 한다. 과학이 지배하는 현대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로봇은 과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가치로서도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재이다. 인간에게 친근한 이미지이자 꿈과 희망을 대변하는 존재인 로봇은 어릴 적의 동심과 즐거운 상상력,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현에 이르기까지 영원하거나 완벽해 지고픈 인간의 소망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본 i Robot ₂전시는 다양한 계층의 관람객들에게 현대 예술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Read more -
Collection
17 Jun - 5 Jul 2008 ARTPARK Read more -
시간여행
16 May - 1 Jun 2008 ARTPARK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 생성, 변화,움직임, 소멸 등 한 화면 속에서 현대인들이 마음 한구석 꿈꾸어보는 시공을 초월한 무한한 꿈과 가능성을 꿈틀거리며 여행할 수 있는 전시가 되고자 합니다. Read more -
from Peolple
16 Apr - 6 May 2008 ARTPARK 사람은 모든 예술의 주체이며 동시에 모든 영감의 대상이자, 주제와 매체이다. 시대, 지역, 문화, 나이, 성별, 신분 등의 여러 환경 속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다른 모습과 생각은 미술이라는 시각물을 통해 재탄생되고 새롭게 해석되었다.
‘From People’전의 작가 정 종기, 김준용, 신소영 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작가의 독특한 조형언어와 개성으로 이시대 우리의 모습으로 표현하였으며 모노톤의 차분한 색감과 정적인 몸짓은 보는 이들을 사색에 잠기게 한다. 그리고 이들 작품 속의 대상화된 사람이 우리에게 투영되는 의미를 재발견해보고 내재되었던 나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성을 음미하게 한다. Read more -
심문필 : Espace infini
12 - 30 Mar 2008 ARTPARK 비어있음으로 충만한 禪의 역설
진리는 단순하다는 말이 있다. 심문필의 조형언어 역시 복잡하지 않다. 마치 몬드리안이 모든 것을 추상화시키고 남은 조형언어의 뼈대로만 우주의 코스모스를 실현하고자 했듯이, 심문필은 선, 면, 음영, 색채 등 가장 근본적인 조형적 틀로 본질에 접근한다.
최소의 것만을 남겨놓은 미니멀한 화면에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수평선의 중첩이다. 미세한 선들을 중첩시켜 밀도감을 높이고 경계를 흐릿하게 지워버리는 화면에서 시간의 축적과 공간적 깊이를 느끼게 된다. 또한 수묵의 농담처럼 빽빽하다가도 이내 넓게 번져버리는 색면의 배치는 동양화의 운필을 연상시킬 만큼 멋스럽고 자유롭다. 선과 색면을 자유롭게 운용하며 선과 선 사이의 의미의 층을 확보하면서 넓은 여백과 조화를 이루게 함으로써 그의 작품은 수학적 비례감을 뛰어넘는, 비유적인 함축성을 얻는다.
색면추상파가 화폭 가득한 색면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압도하는 숭고적인 명상을 이끌어 낸다면 심문필의 색면은 오히려 비어있음으로써 충만한 선(禪)의 역설을 명상하게 한다. 그것이 17여년간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작업하면서 심화된, 은연 중에 암시되어 있는 작가의 동양적 뿌리인지도 모르겠다. 가장 근원적인 요소를 통해 보편성에 도달하고, 최소의 언어로 심연에 닿는 동양적인 정신의 한가운데에 심문필의 작품이 있다.
임훈아 (아트파크 큐레이터)
무한공간
프랑스 파리에서 17여년 작업하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 심문필의 「무한공간」은 수평선을 흡수하고 공간의 밀도를 심화하는 대형의 색면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 「무한공간」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바로 어른거리는 수평선처럼 다가오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그렇지만 밝은 화면을 추상기법으로 강조한 무한한 공간감이다. 그의 작품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해변이 차례로 펼쳐진 풍경 속으로 관람자를 끌어들인다. 추상적인 이 요소들은 자연의 무한함과 그 앞에서의 명상 외에 어떤 현실에도 속하지 않는다.
조용한 부동성 앞에서, 각각의 층이 서서히 표면으로 떠오르는 인상을 받으며 그림 밑바닥에서 변화를 암시하는 빛의 흔들림을 본다. 이 빛나는 반투명 물의 깊이를 넘어, 시간과 공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복을 느낀다. 진한 농도의 안료에 흡착되기도 하고, 미세한 빨간 선으로 불 밝혀 있는 밤의 짙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심문필의 추상적 요소들은 이렇게 기하학적인 천체 풍경에 신비함을 부여하고 있다.
베르나르 뿌앵(Bernard Point ), 전 갤러리 에두아르 마네 관장 Read more -
Sweet
7 - 25 Nov 2007 ARTPARK Read more -
Possible & Impossible
17 - 30 Oct 2007 ARTPARK 대개의 미술행위란 사물 혹은 사건을 감각하고 이를 사고한 다음 다시 표현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감각과 사고의 관계가 언제나 균형을 유지하거나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감각과 사고가 일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그들 사이에 서로 어긋남이 존재하는 경우를 발견하는 쉬지는 않다. 보통의 경우 사 고불가능의 경우에 감각불가능이 따르고 따라서 표현도 더 이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고불가능의 상태가 곧 감각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작가라는 존재는 사고불가능한 것도 감각가능한 것으로 끌어올리며 그 결과에 따라 거꾸로 개인적으로 사고가능한 상태로 변신시키는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라 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 소위 조형 예술가라고 하는 직업의 특징은 사고와 감각을 꼭 일치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런 상태를 더욱 즐기려는 성향에서 쉽게 발견된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런 어긋남을 전혀 못 견뎌 하는 작가들도 있겠지만 작가에 따라서는 그 어긋남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보려하고 거기서 드러나는 새로운 국면의 발견과 즐거운 과정들을 작업의 주제로 삼는 경우도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미술의 요소에서 운명적으로 떨칠 수가 없는 ‘공간’에 관한 것이다. 그것도 감각과 사고의 불일치에서 필경 발생하기 마련인 ‘상식 밖의 공간’의 진면목을 다루는 일이 된다. 사고와 논리의 지배력을 자꾸 벗어나려는 감각의 엉뚱함과 가끔은 신체에 가두어진 감각의 유한한 자유를 약 올리며 앞질러 가려하는 사고의 거친 비약 사이에서 가능함(possible)과 불가능함(impossible)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겹치는 어떤 순간, 혹은 이들 사이를 왕복하는 과정에서 공간은 어떤 변형과 진화를 하는가 하는 점을 보게 될 것이다. Read more -
생각하는 i(아이) (Art in Philosophy)
27 Jul - 16 Sep 2007 ARTPARK "생각하는 i(아이)"전은 한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젊은 작가 18명의 작품으로 구성되며, 철학적 예술세계의 독창적이고도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18인의 작가는 그 어느 철학자보다도 생생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작품 속에 구현합니다.
어렵게 느껴져 온 철학을 미술을 통해 친근하고도 흥미롭게 체험하고 평면, 오브제, 입체 설치 작품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와 실험 속에서 철학적인 궤적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시명 “생각하는 i”의 'i'는 사고하는 주체로서의 ‘나(I)'이며, 순진무구한 동심으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어린이의 ‘아이’,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생각의 거리를 제공하는 정보(information-앎)의 아이(i)'입니다.
‘철학(philosophy)’의 어원인 '앎(sophia)에 대한 사랑(philo)’이라는 말처럼, ‘아이’의 눈으로 순수하고 솔직하게 질문을 던지며 ‘앎’의 의미를 추적해 나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생각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는 행복한 체험이 되기 바랍니다. Read more -
거울보기 Visual Reflection
12 Jun - 1 Jul 2007 ARTPARK Read more -
여동헌 : Welcome to Paradise
2 - 20 May 2007 ARTPARK 여러 동물과 과일들로 흥미진진함과 즐거움을 표현하는 작가 여동헌의 개인전이 아트파크에서 “Welcome to Paradise"라는 주제로 전시됩니다. 크기와 비례가 무시된 색색의 과일들, 공존할 수 없는 동물들이 함께 노닐고, 상상의 나무들과 꽃이 가득 피어있는 아름다운 모습이 강렬하고 밝은 원색과 단순한 도상으로 평화로운 낙원의 모습을 펼칩니다. 흥미진진한 낙원의 시각적 즐거움은 보는 이들을 절로 웃음 짓게 합니다.
여동헌의 단순 명쾌한 평면적 회화 작업은 원근법이나 명암법 등을 사용하지 않고 튜브에서 짠 그대로 섞지 않고 바른 듯한 높은 채도의 색상들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1996년 한국판화 미술진흥회의 BELT'96으로 첫 개인전을 개최하게 된 후 입체판화(3D Serigraphy)기법으로 화단에 데뷔한 여동헌이 수년간의 프랑스 생활 후 선보인 평면적 회화작업은 평면적으로 처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색상과 그 웨이브의 역동적 형태가 더불어 마치 물감의 뻑뻑한 점성이 느껴지는 듯하며 고유한 물성을 드러내며 흘러내리는 듯한 강한 느낌을 갖게 됨은 경이로운 시각적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아트파크 전시에서 작가는 또 다른 시도로 새로운 모험을 눈앞에 펼쳐놓습니다. 이전의 작업 "Welcome to Paradise" 시리즈가 숲과 하늘을 바탕으로 갖가지 나무와 동물, 꽃, 집들을 한 화면에서 다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그것들을 하나하나씩 해체해 보는 방식을 시도합니다. 동물, 꽃, 과일 등을 소재별로 한 화면에 한 소재만을 구분하여 다룸으로써 그 소재를 치밀하게 조명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등장한 수많은 캐릭터들에게 하나의 작품으로 나름의 생명을 넣어주고 그것들의 연구를 통하여 좀 더 발전적이고 다양한 낙원의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Read more -
이영희 : Duality - 知와 사랑
4 - 22 Apr 2007 ARTPARK 아트파크에서는 지와 사랑(이원성)의 조화를 주제로 봄에 어울리는 소소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영희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영희는 스스로도 타고난 페인터이자 색채주의자라고 할 만큼 회화를, 그리고 색채를 떠나 본 적이 없는 작가입니다.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그의 작업은 다양하고 넓은 색채의 스펙트럼이며 섬세한 변이들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밝은 색과 어두운 색, 원색과 중간색, 유채색과 무채색 등 모든 색상과 명도 및 채도의 단계들을 섭렵하면서, 가벼움과 무거움, 따뜻함과 차가움, 투명함과 탁함 등 다양한 표정들을 연출하여 온 것입니다. 그의 작업은 색채와 그것들의 관계의 무한함에 대한 발견의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과정은 표현의 과정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질 적인 상반요소의 대비에서 오는 긴장감과 역동성을 느끼게 했던 예전의 작업에서 벗어나 고요함 속에서 잔잔히 물결치는 색채의 움직임에 귀 기울이도록 합니다. 그동안 그려왔던 역동적인 구조와 선들을 그림의 가장자리로 묻어 감성을 끌어안는 이성의 틀로 세우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꿈과 희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직선은 인간의 선으로, 지성의 표현이라고 느끼고 곡선은 자연의 선으로, 감성적이라고 보고 기하학적 기반에 자연의 요소를 더해 지와 사랑의 아름다움을 조화시킨 작품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작가가 원하는 공존의 중심이 됩니다.
이영희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자연스럽게 그림에 표현함으로써 헤르만 헤세의 ‘知와 사랑’에서처럼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이원적 요소가 서로 공존되고 승화된 단계에 이르는 것에 대한 열망을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것이 둘이 있을 때, 하나만의 존재는 슬픔이며 세상은 서로 다른 것이 공존할 때, 아름다워 짐을 작업을 통해 실현 시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입니다. Read more -
권기수 : Black Forest
8 Nov - 3 Dec 2006 ARTPARK ‘동구리’라는 캐릭터로 유명한 권기수의 개인전이 아트파크에서 "Black Forest"라는 전시 주제 아래 개최된다. 동구리는 기존 작업들에서 회화, 조각, 동영상, 설치 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유롭게 노는 모습, 무언가를 뿜어내는 형태 등 어떤 행위를 중심으로 표현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Black Forest"라는 새로운 공간 속에 동구리가 놓여지게 된다. 마치 검은 먹을 가득 부운 듯 한 캔버스는 형형색색의 빽빽한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그 속에 작은 동구리를 담고 있다. 또한 대나무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매화 향기를 맡으며 날거나 혹은 앉아서 자연을 감상하는 동구리는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Read more -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진화공간 (Voronoi Diagram - Evolutionary Space)
21 Sep - 3 Oct 2006 ARTPARK 공간은 미술가들이 오랫동안 집요하게 추적해온 대상이었다. 현실 속에서 공간은 홀로 외롭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과 동거를 한다. 이 둘은 전혀 다른 몸이면서도 때때로 양성구유 체처럼 하나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인간의 몸이 실감할 수 있고 계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 실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간은 사물과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고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사물에서 질료가 제거되고 나면 공간이 남는다. 공간은 사물 그 자체는 아니나 그 틀을 추상화하여 이해하는 데에 가장 유용한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 인간은 점, 선, 면, 입체 등의 차원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미술의 운명은 언제나 질료를 동반해야만 한다는 점에 있다. 미술은 공간을 다룬다고 하면서 실제의 작업에서는 질료 혹은 질료를 지닌 사물을 다루고 있다. 이런 모순은 미술작업이 운명적으로 갖고 있는 속성이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은 공간과 시간, 질료와 사건들 사이에 놓인 관계성을 종합적으로 보려는 새로운 세계관이다. 공간은 진화한다. 공간도 생명체도 질료를 가진 불안정한 것들만이 진화를 한다. Read more -
김동철 : Over the Landscape
30 Aug - 17 Sep 2006 ARTPARK 아트파크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풍경을 그리는 김동철의 열 두 번 째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김동철은 흔히 말하듯 그림 같은 자연 풍경의 이미지들을 작가만의 은은한 색조와 붓 터치로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연을 이루는 물질을 묘사하기 보다 자연을 관조하여 고요하고 아름다우며 또한 풍요로운 자연의 복합적인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동철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외향적인 형상들 - 산, 호수, 물 안개 등은 자연이라는 명백한 하나의 주제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김동철의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은 자연을 그려놓은 여느 풍경화를 바라본 후 느껴지는 감흥 이상의 여운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작가가 자연의 본질적인 의미를 이해하며 작업에 임하려고 하는 노력에 기인할 것입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처럼 그의 회화작품 또한 자연의 이러한 본성을 닮으려 노력합니다. 더 나아가 작가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정서적 치유를 받는 것처럼 그의 친숙한 자연 풍경화를 통해 관람객이 작은 치유를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평론가 신항섭이 쓴 김동철 회화에 대한 다음 평은 이러한 김동철 작품의 특색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김동철의 그림은 관념화다. 설령 실상의 재현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거기에는 실체가 없다. 작가의 미적인 감수성과 미의식이 합성해 낸 자연과 또 다른 형태의 자연 이미지일 따름이다. 그러나 그의 감수성과 미의식은 너무도 투명하여 그에게서 나오는 자연의 이미지는 정서적인 치유의 가능성을 높인다. 그의 그림과 마주하면 고요한 세상이 건네는 순도 높은 정신 감정의 정화를 맛보는 것이다. Read more -
변선영 : 그림 속의 집 집 속의
3 - 21 May 2006 ARTPARK 아트파크는 집을 그리는 작가 변선영의 전시를 엽니다. 이전까지 변선영의 작업은 집의 외부 형태를 주소재로 캔버스를 구성했었고 그의 작품에서 항상 볼 수 있는 기와가 달린 한옥의 모습은 마치 그의 그림에 캐릭터처럼 등장했었습니다. 반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집 내부의 모습을 주소재로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은 집안의 일상적인 실내풍경을 평면 또는 입체적인 구성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작가만이 지닌 다채롭고 강렬한 색의 조화가 잘 어울려져 있습니다. 또한 벽지와 가구의 아름다운 동양 패턴을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 돋보입니다.
변선영의 작업은 계속해서 모순의 아이디어를 일상적인 사물의 재발견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것들, 발견하는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어쩌면 하찮은 것으로까지 전락한 우리의 일상적인 집과 그 집속의 세부적인 벽, 걸려있는 그림, 또는 오래된 가구 같은 평범한 소재를 극히 세밀한 드로잉과 강한 색상으로 재현하여 눈에 띄는 다른 물건으로 변화시킵니다. 이로 인해서 우리는 새롭게 그 사물에 대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우리 곁에 항상 편재하지만 그 소중함이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 역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서양적인 가구나 집안 구조를 그려낸 풍경에 동양적인 가구나 세밀한 패턴을 그려 대치되게 하는 것 또한 대립된 모순을 형상화한 표현방식입니다.
변선영은 표현에 있어서 이전까지는 외향적이고 본질적인 집과 가정의 의미를 그려왔다면 이번 작품들 속에서는 좀 더 구체적이고 형상적인 오브제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그는 사물의 내면적인 의미와 본질 그리고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오래된 회화의 전통 방식인 수작업 드로잉을 고수하는 것 또한 현대 예술에서 간과되어가는 전통적인 회화 기술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Read more -
김태곤 : 아기사슴섬 小鹿島
23 Nov - 15 Dec 2005 ARTPARK 색실과 사진을 사용하여 흥미로운 작품을 제작하는 김태곤의 이번 전시는 일제 치하 당시 강제 구금 되었던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이 깃든 섬, 소록도(小鹿島)를 모티브로 하여 기획되었습니다. ‘아기 사슴 섬’ 이라는 의미의 소록도는 형태가 작은 사슴의 모습을 닮았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여행이나 사회의 주요 이슈를 작품의 주요 소재로 채택하며 그가 여행하는 곳의 특별한 상황과 의의를 작품에 담으려 노력합니다. 2005년 일제에 의하여 강제 구금되었던 환자들의 손해배상에 대한 문제가 한일 간 진행되는 가운데 작가는 작품 제작을 위해 소록도를 방문했습니다.
김태곤은 액자 및 입체의 틀 안에 채색된 실선을 이용하여 기하학적인 형상을 만듭니다. 이 기하학적인 형상들은 소록도의 근대 건축 -대부분 일제시대 때 한센병 환자들에 의하여 직접 찍어낸 벽돌로 지어진 건축물들- 을 비슷하게 재현하거나 변형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작품 표현에 있어서 작가는 사실적 재현을 추구하기보다는 인상을 드러내기 위해 자율적으로 표현합니다.
기하학적인 입체 작품과 함께 전시되어질 다큐멘터리의 성격을 갖는 사진 작품들은 소록도 내의 근대 문화유적으로 지정되었던 곳과 그 내부를 위주로 촬영한 것들입니다. 작가는 이 사진 작품들을 흐리게 촬영하여, 눈물을 글썽일 때 보이는 풍경처럼 나타냈으며 작품 앞에 매우 가느다란 색 실선을 팽팽하게 설치하여 격리되어 고통 받았던 소록도 사람들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ad more -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진화공간 (Voronoi Diagram - Evolutionary Space)
10 - 20 Oct 2005 ARTPARK 백년전에 시작되었으나 최근에 급격한 각광을 받고 있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은 공학자, 수학자는 물론 예술가에게도 자연과 공간의 구조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는 범용적인 이론이다. 이 전시는 전세계의 수학자, 공학자와 미술가가 동일한 이론을 놓고 사고를 교류하는 전시로써 국제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며, 제2회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의 국제학회가 한양대에서 열린다. Read more -
요술 미술 The Magic of Art
29 Jul - 21 Aug 2005 ARTPARK 미술은 요술이다. 그리고 미술가는 요술쟁이이다.
미술가는 무한한 상상력과 예리한 관찰력, 논리적이며 과학적 사고와 미래지향적 작업으로 마치 요술쟁이처럼 신기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척척 제작하곤 한다.
아트파크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요술·미술 _ The Magic of Art」전을 기획하였습니다.「요술·미술 _ The Magic of Art」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표현된 작품들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오브제가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실물처럼 그려진 작품들은 미술이 갖는 ‘재현’이라는 근본적인 속성을 보여주며, 시대를 초월하여 ‘잘 그리는 화가’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김강용, 김경민, 안성하, 박찬선, 최수앙의 작품이 이에 속합니다.
두 번째는 원근법의 착시나 색채의 장력을 이용하여 순수한 시각상의 효과를 나타내며, 간섭효과 · 잔상효과 등 다양한 착시효과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효과들로부터 관람자들은 2차원에서 3차원을 느낄 수 있으며 시각효과의 수수께끼를 즐기게 될 것입니다. 경지연, 남은경, 변선영, 이용덕의 작품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마치 마술과 같은 시각적 효과를 창출해내는 작품들입니다. 관람객의 참여가 작품에 반영되어 상호소통 가능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동작감지 센서와 같은 기기는 관람객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다양한 작품으로 표출해냅니다. 양민하 · 함영이, 전가영의 작품에서 이러한 반응을 즐겨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다양한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직접적인 신체의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설치작품들은 만지거나 먹을 수 도 있고 작품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강애란, 권기수, 김민정, 김승영, 김은선, 김창겸, 박은선, 박현선, 신소영, 신한철, 오정미, 주성혜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무한한 가능성과 신비한 미술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미술의 장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Read more -
김동유 : Silent Images
4 - 22 May 2005 ARTPARK 캔버스 전체를 픽셀의 단위처럼 나누는 동시에 화면 전체를 또 하나의 다른 이미지로 만드는 김동유의 개인전「silent images」를 개최합니다.
김동유는 관람자 위치에 따라 두 개의 이미지를 볼 수 있는 회화작품을 발표합니다. 예를 들면 하나하나의 작은 ‘마릴린 먼로’ 이미지가 모여 커다란 ‘반 고흐’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입니다. 멀리에서 캔버스 전체를 관망하면 음영 처리의 ‘고흐’ 이미지가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먼로’의 작은 이미지 단위들이 반복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김동유의 회화는 이미지들 사이의 ‘치환’을 통해 시지각의 교란을 일으킵니다. 또한 관람자가 어느 한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감상해야하는 절대적 거리를 해체시킵니다. 즉, 먼로의 이미지를 지각할 수 있는 거리에서는 고흐의 이미지를 인식할 수 없고 반대로 고흐의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거리에서는 작은 단위의 먼로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인지되지 않은 채 명암을 이루는 단위들로만 인식됩니다. 이렇게 그의 회화는 관람자를 움직이게 하여 ‘보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김동유는 기법적으로 픽셀의 단위를 차용함으로 영상 매체 시대의 시지각적 반응을 표현하면서 철저하게 그리기 방식을 고수하여 회화성을 지키고자 합니다. 작가의 신체와 노동이 개입된 지점에서 그의 작가정신을 찾을 수 있으며 이 시대에 회화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편, 먼로의 이미지나 고흐, 기타 여러 도상들은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미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미지의 선정보다는 배치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즉, 반복과 나열에 의한 배치는 전체적으로 완성 되었을 때 새로운 이미지로 치환되는 방법론으로 김동유 회화의 중요한 코드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영상 매체 시대의 시지각 인식의 해답을 작가정신과 노동 속에서 찾는 그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Read more -
반미령 : 꿈꾸는 창
23 Feb - 20 Mar 2005 ARTPARK 춥고 긴 겨울을 지내면서 생명의 강인함과 신비를 지니고 탄생하는 매화나 아마릴리스와 같은 봄의 꽃이 가장 강하고 신비하고 아름답다’고 합니다.
봄의 꽃을 그린 작가 반미령은 이번 전시에서 봄의 꽃과 일상적인 삶의 주변풍경, 작은 오브제와 그리고 꿈속의 환상적 풍경으로 재구성하여 사실 묘사합니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터치와 깔끔한 구성으로 단아함과 완성미를 보이며, 작가의 이상적 상상의 세계를 고전적인 방법으로 표현하면서 현대적으로 배치합니다. 또한 작가의 환상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신화에 근거하여 표현합니다.
반미령의 작품은 바깥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모험이라기보다는 창문과 새, 꽃, 섬을 통하여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작가의 내면세계를 조심스럽게 은유적으로 제시합니다. 살아 숨쉬는 듯한 세밀한 묘사와 롤러를 사용한 대범한 여백의 공간, 정물의 부드러운 곡선과 바깥풍경에 있는 콘크리트 벽면의 기하학적인 직선, 넓은 열린 바깥세계와 닫혀 진 내부 공간 등은 서로 대조를 이루며 작가의 강한 정신세계를 아주 강하게 그러면서도 아주 부드럽게 보여줍니다.
단순히 예쁜 꽃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아닌, 현대인의 잃어버린 꿈과 이상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최욱 : The Sound of Breath
13 - 31 Oct 2004 ARTPARK 기술과 매체의 발달로 물감, 붓으로 그리는 힘든 작업을 기피하는 요즘, 최 욱은 ‘회화’의 참모습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드로잉과 평면이라는 회화의 숙명적 과제 앞에서, 최근 들어 활발하게 보여주었던 설치 작품들과 매체로부터 ‘다시 평면으로’ 돌아가 ‘손’의 기능을 회복하고자 합니다. 대상의 느낌을 말그대로 ‘잘 그린’ 그림, 재료의 성질을 이용하여 거친 붓 놀림과 붓질의 속도를 즐기며 그린 그림, 다양한 원색을 사용하면서 조화로운 색쓰기의 어려움을 통감하며 그린 그림, 그야말로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원초적이고 본질적으로 혼신을 다하여 연구한 작품들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식물, 곤충과 사물들은 숨을 쉬며 ‘같이’ 살아가는 것들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외견상 다르게 보이는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과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소통이라고 합니다. 상호소통의 근원을 들이쉬고 내쉬는 ‘숨’에서 발견하는 작가는, 캔버스에 대상을 그려 넣음으로 그들에게 ‘숨’을 부여합니다. 마치 작가가 큰 숨을 내쉬며 그려낸 듯 본래 크기보다 매우 크게 확대된 이들의 형상은 전시공간을 가득 메우며 숨소리 가득한 공간을 연출합니다. 캔버스 위에 전체적으로 흘러내린 물감 자국은 우연성의 효과로,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흐릅니다.
최 욱은 상호소통과 관계에 대한 개념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며, 회화의 본질과 영원성을 확인해보고자합니다. 회화의 전통성을 재발견하려는 그의 예술세계로부터, 진정한 회화란 무엇인가 물을 수 있는 의미있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Read more -
강용면 : 대중조각
23 Jun - 18 Jul 2004 ARTPARK 아트파크에서는 형형색색의 조형 작업을 전개하는 강용면의 개인전「대중조각」을 개최합니다.
나무조각과 화려한 오방색 채색으로 ‘한국적’ 정체성을 찾던 강용면은 끊임없는 연구의 결과로 새로운 조형 언어를 보여줍니다. 변화된 그의 작업은 일차적으로 재료성 탈피로 드러납니다. 나무 재료가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단단함은 가느다란 동선으로 그 형태를 대신하는데, 동선 하나 하나와 빛을 수용하는 색색의 모자이크는 한층 더 높은 시각적 효과를 나타냅니다. 동선으로 만들어진 구조에 조각조각 걸려진 모자이크는 외부 환경에 의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화려한 오방색으로 반짝이는 닭, 말, 개, 양, 새들은 각각 독립적인 작품이면서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조화를 이루며 마치 한 폭의 민화가 입체로 형성된 듯 합니다. 벽면에 커다랗게 걸려지는 나비의 형상에서 자연을 볼 수 있고, 부처의 좌상에서는 명상을, 확대된 얼굴형상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힘을 발산합니다.
강용면은 재료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용하면서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가 추구하고 있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통한 한국성에 대한 개념은 그대로 보여집니다. 빛의 색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전통성은 작품 안에서 차용하고 있는 형태나 소재, 오방색의 선택으로 드러내고 있고, 현대적인 조형성은 물론 재료에서 오는 경쾌함과 시각적 효과, 빛의 발산을 통한 표현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조형 언어 안에서 한국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Read more -
한국의 정신 韓國의 精神
20 Feb - 14 Mar 2004 ARTPARK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술의 경향도 바뀌며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한국 미술의 정체성, 한국 미술의 뿌리는 결국 한국의 정신이 담긴 한국화라고 봅니다. 한국화와 서양화의 구분조차 모호하고 장르의 구분도 없어지고 있으나 1970년대 절정을 이룬 한국화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한국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바로 잡고자 합니다.
한국화는 이 시대의 회화로서 보편적인 언어의 획득과 전통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그로부터 이루어지는 새로운 비전을 열어가야 합니다. 즉, 사고의 관념성이 철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어지는 지가 이 시대의 과제입니다.
이에 아트파크는 '韓國의 精神'전을 통해 오늘날 한국화의 자리를 다시매김 하기위해 6대화가를 비롯한 원로 작가와 젊은 작가로 구성이 됩니다.
인물화와 문인화에서 독특한 필력을 발휘하는 이당 김은호, 한국의 향토적인 삶과 자연, 작가 자신의 체험적 삶을 밀도 있는 수묵과 서정적인 화필로 표현하여 한국화의 새로운 장을 연 청전 이상범, 한국 진경산수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나름의 독자적인 기법, 갈필(먹물을 적게 사용하여 마른 듯한 상태의 붓으로 그리는 기법), 적묵 (먹이 마른 후에 다시 겹쳐서 그리는 기법), 파묵(옅은 먹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위에 진한 먹을 사용하는 기법) 등 그 나름의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여 "한국의 흙냄새가 물씬 풍기는 토속적인 작품"을 하는 소정 변관식, 동양정신과 서양적 양식을 혼합하는 고암 이응로, 무속적 이미지를 진채기법에 의한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는 내고 박생광, 전통적인 소재인 인물, 화조에서 청록산수, 민화풍의 바보산수 그리고 추상적 이미지 작업까지 다양하고 화려한 소재와 표현을 추구한 운보 김기창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또한 젊은 작가들은 우리 고유의 조형성과 예술세계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동양의 평면성, 시간과 순간개념, 흐림과 무경계 등 다양한 주제와 전통적인 기법들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검은 먹선이 빽빽이 들어선, 얼핏 그 조형적 기법이나 붓의 터치가 서양화의 기법을 쓰고 있는 듯 보이나 한국특유의 담백함이 베어있는 강경구의 화폭, 먹과 선의 자율적 움직임과 여백의 적극적 개입을 보여주는 임현락의 그림은 무엇을 그린다는 사실이 갖는 완결성보다는 그려가는 중도의 과정과 그 미완의 의미에 문을 여는 행동이 바람처럼 남겨져 있습니다. 추상화되고 단순화되어 패턴화된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나이브하게 표현한 이김천의 작품, 시공간의 곡선이 갖는 3차원의 의미와 기하학적인 의미로 전환해 가는 무중력 선들을 표현한 오숙환의 먹선과 한지, 영원한 생명력과 꽃을 매개로 한 간단없는 변화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관류적인 진지함을 그려낸 이기영 그리고 스밈, 번짐, 비침을 미학적 바탕에 두어 강하게 드러냄으로써 힘을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 깊이 삭임으로써 은근한 힘과 무게를 갖는 석철주의 작품 등이 전시됩니다.
한국화의 정신을 이어받은 작업은 현대 서양화의 김창열(여백의 미), 이우환(여백과 서체변형), 이강소 그리고 문범, 이인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물감이 스며들게 만들었던 모리스 루이스 (Morris Louis), 가공하지 않은 캔버스의 색채 번짐이 함축한 의미를 파악하여 색채와 바탕의 통일을 창조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는 헬렌 프랑켄탈러 (Helen Frankenthaler)등 많은 서양화가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유럽미술시장에서 일고 있는 동양화에 대한 관심도 현대사회 속에 '진정한 한국화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韓國의 精神'전은 세계화 속에 있는 젊은 한국화 작가들의 작품을 의미있게 감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ad more -
크리스마스와 원숭이 Christmas & Monkey
4 - 28 Dec 2003 ARTPARK 2003년을 마무리하며 아트파크에서는 연말연시를 위한 독특한 선물전 '크리스마스와 원숭이'를 준비하였습니다. 아트파크는 젊은 작가들 뿐 아니라, 창의적인 젊은 전시기획자분들에게 전시기획의 기회를 드립니다. '크리스마스와 원숭이'전은 전시기획자 이소연(이화여대, 대학원, 파리 1대학 팡테옹 소르본느 D.E.A.)의 기획으로 젊은 작가들의 평면과 입체작품 그리고 디자인 소품이 장르나 기법이나 소재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크리스마스와 원숭이'는 크리스마스라는 한 해를 정리하고 따스한 나눔을 생각하는 시기와 해마다 새롭게 얼굴을 바꾸는 12마리 동물, 12지의 결합으로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를 작가가 '선물'이라는 형태로 제시하는 전시회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원숭이'는 2003년을 보내고 2004년을 맞이하는 작가들이 해석한 송구영신의 message입니다. 일부 작가는 '송구(送舊)'에, 또 일부는 '영신(迎新)'에 더 큰 의미를 두어 송구영신의 의미를 색(色)으로 혹은 형(形)으로 다양하게 제시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작품의 장르 또한 다양하게 구성하였습니다. 연말과 연초라는 이 시점에서 작가는 관객이 아니라 고객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이 기다림은 작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객에게 다가서려는 수줍은 몸짓입니다.
실험과 관찰에 근거한 지각적 경험을 통해 인식론적 성찰을 하는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유럽 고도들의 풍경 속에서 인식과 언어의 영역을 넘어서는 아름다움과, 시간 속에서 살아 숨쉬는 존재를 표현하는 최욱의 작품, 자연보다 현실과 상상의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의식 저편의 또 다른 환영을 찾으며, 꿈속의 환상적 풍경을 재현하는 반미령의 주관적 심상풍경, 청자의 아름다운 비색을 상감기법으로 재현하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이고 절제된 형태와, 거기에 가득 채운 선들의 반복배치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흔적을 긴장감있게 보여주는 주지완의 도조작품, 추상화되고 단순화되어 패턴화된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동양화 기법으로 나이브하게 표현하는 이김천의 작품, 어린아이와 그의 친구들의 모습을 일상의 재료로 신비하게 표현하는 김순례의 작품, 입을 가리고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원숭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이소연의 도조작품, 원숭이해에 태어나고 원숭이를 좋아하고 또 2004년이 원숭이의 해라 원숭이의 유머와 재치를 맘껏 표현하는 주홍미의 익살맞은 원숭이 그림, 의상 디자이너 박선희의 실용적이며 멋진 머플러겸 모자, 색의 마술사 이영희의 크리스마스의 꿈과 소망을 담은 크리스마스색의 색면작품, 송은정의 담요이며 조끼, 한경하의 빨간 비단 조끼, 유화영의 크랜베리 수첩, 작가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제작된 김명수의 제토이 수첩 등이 전시됩니다. Read more -
박은선 : Two Doors
5 - 23 Nov 2003 ARTPARK Profile
<박은선>
1989 이태리 로마 국립 아카데미 회화과 졸업
1985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03 아트파크-Two Doors, 서울
2002 화랑 미술제-갤러리 현대, 예술의 전당, 서울
Window gallery, 갤러리 현대, 서울
2001 KCAF 한국 현대 미술제-21C,세계로 가는 한국미술, 한가람 미술관, 서울
2000 가나아트 갤러리-인사아트센터, 서울
Cite’ Internationale Des Arts갤러리, 파리, 프랑스
Passages-현대예술 센터, 트로아, 프랑스
아트사이드, 서울
1998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Cite’ Internationale Des Arts갤러리, 파리, 프랑스
1992 빨라쪼 바르베리니(Pallazzo Barberini), 로마
입주작가 프로그램
2002~03 창동미술스튜디오 입주1기 작가 (문화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
2000 Passages Studio입주, 트로아, 프랑스 (프랑스 현대예술센터, 트로아문화원), 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스튜디오, 파리, 프랑스
1997~98 국제예술공동체(Cite’ Internationale Des Arts)-가나스튜디오, 파리, 프랑스
수상
1992 제18회 일 끼오스트로 디 리미니 국제전 은상, 리미니, 이태리
제21회 싼 죠반니 보노 국제전 명예상, 체세나, 이태리
제1회 치따 디 삐에가로 국제전 명예상, 삐에가로, 이태리
제40회 마리나 디 라벤나 국제전, 라벤나, 이태리
만치아노 국제전, 만치아노, 이태리
작품소장
민속촌 미술관, 수원
지하철4호선 대공원역(국립현대미술관), 과천
Passages-현대예술 센터, 트로아, 프랑스
비스바 바라티 대학(타고르 대학), 샨티니케탄, 인도
단체전
2003 아름다운 문화열차, 지하철1호선, 수원 Read more
창동미술스튜디오 오픈스튜디오
삶에 스며들다전, 강남 성모병원, 서울
Prince & Princess, 갤러리 현대, 서울
2002~03
多面展-아름多운 일상, 상상을 한다面, 모로 갤러리, 서울
2002 창동미술스튜디오 개관전, 창동미술스튜디오 갤러리, 서울
창동미술스튜디오 오픈 스튜디오, 창동미술스튜디오, 서울
미스테리전, 사비나 미술관, 서울
탈물질전, Birla Academy of Art and Culture, 캘커타, 인도
탈물질전, Nandan 갤러리, 샨티니케탄, 인도
작은 미술관-소풍 프로젝트, 국립현대미술관 주최, 과천
2001 환경미술제-미래의 도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도시의 정원, 갤러리 SADI, 서울
탈물질전,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미술의 회복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서호 미술관 개관 기념전, 서호 미술관, 남양주시
2000 희망-세화전, 가나아트센터, 서울
1999 판화미술제, 예술의 전당, 서울
1996 레뜨랑 떼느전,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정서표출전, 현대아트 갤러리, 서울
상황과 상징전, 단성 갤러리, 서울
1995 5표현의 다양화전, 조형 갤러리, 서울
1994 타카코 사이토 퍼포먼스 참가, 무디마 미술관, 밀라노
색시공전, 공평아트센터, 서울
에벤뚜알리스타 예술사진전, 야르트라코르, 로마
1993 3인전, 일 꽈드리 뽀르띠코 , 로마
평화를 사랑하는 111인의 작가전, 박영덕 화랑, 서울
1991 아르떼 뻬르 1000, 쌀라 우노, 로마 -
Editions
10 - 26 Oct 2003 ARTPARK Yaacov Agam(아감), Pierre Alechinsky(알레친스키), Karel Appel(아펠), Fernandez Arman(아르망), Alexander Calder(칼더), Mihail Chemiakin(체미아킨), Jim Dine(다인), David Hockney(호크니), Sandre Kia(키아), A.R.Penk(펜크), Rabuzin(라부진), Jean Paul Riopelle(리오펠), Richard Serra(세라), Rafael Soto(소토), Pierre Soulages(슐라쥐), Carol Summers(서머즈), Antoni Tapies(따삐에스), Victor Vasarely(바자렐리), Tom Wesselman(와셀만), 趙無極(자오우지 자오끼), Shiraga Kazuo(시라가 가쯔오) 백남준, 김기창, 김영주, 변종하, 김창열, 박서보, 이만익, 황규백,... Read more -
Plastic
4 - 22 Jun 2003 ARTPARK 아트파크는 개관기념으로 '플라스틱'전을 준비하였습니다. 플라스틱은 우리 삶의 형태를 바꾸었으며 예술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1868년 개발된 플라스틱은 가소성 즉 마음대로 형태를 뜰 수 있는 특성과, 유연하며 감수성이 예민한, 그리고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럽고 꾸민듯한 등의 여러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예술에 있어서 키치에서부터 철학적인 개념예술에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제 플라스틱은 값싼 싸구려 소재가 아니라 당당하게 예술과 삶을 포괄하는 새로운 재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순간적이며 영원하여 이율배반적인 그리고 조형적인 플라스틱은 무궁무진한 개발로 우리의 정신과 생활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 시대의 여러 실험적인 작가들도 자신의 창조적 세계를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소재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질 문명의 발전은 예술에 있어서 그 주제와 재료 사용의 폭을 다양화합니다. 마샬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각 미디어 즉 매체는 그 매체의 독특한 메시지를 가지며, 작가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끊임없이 탐구합니다. 마르셀 뒤샹이 1913년 평범한 부엌 의자 위에 낡은 자전거 바퀴를 올려 놓은 <자전거 바퀴>는 기성품을 사용하는 예술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혁신적인 작품이었으며, 피카소가 1943년 낡은 자전거 안장에 핸들을 올려 놓은 <황소머리>는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착상이라는 뒤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전은 현재성과 세속성을 재현의 숙명으로 비판하는 김홍주의 플라스틱 작품, 상상의 공간을 시공을 초월한 관람자의 구체적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김태곤의 설치작업, 수십, 수백의 아크릴 조각으로 제작된 아크릴 집합물이 빛을 증폭, 확산시켜 색의 하모니를 이루는 강진식의 평면적 조각, 정서와 표상을 연결하는 이미지의 잘못된 결합으로 인해 부조화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하는 이동기의 아토마우스, 자연의 무한한 생명력을 서정적 정서로 표현하는 홍승희의 자연연작, 모조와 실재를 대비시키는 대중매체와 소비사회의 경험을 키치적 어법으로 표현하는 정소연의 작품, 빤짝이로 일컫어 지는 시퀸을 사용하여 시각적 착시와 공간감을 재현하는 노상균의 작품, 유기적이고 기하학적인 기호를 단순화하여 현대적으로 제시하는 홍승혜의 도상학적 작품, 개념적이고 심오한 우주의 공간을 색면과 표면의 깊이로 상징하는 장승택의 작품, 현재 독일에서 작업하는 김순례가 라텍스 고무를 이용하여 제작한 세포, eva라는 고무에 수를 놓아 보여주는 권혁의 사실적 표현의 현상들, 헝겊을 이용한 부드러운 조각과 평면으로 제작하는 변선영의 일련의 home & house, 탈부착이 용이한 Velcro(찍찍이)로 기존의 회화 개념에 도전하며 변형 가능한 부조적 회화를 보여주는 김수진의 작품,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사용한 동구리의 서커스 시리즈 등 여러 평면적이면서 율동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권기수, 그리고 핑크파티를 준비하는 오정미의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15명의 작가분들은 이번 전시를 위하여 작품을 새로 제작하거나,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작품들로 작가자신의 조형언어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독특하고 개성있게 전개하였으며 그들이 조화되어 신비한 플라스틱 캠프를 구성합니다.
(협찬 : ㈜보령제약, 디자이너 이미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