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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진축제
2 - 30 Nov 2011 Project 사진의 디지털화로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손쉽게 사진을 접하고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최근 사진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렇듯 사진문화 보급의 확대로 사진문화를 향유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서울시는 사진문화를 선도해 나갈 행사를 마련하였다.
2011서울사진축제는 소수의 사진전문가들만의 행사가 아닌 전문사진가, 아마추어사진가, 일반 시민들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다.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타 수많은 축제들 속에서 진정 시민들과 "만남, 소통, 나눔"을 함께 할 수 있는 시민문화축제를 만들고자 하는데 의의가 있다. Read more -
고명근 : 투영의 공간
1 - 22 Nov 2011 ARTPARK 고명근은 사진이라는 시간의 기억 혹은 순간의 이미지를 공간이라는 그릇 안에 담아낸다. 입방체 안에 고여있는 이미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흡사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인다. 사진과 조각이라는 다른 장르 사이에서 평면과 입체, 닫힘과 열림의 혼재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사진이 포착한 시간의 토막을 조각이라는 조형적 구조 안에서 재구성하고 있다. 실재하는 3차원의 피사체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2차원의 평면 안에 담기고, 이는 다시 면의 구조물로 이루어진 입체 안에서 공간감을 얻는 것이다.
'사진 조각'의 선구자로 알려진 고명근은 1980년대부터 사진과 조각을 결합한 작업을 이어왔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미국유학시절에 사진의 즉각적인 매력에 빠졌고, 둘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냈다고 한다. 이전에도 작가들이 조각과 사진을 혼합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보다 견고하고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주는 그의 작업은 국내외 미술계로부터 주목 받았다. 특히 사진과 조각의 성향에 국한되지 않고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고유성을 가진다는 점이 혼성을 다루는 비슷한 여타 작업들과의 차별성이라고 생각된다. 장르의 전형성을 뒤집어 보이는 작품은 사진을 조각처럼, 조각을 사진처럼 표현하는 재미있는 구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직접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수집한 장면들로 작업의 소스가 되는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채집된 사진 중에서 선택한 이미지를 대형 잉크젯 프린터로 OHP필름에 출력한다. 그리고 나서 출력한 필름을 플랙시글라스에 압착해 붙여 패널로 만들고, 원하는 크기로 재단한다. 재단된 플랙시글라스 패널은 입체 구조물이 되어 인두 기법으로 용접된다. 나무 위에 사진 이미지를 덧대어 작업하던 1990년대의 초기 방식과 비교하면, 개선된 현재의 방식은 훨씬 더 안정적이고 견고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작업과정은 진보하는 작업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매체의 발전과 방법론의 변화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외형의 입체감을 사진의 상으로 대체하고, 원형적인 형상을 구조화한 조형적 형태는 장르의 해체를 통하여 각각의 요소를 능수능란하게 접목시키는 작가의 공력과 독창적인 시각을 증명하고 있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환영(illusion)을 시각화하는데 있어 사진이라는 장르는 어떤 면에서는 의외의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번 인화되면 그 근본적인 형태가 바뀌지 않는 사진의 특성상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성격을 띠는 사진은 내적 경험이나 관념을 표현하는데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명근의 작업은 촬영된 사진 한장, 한장이 담고 있는 시선과 현장성을 단순히 이미지의 파편에 그치지 않고, 투영하게 점층시키면서 정지된 순간을 움직이게 한다. 여기에 조각이면서 동시에 사진이라는 점에서 작가가 포착한 단편적 이미지들이 조각이라는 구조물 안에서 새롭게 재해석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 단순히 현실의 기록 혹은 복사가 아닌 그것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미지의 반복과 교차를 통해 또 다른 독자적 이미지를 창조해내고 있는 것이다.
작업 재료에 있어서도 조각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인 덩어리감이 없는, 심지어는 투명하기까지 한 OHP필름을 채택한 것은 남다른 사고의 전환이라고 여겨진다. 겹쳐진 이미지를 통해 보여지는 환영의 시각적 효과는 촉각적인 측면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뚜렷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인 조각의 육중함이 아닌 비어있는 내부를 관통하는 여유로운 공간감은 물리적인 중량감을 넘어서는 정신적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며, 필름의 투영성은 각 면의 이미지가 교차, 대칭, 중첩되면서 가볍게만 느껴질 수 있는 재료의 한계성을 넘어서 미묘한 깊이와 색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고명근의 사진조각은 표현의 주체보다는 개념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조각의 개념을 조망하고, 반대로 정지된 이미지에는 입체감을 불어넣음으로써 사진의 영상회화적 감각을 발휘하는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환영적 이미지 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순간에 사라져버릴 것 만 같은 장면은 마치 우리 인생이 지나온 어느 지점 같으며, 그렇게 덧없지만 아름다운 것이 세상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텅 빈 환영,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그렇게 가벼운 영혼의 시간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순간으로 지속되고 있다.
- 아트파크 큐레이터 이진아 Read more -
조정화 : 내려다보기
7 - 20 Oct 2011 ARTPARK 문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아이콘이 된 스타의 이미지는 팝아트의 대표적 소재로 자리잡은 듯 하다. 유명인사들이 보여주는 정형화된 이미지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고유명사처럼 따라다니는데, 미디어의 발달은 스타에게 더욱 더 분명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일조하였고, 예술은 이미지의 복제를 통하여 대중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순수미술과 대중미술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Andy Warhol)이 마릴린 먼로, 엘비스 프레슬리 등 대중문화의 스타나 저명인사들을 캔버스에 반복적으로 묘사하거나 임의적인 색채를 가미함으로써 대중적 인물의 이미지를 작품에 적극 이용한 것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조정화 역시 스타의 이미지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해왔는데,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특성을 콕 집어내어 부조와 같은 환조 작업을 이어왔다. 근작에서는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경쾌한 변화를 가미했다. 이 전의 작업들이 실제 인물의 비율로 마네킹이나 인형처럼 조금 더 사실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만화 캐릭터들이 가지는 비율, 큰 머리에 어깨에서 발끝으로, 역삼각형으로 좁아지는 형태를 선보인다. 조각이면서 회화적이고, 부조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작업은 일명 명랑 만화 비율이라고 하는 큰 얼굴에 작아지는 몸의 비례를 보여주는데, 붕어빵 기계로 찍어낸 듯 납작하고 재미있는 입체감은 벽걸이 TV를 연상시키며, 평면과 같은 독특한 양감을 보여준다.
즐겨보던 만화책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코믹한 모습의 명랑만화 캐릭터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작업 컨셉은 가까이 다가갈 수 없어 동경하기만 했던 인물들을 친근한 형상으로 재현하는데 있다. 작가의 작업 대상은 동서양을 막론하는데, 배우 올리비아 핫세, 마릴린 먼로, 고흐, 피카소 등 예술가 뿐만 아니라 최근 드라마 속 개성 넘치는 주인공인 독고진, 온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피겨여왕 김연아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적 즐거움에 더하여 이번 작업에서 흥미로운 점은 우상으로만 비춰졌던 TV 속 인물들을 반대로 내려다보는 작가의 시점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기까지 작가의 오랜 고민의 시간들은 우상을 우상으로 바라보고, 소유할 수 없는 대상을 재현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결과물로 이끌어냈다고 여겨진다. 우상을 다룬다는 공통점에서 이번 전시는 전작의 연장선에 있는 듯하나, 인물들을 통하여 현실을 벗어나 이상을 쫓고자 했던 이 전 작업에서의 반전을 이끌어내며, 욕망을 초월하는 극복의 자신감을 선사하고 있다. Read more -
피카소 & 아인슈타인 3.0
5 Sep - 20 Oct 2011 Project 한국과학문화진흥회는 2011년 노벨사이언스 체험전 [피카소 & 아인슈타인 3.0]을 개최한다. 아인슈타인이 열어놓은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간의 새롭고 다양한 경험들이 전시의 핵심을 이룬다. 따라서 과학꿈나무들에게 예술적 감동과 창의력 증진의 새로운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피카소 & 아인슈타인 3.0]의 의미
[피카소 & 아인슈타인 3.0]은 예술계와 과학계의 대표거장과 미래의 와이드 웹을 서술하는 용어인 웹 3.0(Web 3.0)이 합쳐진 합성어이다. 특히 최근의 웹 혁명을 서술하기 위해 쓰이고 있는 '웹 2.0'의 용어 도입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웹 3.0'을 사용하여 미래의 인터넷 혁명의 파동에 대한 가설을 세우듯 예술과 과학도 발전과 융합의 반복으로 '3.0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피카소 & 아인슈타인 3.0]은 극과 극으로 여겨지는 과학과 예술의 영역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두 분야가 만나는 지점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과학을 예술로 체험해보고, 예술을 과학으로 이해해보는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가 26명의 사진, 회화, 입체, 영상작품 및 과학의 원리를 보여주는 제작작품, 대가들의 명화로 다양한 장르가 통합적으로 구성된다.
노벨상 업적에 뿌리를 둔 이번 전시는 현미경으로 볼 수 있거나 그보다 더 작은 세상을 사진, 미술, 조형물을 통해 가시화하며, 너무 방대하여 우리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거대우주의 모습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를 통하여 멀리 떨어져있던 먼 옛날인 우주가 시작하는 창세기의 모습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 우주를 거쳐서 지구를 여행해 보기도하고, 지구의 주인인 인간의 몸을 통하여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미시의 세계를 거쳐서 빛으로는 볼 수 없으나 다른 수단을 통하여 그려지는 원자 속의 세상을 과학과 예술을 통하여 만나게 될 것이다.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미디어아트가 주목 받게 되면서 예술과 과학의 결합 전시가 대중을 만나는 횟수가 늘어가고 있다. 예술가의 시선이 주안점이 되고 과학은 예술을 실현하는 도구적 역할로 제한되는 전시가 아닌, 과학자의 시선이 공존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감상자가 1차적으로는 예술을 향한 과학의 시선을 통해 그 연계성을 이해하고, 2차적으로는 작품의 표면적인 형식이나 특성을 넘어 작품 해석을 시도한다면, 두 번의 감상이 가능한 더 깊이 있는 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과 과학 속 상상력에 동참하여 이 두 영역의 접점을 포착한다면, 예술을 통해 과학을 조금 더 가까이,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나보기를 희망한다. Read more -
노주환 : 먼저 할 일부터
8 - 21 Jul 2011 ARTPARK 낯익은 풍경처럼 우리 생활에 익숙한 소리인 "먼저 할 일부터","천천히","영혼의 자유","말, 몸조심","관심","자비","사랑"이 벽 한 면에 부유한다. 이는 활자 조각가로 알려진 노주환 작가가 생활신조로 일상에 품고 다니는 글귀들이다. 그 주변엔 우리의 지혜를 어느 때보다 불멸의 존재로 만든 인쇄술을 가능케 한 금속 활자에 대한 작가의 오마주인 일련의 활자 책들이 보인다. 영롱한 지혜가 수면 위로 떠오르듯 무작위로 배열된 활자를 배경으로 다양한 높낮이로 올라 온 문자들은 경구를 그려낸다. 그는 자신의 생활신조와 활자 책이 펼쳐 보인 경구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와 문장을 엮어 이번 전시를 풀어내고 있다. 우리 역사와 지형을 품은 활자 조각이 그동안 만들어낸 장대한 풍광과 달리 여기의 문자들은 활자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우리 삶을 마주한다.
질그릇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작가 자신의 생활신조는 아래층에 설치된 속담 기둥과 조응한다. 4m 높이의 기둥은 계단참에서 바라보면 고대 그리스 신전의 원형 기둥을 연상시킨다. 기둥에 다가설수록, 흥미롭게도 그것의 마다마디마다엔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우리 귀에 친숙한 속담들이다. 약 170여개의 속담이 원형기둥을 완성한 것이다. 그리스의 석공들은 인체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면, 작가는 인류의 삶의 지혜를 토대로 해 기둥을 올렸다.
속담 한 구절 한 구절 원형 기둥의 마디를 회전시키며 읽다보면, 속담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네델란드의 화가 브뤼겔의 그림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간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한다>에서 볼 수 있듯이, 브뤼겔은 붓으로 섭정 시대의 네델란드를 비웃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교만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 한편 노주환의 속담 기둥은 브뤼겔의 속담 그림처럼 사상을 설교하고 있지 않다. 그는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지점을 조형하기 위해 속담 기둥을 올린 것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네 삶의 지혜를 문자로 집약해 전승된 속담은 다름 아닌 민간 문화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속담 기둥 주변에 흐드러진 "꽃"과 "꿈"은 키 큰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듯 휘어진다. 이곳에 피어나고 있는 "꽃"과 "꿈"은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저 너머의 상징이다. 작가는 "꽃"과 "꿈"이라는 단어에 왜상(anamorphosis) 기법을 이용해, 단어의 이미지는 볼 수 있으나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기 어렵게 변형시켰다. 개념미술가들과 달리 활자가 만들어 내는 텍스트보다 활자 그 자체의 조형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노주환은 밝힌 바 있다. 표음 문자인 한글 역시 그에게는 하나의 이미지인 것이다. 이미지로서 문자를 차용한다는 것은 그가 이미지로 사유하는 시각예술의 본질을 잊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렇게 속담 혹은 단어를 우리 삶의 기표로 그려낸 노주환은 두 개의 층 벽에 부착한 『다라니경』에서 시각적 사유의 대상인 이미지의 경계를 촉각적 사유로의 확장을 시도한다. 마치 돌담벽을 스쳐가는 손끝마디의 감촉으로 『다라니경』의 한 글자 한 글자를 관람객은 탐독하게 된다. 이는 문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삶의 지혜가 관조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기 앞 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음을 체험케 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노주환은 이번 전시에서 속담과 같은 경구를 통해 우리 삶과 문자가 만나는 모습을 그려내고 조형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의사소통의 시각적인 기호 체계로서가 아닌 인류의 삶의 표징으로 문자를 조망하게 한다. Read more -
이두식 : Festival
7 Jul - 2 Aug 2011 Sevrance Art Space 생성 - 축제
근래, 李斗植만큼 왕성한 활동을 펼쳐보이는 작가도 드믈 것 같다. 엄청난 작업량과 그에 따른 발표의 기록은 누구도 능가하지 못할 것 같다. 어디에서 이 같은 에너지가 분출하는 것일까. 그가 최근 한 신문지상의 인터뷰에서 한 말을 여기 인용해본다. "언제부터인가 점점 힘이 붙는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나 감각이 스피드해졌어요. 또 탄력이 붙은 탓인지 작품 속의 이미지도 다양하게 분출되는 느낌이에요 이를 테면 작품성과 시각적 쾌감을 동반한 작업이라고나 할까요."
이 대목에서 그의 왕성한 제작의 내면을 실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전성기에 있는 타자가 연타석 홈런을 치고 있는 신들린 경지를 보는 느낌이다. 아이디어나 감각이 스피드해진 만큼 화면은 더욱 경쾌하고 화려한 표현의 세계로 줄달음 친다. 이점에서 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축제"는 더욱 그의 표현의 내면과 상응되고 있다. 시각적 쾌감은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축제의 열기로 대변된다.
李斗植의 세계는 그린다는 강한 충동에 의해 촉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드로잉적인 성향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항상 그린다는 문제에 매개될 수밖에 없는 이미지의 출현을 배재할 수가 없게 된다. 드로잉과 이미지가 분리되지 않는 상태의 표현적 현상이 등장되는 것도 이 같은 요인에서다.
자지러지는 색채의 열기 속에 녹아 흐르는 이미지. 서서히 녹아 흐르다. 멈춘 어느 상태. 이미지의 파편들. 그것들은 토막난 여체(女體)의 관능적인 부위들, 또는 곤충과 식물의 은유적인 형상들이다. 모든 사물이, 모든 세계가 녹아 흘러 일체가 되는 경지. 일러 범신(汎神)의 영역이다. 화려하지만 단순한 장식적 기능으로 빠지지 않는 것도 어쩌면 이같은 끊임없는 생성현상을 표현의 결구로 이끌어 가기 때문일 것이다. 회화가 갖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 표현의 욕구가 끊임없는 생성현상을 동반 하는데 그의 회화가 갖는 참다운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 미술평론가 오 광 수 Read more -
천만의 꿈과 함께한 민주주의의 역사, 서울특별시의회 부활20년 기념사진전
4 - 17 Jul 2011 Project 서울시의회의 발자취를 사진으로 만나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의회는 시의회 탄생 55주년, 부활 20주년을 맞아 4일부터 17일까지 14일간 중구 태평로 시의회 본관 1층 전시홀에서 기념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천만의 꿈과 함께한 민주주의의 역사'라는 주제로 지난 1956년 초대부터 현재의 8대까지 시의회의 탄생•소멸•부활의 전과정을 보여주는 140여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1956년 8월13일 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서 투표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 1991년 부활한 서울시의회 의장단과 간담회를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세션별 전시 부문에는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과 본회의장의 다채로운 변천사, 서울시의회 의원선거 역대 유세현장, 시의회 투표방식의 변화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서울특별시의회 허광태 의장은 "서울시의회 부활 2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번 기념사진전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가 걸어온 여정을 1000만 서울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전이 열리는 서울시의회 본관은 등록문화재 제11호로서 일제시대 대규모 공연장인 부민관으로 건립됐다가 1950년대 국회의사당, 1970년대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이용됐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이후 현재까지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로 이용되고 있다. Read more -
The Robot
23 Jun - 29 Sep 2011 Project 로봇은 오늘날 가장 각광받고 있는 최첨단 과학의 총아이며 최첨단 기술의 집성체이다. 또한 로봇은 어린 시절의 장난감이나 만화영화를 통해 누구나 함께 했던 친근한 이미지이자,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원 불변한 영웅으로서 인간의 꿈과 희망을 대변하는 존재이다.
작가들이 표현한 로봇 역시 어릴 적의 꿈, 즐거운 상상력, 영원하거나 완벽해 지고픈 인간의 소망, 미래사회의 비전, 첨단 테크놀로지의 발현에 이르기까지 매우 흥미진진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Art and Medicine'이라는 주제 아래 로봇이 품고 있는 꿈, 소망, 진화적 이미지를 통해 긍정적인 기와 활기 넘치는 에너지를 분출하고,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을 펼쳐 보이고자 한다. Read more -
백종기 : 내 삶의 로봇 이야기
10 - 23 Jun 2011 ARTPARK 삼청동 아트파크는 백종기 개인전 <내 삶 속의 로봇 이야기>를 선보인다.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함께했던 '아톰'으로 미술계에 등장한 백종기는 만화이미지를 차용하여 독특한 입체로 변용시킨 작품들로 활발히 활동하여왔다. 작가의 실험정신은 유머와 정감 있는 변신을 통해 나타나며, 그의 작품은 만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놀라운 친화력을 가지는 강점이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왕년의 로봇 이미지를 새로운 형식의 현대적 미감으로 도출시키고자 한다. 작품의 제작과정은 일일이 손으로 재단하고 조립하고 컬러링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작품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매끈함 속에는 아날로그적 공정과정이 담겨있다. 때문에 작품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칼날 같은 정교함보다는 정감 어린, 따뜻한 손 맛이 느껴진다.
감윤조(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레이터)는 백종기를 아톰의 기술적인 제작자일 뿐 아니라 연출가라고 표현했다. 형형색색의 장갑 끼고 있는 아톰, 교복 또는 교련복을 입은 태권브이의 모습은 대중들의 인식 속에 전형적인 모습으로 남아있는 만화캐릭터들에게 새로운 옷을 입히는 연출을 통하여 감상자에게 용도와 장소의 이질감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적 트랜드에 뒤지지 않는 그의 로봇은 루이뷔통을 비롯한 명품브랜드를 입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어긋난 조합방식이 주는 부조화는 늘 같은 복장과 색상으로 대중 앞에 등장하는 예전 모습이 아닌, 로봇의 진화하는 모습을 통하여 대중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의인화된 캐릭터들에 문화적 현상들이 반영됨으로써 또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잊혀질 수 있는 소재를 다시금 세상 속으로 이끌어내는 작가의 눈, 섬세하고 인간적인 터치, 로봇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통해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려는 작가의 의지는 어린 날의 기억에 대한 향수와 함께 잔잔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무미건조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줄 것이다. Read more -
최인선 : Anointing
3 - 24 Jun 2011 Sevrance Art Space <점을 넘어서>
하나의 점은 다른 점을 불러오고 이내 이 점은 하늘의 별처럼 빼곡히 메꾸어져 텅 빈 공간에서 충만한 공간으로 이행되지만 완성되면 여전히 균질한 화면으로 만들어져 말씀만 존재하는 무의 공간으로 상정된다. 종이의 중앙에 하나님의 말씀이 쓰여지고 나머지 여백은 점으로 채워진다. 처음에는 말씀을 묵상하며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의미 부여가 되고 있는 듯하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위대한 창조적 질서를 표현하는 데에 조금도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전달하는 데는 말씀 외 에는 없다는 생각에 말씀을 쓰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여백 은 조형언어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볼 수 있는 점이 선택되어진 것이다. 선택되어진 바로 그 점이 만물을 상징하는 심볼과도 같이 화면을 떠도는 것이다.
다채로운 칼라의 패널로 이루어진 “우리는 모자이크 화입니다”라는 작품은 그리스도 안에서 각 지체들의 완전한 화합과 역할을 회화적으로 표현 한 것이다. 작은 점이 연결되어 하나의 패널을 형성 하고 형성된 작은 패널이 여러 개 모여 큰 작품을 이루어 낸다. 여기에서 한 점, 한 패널만 빠져도 온전한 형태를 이루지 못한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불완전한 존재라 할지라도 하나하나 다 필요한 존재들이다. 색이 틀리면 틀리는 대로, 모가 나면 모가 나는 대로, 흠이 있으면 있는 대로......잔잔한 호수는 평온하고 그 수면 아래에서 움직이는 생명체를 인식하지 못하게 하나 곧 어부의 손에 의해 생명체가 인식되어지듯 소망을 갖고 찍혀지는 점과 점 사이로 빛이 인식되어지고 생명의 말씀이 나타나게 된다. 아뜨리에 창을 통해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이 아득한 점들로 착각이 인다. 하나의 점과도 같은 나의 존재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점을 넘어서서, 서서히 다른 점으로 이행되어진다. 이 점과 다른 점은...... 하나님의 구별되고 거룩한 점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도 있는 것 같이 부르시는 이시니라.”
Drew University, Embury Studio에서
June, 2003 Read more -
이영춘 : 또 다른 문화
11 - 24 May 2011 ARTPARK 동물, 날개 등의 오브제를 조각가 특유의 상상력과 조형감각을 토대로 빚어낸 사실적인 브론즈 조각을 선보인다. 왁스정밀주조는 작가의 작고 세밀한 입체 형태의 표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현대의 조각가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재료와 방법을 찾아갈 동안 작가는 수천년 동안 검증된 조각 기법이자 재료인 '브론즈'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청동의 세월을 담아내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발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과거의 조형을 빌려와 현대의 조형언어를 덧 씌어낸 작업이라 표현한다. 이영춘의 작업에서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거북이 위에 거북이가 올라서 있고, 말머리 위에 말들이 행진한다. 혹은 말 위에 탑이 올라가 있기도 한다. 이런 낯선 만남이라는 서로간의 관계 맺기를 통해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고 있는 '말'은 문화의 상징이다. 동물의 말은 우리가 소통의 수단으로 쓰는 언어인 '말'과 공교롭게도 같은 발음이다. 작업 속에서 형상화 되고 있는 말은 동물인 말인 동시에 언어로서의 말을 상징한다. 말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궁극에는 이런 소통들이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그는 말, 거북이, 천사, 날개 등 과 같은 그 동안 보아왔던 형상을 새로운 조형언어로 바꾸어내는 사고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전혀 새로운 형상들로 다가오며, 또 다른 문화를 탄생시킨다. 그의 작품은 시끄럽고 복잡한 현대 미술 속에서 고요한 울림을 전해주고 전통적인 기법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미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Read more -
황규태 : 인생은 즐거워
8 - 21 Apr 2011 ARTPARK 삼청동 아트파크는 4월 기획전으로 황규태 개인전 <인생은 즐거워>를 선보인다. 초현실, 문명과 미래 등 도전적인 주제들로부터 진짜와 가짜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등 변화무쌍한 작업 스타일을 선보였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노장의 내공에 신세대적 감각을 더한 패러디 놀이판을 벌인다.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우리에게 익숙한 르네상스화가들의 고전뿐만 아니라 앤디 워홀의 팝아트, 데미안허스트의 현대미술, 만 레이의 사진 등 예술의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작가는 친숙한 원작의 이미지를 차용, 변용, 전용함으로써 작품에 사회문화적 현상을 반영하고, 정곡을 찌르는 유머로 오늘날의 세태를 희화하고 은유한다. 패러디를 통해 의미의 재생산을 감행한 작품들은 돈이 신격화되는 세태에서부터 기름이 성수로 표현되고, 물질의 노예가 되는 현대인의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낸다. 금값, 기름값은 치솟고, 돈 만원 때문에 목숨을 잃는 믿을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현실, 때아닌 재난으로 고통 받는 일본의 상황에 꼭 맞아떨어지고 있다. 자연적 재난은 그렇다고 치자, 인간이라는 존재가 일으키는 정신적 재난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극복할 것인 가. 이 한숨이 나오는 세상을 때로는 풍자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며, 때로는 허허로운 웃음으로 바라보는 황규태는 사진을 통해 세상만사를 가벼운 듯, 그러나 의미 있게 노래한다. 그래서 5년만에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은 현재 우리가 마주한 시간 앞에서 그 의미가 더 커진다.
또한 작품 속의 신화, 전설, 동화와 같이 스토리를 내포한 상징적 이미지들은 기호적 요소로써 현재의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고의 장을 넓힌다. 고전명화에서 상징적 기호들이 그림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었다면, 황규태의 작업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 요소와 상징적 이미지들, 키치적 표현들을 통해 작가만의 반어법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각각의 작품 제목들은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익살을 통해 사회상을 대변하고 있는데, 작가는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ead more -
김창열 : Waterdrops on Paper
21 Mar - 12 Apr 2011 Sevrance Art Space 김창열이 그린 물방울 하나하나는 작은 우주의 이미지를 띠고 있다. 저 다채로운 표정의 물방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물방울 저마다는 우리들 기억의 저장고로부터 아련한 추억을 불러내는 따뜻한 정감을 품고 있다. 물방울은 우리를 또 다른 시공간과의 만남, 그 시간의 여백으로 끊임 없이 밀어 넣는다. 어린 시절의 티 없이 맑은 마음 같은 개인의 소사(小事)에서부터 희로애락의 눈물 등 한국 역사의 저변을 유유히 흐르는 집단적 기억에 이르기까지… 화가 김창열은 이 모든 사상(事象)의 단자를 저 투명한 물방울 속에 한꺼번에 녹인다.
나는 이쯤에서 김창열의 물방울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 본다. 물방울을 죽는 이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 극락왕생을 비는 씻김굿 같은 의미로, 또는 인간사의 죄악을 씻는 세례(洗禮)같은 의미로 말이다. 요컨대 김창열의 물방울을 정화수요 성수(聖水)로 확대 해석해 보는 것이다. 다시 저 영롱한 물방울 보라! 김창열의 물방울에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의 빛줄기가 흠뻑 젖어 있다. 그 투명한 빛줄기가 오늘도 이렇게 보석처럼 반짝이지 않는가.
김복기 Art in culture 발행인 겸 편집장 Read more -
정은주 : Into the Color
11 - 24 Mar 2011 ARTPARK 1908년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루이 보셀(Louis Vauxcelles)은 브라크(Braque)의 작품에 대하여 'Bizarre cubiques', 즉 '기묘한 입체 덩어리' 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3차원의 공간에서 관찰되는 대상의 양감을 2차원의 평면 위에 재해석하고 구성한 입체파의 화풍을 정의한 것이다.
여기, 또다른 입체 덩어리가 있다. 2011년 3월 11일부터 24일까지 아트파크에서 선보이는 정은주의 작업은 입체파의 (사실상) 평면 덩어리와는 정반대되는 구성을 보여준다. 작가 정은주는 입체를 통해 평면의 시각적 효과를 발전시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평론가 강선학은 정은주의 작업에 관하여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시선의 혼란과 양면성을 가진 독특한 사물을 만나게 된다. 단색조의 구조물은 사물도 대상도 아닌 색 자체였다가 사선과 그늘에 의해 울림을 가지며, 자체의 울림으로 육면체의 구조를 가시화하고 운동을 생성하면서 어떤 것으로 나아가는 시선이나 관심을 자기지시로 내면화시키고 있음을 보게 한다. 그것은 오브제로서 색상이라는 독특한 체험이다 (사물을 거부하는 오브제로서의 색, 2010)." 라고 평하였다. 정지된 이 평면스러운 입체 덩어리가 어떻게 그 자리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게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은주의 작업은 평면과 입체라는 구조를 색과 면을 이용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한다. 평면인 듯 보이는 이 의아한 입체 덩어리는 미니멀리즘으로 대표되는 단순명료한 색상과 구조를 통해 강렬하면서도 차분하게 다가온다. 색의 대비와 양감의 차이에 의해 작품은 정지된 듯 보이지만 시선에 따라 움직이며, 시점의 이동을 통해 바라보는 이와 다양하게 소통한다. 전시장에서 만나게되는 과묵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 이 평면적인 입체감을 살려내는 과정은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 속에서 탄생한다. 나무와 아크릴이 주 재료인 정은주의 작업은 나무를 자르고, 거친 표면을 다듬고, 색을 입히는 과정이 여러차례 반복된다. 그러므로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은 그러한 시간을 모두 감내해내고 완결된 색과 형의 집약체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정은주는 최근 작업들을 비롯하여 약 20여점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타이틀 'Into the Color' 가 암시하듯이 작가는 다른 무엇보다도 색이라는 요소에 오랜시간 깊이 몰두해왔으며, 감각적인 색감과 심플한 구성은 색과 면이라는 각 요소의 본질적이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통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단순한 조형미를 넘어서, 시선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조용한 움직임은 바라보는 이들로부터 다각적인 관점과 소통을 이끌어 내며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제시할 것이다. Read more -
iRobot : Art & Medical Science
18 Feb - 4 Mar 2011 Sevrance Art Space 로봇은 미래의 표현이며 인간의 꿈과 희망을 나타낸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고 아끼던 장남감처럼 인간의 영원한 벗이며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는 상상과 소망을 현실화해준다. 로봇은 인간의 노력과 수고와 위험을 덜기위해 가정에서 공장에서 여러 산업체에서 귀찮고 힘들 일들을 대신하고 있으며, 그리고 최전방의 전쟁터에서 조차 인간을 대신하여 국방을 지키고 있으며 병원의 수술도 로봇을 사용하고 그 효과를 더하고 있다. 로봇의 역할과 활용은 이미 상상을 초월하며 확대되고 있다. 인간은 로봇을 통하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욕망을 대신하며 미래로 향한 무궁무진한 꿈을 실현 한다. iRobot의 i는 국가나 민족, 문화를 초월하는 넓은 의미의 international을 의미하며, 상호 대화하고 소통하고 작용하는 interactive를, 네트워크시대의 internet을, 그리고 로봇이 되고 싶은 인간의 또 다른 욕망과 나 자신의 투영이라는 의미의 i를 뜻한다. 또한 iRobot은 Isaac Asimove의 SF소설을 영화화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로봇’은 인간의 삶의 동반자
로봇은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하나의 기계가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인간을 삶의 향상을 위해 도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이러한 로봇을 만들고 사용하는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로봇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해를 가할 수도 있다. 로봇3원칙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로봇을 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로봇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멋진 세상을 기대해 본다.
김정하,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Read more -
아이로봇 : iRobot
7 - 25 Jan 2011 Project < i Robot>은 로봇과 놀이를 통한 상상력의 출발, 인간의 꿈을 담은 아바타, 로봇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인간과 로봇의 결합, 예술과 결합된 공학 로봇과 레고로봇, 이렇게 4가지 주제로 나뉜다. 로봇을 통한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꿈꾸며, 서로 다른 두 영역이 만나 인간의 상상력으로 조화롭게 미래를 그린다. 이번 전시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사람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빅아이」와 「나잡아봐라」, 레고로봇과 더불어 젊은 작가들의 상상력과 동심을 표현한 10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로봇은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산물로, 고대 신화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SF에 이르기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오랜 상상의 주인공이다. 그런 상상의 주인공인 로봇은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원불변한 영웅으로 자리해왔다. 인간의 모습을 띄면서도 인간의 콤플렉스를 뛰어넘어 로봇을 현대 젊은 작가 20명이 저마다의 색깔로 표현해 내어 관람자의 흥미와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Read more -
이서지 : Stardust
29 Dec 2010 - 21 Jan 2011 Sevrance Art Space 이서지의 STARDUST 연작에 대한 단상
한 작가가 평생 자신이 일궈온 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모험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더구나 70세 중반의 나이에 변화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물론 박생광의 경우처럼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예술세계를 꽃피운 작가들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나이가 들면 위축되고 자신의 틀 안에서 안주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고풍스러운 풍속화를 40여 년간 그려 온 풍속화가 이서지의 변신은 그 성공여부를 떠나서 작가로서는 대단한 모험이고, 작가로서의 생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선전포고로 들린다.
최근 그가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는 STARDUST 연작은 목수들이 쓰는 먹통을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그는 붓 대신에 먹줄로 무수한 직선을 반복적으로 그어가면서 어떤 유기체적 덩어리의 형태를 만든다. 멀리서 보면, 풍화를 거친 자연의 바위 덩어리를 연상시키지만, 그 안을 자세히 보면 모두 직선들로 이루어졌다. 그는 직선을 집적시켜 비정형의 유기체적 형태를 만듦으로써 직선과 곡선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마치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듯이, 목수가 무심히 먹줄을 긋듯이, 그는 무수히 선을 그어가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 이전의 관심사였던 세속적 이야기를 비워가고 산만한 정신을 정화시킨다. 외부 세계를 재현하고자 하는 집착에서 벗어난 단순한 행위들의 반복이 이어질수록 머릿속의 상념과 잡다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깊은 몰입 속에 오직 선을 긋는 행위만 남게 된다. 이는 과거와 미래를 유영하는 생각을 현재의 감각으로 전환시키는 일종의 종교적 의식(儀式)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명상적 의식을 통해 그는 무위(無爲)의 상태에 도달한다. 무위는 자연의 섭리와 리듬에 몸을 맡김으로써 세속적인 주체의 산란함을 다스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자연의 부분으로 인식하여 자연의 섭리와 흐름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미니멀리즘의 한국적 변형이라 할 수 있는 모노크롬은 이러한 무위의 특성을 드러냈고, 이서지의 회화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성된 결과보다도 그리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의 회화는 하나하나의 선들이 무한히 증식하여 전체를 이루고 그 전체는 다시 하나가 된다. 그럼으로써 부분은 전체가 되고 전체는 다시 부분이 되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인위적인 직선을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무위에 상태에 이르고, 의식적 차원을 숭고한 무의식적 차원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사실의 기록이나 조형적 완성보다는 인격 수양을 위한 도(道)의 수행과정으로서 예술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은 노년에 도달한 인생에 대한 관조적 태도의 반영으로 보인다.
최광진(미술평론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