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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지 : Stardust
29 Dec 2010 - 21 Jan 2011 Sevrance Art Space 이서지의 STARDUST 연작에 대한 단상
한 작가가 평생 자신이 일궈온 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새로움은 언제나 모험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더구나 70세 중반의 나이에 변화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쉽지 않다. 물론 박생광의 경우처럼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예술세계를 꽃피운 작가들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나이가 들면 위축되고 자신의 틀 안에서 안주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고풍스러운 풍속화를 40여 년간 그려 온 풍속화가 이서지의 변신은 그 성공여부를 떠나서 작가로서는 대단한 모험이고, 작가로서의 생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선전포고로 들린다.
최근 그가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는 STARDUST 연작은 목수들이 쓰는 먹통을 사용하여 그린 것이다. 그는 붓 대신에 먹줄로 무수한 직선을 반복적으로 그어가면서 어떤 유기체적 덩어리의 형태를 만든다. 멀리서 보면, 풍화를 거친 자연의 바위 덩어리를 연상시키지만, 그 안을 자세히 보면 모두 직선들로 이루어졌다. 그는 직선을 집적시켜 비정형의 유기체적 형태를 만듦으로써 직선과 곡선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마치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듯이, 목수가 무심히 먹줄을 긋듯이, 그는 무수히 선을 그어가는 반복적인 행위 속에 이전의 관심사였던 세속적 이야기를 비워가고 산만한 정신을 정화시킨다. 외부 세계를 재현하고자 하는 집착에서 벗어난 단순한 행위들의 반복이 이어질수록 머릿속의 상념과 잡다한 이미지가 사라지고 깊은 몰입 속에 오직 선을 긋는 행위만 남게 된다. 이는 과거와 미래를 유영하는 생각을 현재의 감각으로 전환시키는 일종의 종교적 의식(儀式)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명상적 의식을 통해 그는 무위(無爲)의 상태에 도달한다. 무위는 자연의 섭리와 리듬에 몸을 맡김으로써 세속적인 주체의 산란함을 다스리는 행위이다. 그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자연의 부분으로 인식하여 자연의 섭리와 흐름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미니멀리즘의 한국적 변형이라 할 수 있는 모노크롬은 이러한 무위의 특성을 드러냈고, 이서지의 회화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완성된 결과보다도 그리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의 회화는 하나하나의 선들이 무한히 증식하여 전체를 이루고 그 전체는 다시 하나가 된다. 그럼으로써 부분은 전체가 되고 전체는 다시 부분이 되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인위적인 직선을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무위에 상태에 이르고, 의식적 차원을 숭고한 무의식적 차원에 이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사실의 기록이나 조형적 완성보다는 인격 수양을 위한 도(道)의 수행과정으로서 예술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것은 노년에 도달한 인생에 대한 관조적 태도의 반영으로 보인다.
최광진(미술평론가) Read more -
이지은 : 꽃을 그리다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하여
10 - 23 Nov 2010 ARTPARK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3일까지 이지은 개인전 <꽃을 그린다, 아까와는 다른 시간을 위하여>을 개최합니다. 이지은은 꽃, 나뭇잎, 나뭇가지 등을 마티에르를 살려 차분한 모노톤으로 그리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20여점의 신작은 꽃, 나뭇잎이라는 ‘자연’의 모티브를 소재로 활용한다는 점에선 기존의 작업과 동일하지만, 여백을 강조하던 종래의 선 위주의 작업과는 달리 꽃이나 잎의 형태가 분명하게 드러난다는 점, 순도 높은 컬러를 사용한다든지 음영처리를 하는 것은 신작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들입니다. 무엇보다도 화사하고 발랄한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화면에 싱그럽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최근 작업에서 볼 수 있는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신작의 특징은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 변화를 반영합니다. 이전에 작가는 작품의 조형적 어법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적 소재, 즉 꽃, 잎, 나뭇가지들을 다루어왔습니다. 그러나 신작에서는 자연의 형태적인 특징이 아닌 그 안에 있는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작가는 이번 신작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자연에 대한 감사”라고 말합니다. 즉 오랜 세월 속에서도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삶을 이어가는 꽃과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이를 표현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다른 부분을 과감히 생략한 채, 이파리만을 크게 확대시켜 실핏줄 같이 엉긴 미세한 잎맥과 이파리 윤곽만을 두드러지게 하고 나머지를 대비가 두드러지는 다양한 색상으로 가득 채웁니다. 꽃도 꽃잎의 윤곽선을 뚜렷하게 강조하면서 마티에르와 번지는 듯한 색감을 활용하여 화면에서 꽃의 풍성함과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또한 화면의 나머지 부분에는 색이 없이 점선으로 꽃의 윤곽선만을 표현하여, 계절의 변화 속에서 피고 짐을 반복하는 꽃의 변화를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이지은의 작품은 화면에 물감을 반복적으로 흘리거나 아크릴로 수십 번 칠하는 등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화면은 특유의 질감과 미묘한 색채 변화가 두드러지는 화면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꽃과 잎이라는 평범한 소재가 지닌 의미와 그들이 표현된 색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많은 협조 부탁 드립니다. Read more -
함연주 : Seed
10 - 23 Nov 2010 ARTPARK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던 함연주는 이번 전시에서 크리스탈스톤을 이용한 최근의 신작들을 선보입니다.
꼼꼼하게 붙여진 크리스털스톤 알갱이 하나하나는 생명의 알이자 열매로, 거대한 빛을 품은 세계입니다. 작가 특유의 사물에 대한 집착은 작은 알갱이들을 ‘빛을 사로잡은 신비한 공간’으로 거듭나게 합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크게 세 가지 표현기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거울이나 원, 사각형 판에 크리스털스톤을 붙여 입방체의 기학학적 형태를 표현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씨앗의 은유적 표현인 크리스털스톤들이 만개 이상 모여 이루어내는 기하학적 형상은 평면작품이지만 거대한 입체로 느껴집니다. 크리스탈스톤 알갱이 하나하나에 응집되어있는 거대한 빛들이 보는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중액자나 거울 위에 표현된 작품들은 그러한 빛의 발산을 거듭 반사하기 때문에 한층 더 신비로운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씨앗들이 펴져나가는 형상을 드로잉하고 그 위에 크리스털스톤을 붙인 작품들이 있습니다. 원, 사각형 판 위에 색색으로 표현된 드로잉은 부드러우면서 온화하게, 또는 강렬하면서 자유롭게 확산되는 씨앗들의 표현입니다. 작품표면으로 보이는 여러겹의 드로잉 터치는 씨앗 하나하나에 정성을 더하고 확산의 이미지를 힘차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형상을 공간에 설치한 작품이 있습니다. 라텍스 소재의 동일한 원형을 기초로 제작한 이 작품들은 조금씩 다른 형태입니다. 유기적 형태의 입체작품들을 마치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물들이 순간 멈추어버린 듯 설치하여 관람객에게 풍부한 이야기 거리와 흥미를 제공합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이나 크리스탈스톤 알갱이처럼 작고 미세한 것에서 응축된 에너지와 생명을 발견하고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작가 특유의 작품세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후원: 스와롭스키 벤쳐스 코리아) Read more -
Little Masters
10 - 23 Nov 2010 ARTPARK 아트파크는 2003년 1월 월간미술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젊은 큐레이터와 미술평론가들 44인에게 의뢰하여 선정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를 근거로 하여 우리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조사하였습니다.
'Little Masters'는 현재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젊은 작가들로,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 미술계를 지휘하는 대가로 기대되는 작가들입니다. 사진보다도 더 사실적이며 시각적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고영훈과 김종학,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재료를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들로, 아크릴을 켭켭이 쌓아 조각적 회화를 구상하는 강진식, 바닷속 자개의 신비한 색상을 표현하는 김유선, 현대적 물질문명의 상징인 용수철, 태엽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함연주, 반짝이<시퀸>을 사용하여 빛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노상균, 플라스틱적 소재를 인체와 더불어 혼합하는 김순례, 고무와 색색의 실을 이용하여 여러 동물 형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권 혁, 현대적 명상과 미니멀 회화를 새롭게 전개하는 장승택과 홍승혜, 평면과 오브제, 미디어를 혼합하는 양만기 등으로 젊은 작가들의 창의적이며 다양한 예술세계와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되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소위 대가들의 대표작과 소품, 즉 백남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해인 1993년의 작품, 농원의 작가 이대원의 1980년대 작품, 올 10월 개인전을 앞두고 부각되는 이우환의 1970년대와 1990년대 작품 등이 함께 전시되는 독특한 전시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 한국 미술의 미래를 전망하시기 바랍니다. Read more -
장승택 : Trans Painting
27 Aug - 12 Sep 2010 ARTPARK 장승택은 알루미늄 프레임, 강화유리, 폴리에스테르 필름 등 공업용 재료에 페인팅을 결합시킨 트랜스페인팅(Trans Painting) 작업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작가는 두께가 있는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색 칠한 반투명 강화 유리를 얹거나, 유리 위에 여러 겹의 폴리에스테르 필름을 얹고 일정 공간을 띄운 후 색을 칠한 포맥스 패널으로 뒷면을 막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 왔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크게 색채의 면과 필름으로 공간감이 생긴 면으로 나누어지는데, 미니멀한 형태, 감각적인 색채, 그리고 작품 내부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필름의 시각적인 효과가 한데 어우러져 트랜스페인팅이라는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의 트랜스페인팅에 변화를 준 신작 20여 점을 선보입니다. 신작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기존의 작업과 비교해볼 때 보다 우회적인 방식으로 미묘한 색채의 효과를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원색이나 파스텔톤 계열의 색을 유리 안쪽이나 바깥쪽에 전면적으로 칠하여 하나의 색면을 만들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반투명 강화유리에 색을 칠하지 않고 강화유리 안쪽 테두리를 따라 색채를 입혀 마치 흰 면의 가장자리에서 은은하게 색채 혹은 빛이 번져 나오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좀더 입체적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보는 방향이나 거리에 따라, 색채가 주는 좀더 섬세한 시각적인 효과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특징은 그 동안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색과 빛에 대한 관심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일, 왁스, 파라핀, 합성수지 등 독특한 재료로 물질성을 실험하던 활동 초기 이후, 작가는 재료의 물질적 속성을 극대화 하면서도 색채, 그리고 색채와 반응하는 빛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트랜스페인팅에서 빛은 플랙시글라스나 강화유리의 표면에서 반사되거나 두꺼운 프레임의 내부공간을 통과하여 색채를 미묘하게 변화시킴으로써, 관람자의 감성적인 움직임을 유도해 내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에 소개되는 신작 역시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기존의 트랜스페인팅 보다는 절제된 특성을 더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좀더 면밀하게 시간을 두고 작품을 보아야 색과 빛, 그리고 작품의 재료가 주는 느낌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장승택의 작품은 마치 작가의 손길을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만들어진 듯 매끈하고 정교해 보이지만, 사실 프레임 제작부터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거의 모든 과정을 작가 혼자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완성된 작품 이면에서는 빛과 색, 물질의 결합하여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추상미술에 대한 관심이 다소 둔해진 분위기 속에서, 이번 전시는 미니멀한 추상 미술의 특징인 무심한 듯 세련된 감수성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주태석 : Nature. Image
3 - 27 Aug 2010 Sevrance Art Space 상징의 숲으로 「자연·이미지」해석
“ 자연(La Nature)은 혼돈의 말들을 내 쏟는 살아있는 기둥을 가진 하나의 사원; 인간(L'homme)은 따스한 눈으로 지켜보는 상징의 숲을 가로질러 그곳을 지켜간다.” -보들레르-
주태석의「자연·이미지」연작에 나타난 ‘나무’와 ‘숲’은 하나의 상징이다. 인간과 자연과의 교감(交感)을 노래한 보들레르의 시처럼 그의 자연·이미지 작품은 자연과 인간, 정신과 물질의 상응이 이루어지는 하나의 장(場)으로 상징의 숲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는 이데아의 세계를 상징하는 자연 이미지와 색채가 있으며, 삶의 현장처럼 살아있는 풍경이 있다. 때로 숲과 나무들이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보여 지기도 하나 그의 자연은 언제나 다정한 시선을 보내주고 있다. 이러한 곳에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 이루어지며, 더욱 풍요로운 삶과 창조의 예술이 탄생하게 된다.
「자연·이미지」속에는 일상과 상상력이 공존한다. 가장 중요한 모티브인 나무와 풀은 사진처럼 보여 진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나무이며, 숲이다. 그러나 화면의 또 다른 부분들은 자연의 모방에서 벗어난 상상의 나무와 숲이다. 이처럼 그는 자연과 다른 자연을 그리고 있다. 나무 뒤에 보이는 그림자들, 숲의 형태는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추상이다. 허상의 나무들과 숲, 그 그림자 모습은 전적으로 상상력에 의해 그려진다. 상상의 소산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색채이다. 「자연·이미지」에서 가장 시각적 호소력이 강한 것은 무엇보다도 초록의 색채이다, 화면 전체를 뒤덮고 있는 초록색과 이와 대비되는 주홍색이나 코발트, 흰색 등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원초적 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의 색채들이 서정적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그의 자연적 색채는 인간과 교감을 풍부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아울러 일상과 상상이 공존하는 자연·이미지에서 우리는 작가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내면세계를 엿보게 된다. 다양한 표정의 나무와 숲을 거닐면서 발견되는 자연은 어떤 규칙에 따라 수집된 사물들로 가득 찬 보고이다. 서정 시인과 같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노래하는 그의 「자연·이미지」에서 모더니즘 회화의 정점을 발견하고, 구체적 형상의 묘사적 언어로 자신의 체질을 담아내는 작가의 뛰어난 역량에 감탄하게 된다. 동시에 그의 작품을 보면서 끝없는 자연과 대화를 비롯하여 교감, 상응이 이루어지는 사원(寺院)으로서의 자연(自然)을 생각해 본다.
유재길 (홍익대학교 교수·미술비평) Read more -
Unfamiliar Landscape
14 - 30 Jul 2010 ARTPARK 아트파크 (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7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7명의 작가 김윤재, 김정주, 박진원, 이혁준, 임선이, 장유정, 정재호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기획전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으로 ‘풍경’을 재해석하여, 일반적인 도시와 자연의 경관이 아닌, 사회적 혹은 시각적 문제들을 제기하기 위한 소재로서 ‘풍경’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지를 복제, 편집, 변형시키거나,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해체하고 중첩시키는 등 컴퓨터 그래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또한 사진, 회화, 조각, 설치의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법을 보여줌으로써, 변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 주변 환경과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제공합니다. Read more
김윤재의 ‘산수조각’은 산수풍경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업입니다. 사람 신체의 일부분을 산수조각으로 변형시켜, 작가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순수한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박진원은 캔버스 화면에 LED를 활용하여 풍경에 시적인 감수성을 더합니다. 산과 강, 나무의 풍경은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는 반면 LED에서 나오는 빛이 여백의 미를 돋보이게 만들어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화면을 보여줍니다.
김정주와 임선이 작가는 작가의 반복적 행위로 미니어져 구조물을 만든 후, 이를 다양한 거리와 각도에서 촬영하여 마치 거대한 스케일의 풍경 사진인 것처럼 관람객들을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들은 인공과 자연, 입체와 평면, 현실과 비현실, 보이는 것과 실재 등 정반대의 개념을 보다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풍경을 ‘연출’합니다.
한편 이혁준, 장유정, 정재호의 작업은 기억이나 시각적 인지가 불완전하며 왜곡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이혁준은 프린트한 사진을 손으로 찢은 후, 다시 이어 붙여 풍경을 재조합하고, 바니쉬 작업을 하여 붓자국이 화면에 남도록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사진을 해체하고 재조합 하는 방식을 통해 을 사진이 불완전한 기억의 결과라는 아이디어를 보여줍니다. 정재호의 회화 역시 ‘기억’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는데, 그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일상 풍경을 마치 조각난 거울에 비춰진 듯한 작은 이미지들로 조각 낸 후, 이를 모아 하나의 재구성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장유정은 실재 사물을 담은 프린트 위에 과슈나 아크릴 안료로 부분적 채색을 하여 스케일이나, 중력의 방향, 시점 등을 헷갈리게 만들어 사진의 이미지 재현 능력과 기록성, 시각적 인식의 한계 등의 문제를 다룹니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변화하는 환경을 미술가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또 해석하고 있는지를 ‘풍경’이라는 소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정국택 : Pivotman
7 - 21 May 2010 ARTPARK 정국택은 스테인리스 스틸을 소재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해온 조각가입니다. 그가 만드는 인물상들은 공통적으로 원통형의 머리와 몸, 그리고 반구형의 관절과 엉덩이로 단순화되어 있어, 개성을 지닌 인물이라기 보다 현대인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익명화된 정국택의 인물들은 다양한 포즈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과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 ‘pivotman’에서 작가는 기존의 작품에 ‘운동성’의 요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신작들을 선보입니다. 물체의 중심, 회전 축이라는 뜻의 ‘pivot’과 사람이라는 뜻의 ‘man’이 결합된 ‘pivotman’은 스포츠 경기에서 중심이 되는 선수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번 전시와 관련해서는 추의 무게 중심 원리를 이용한 움직이는 조각들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정국택의 작품에서 인물상을 고정시키고 있는 받침대는 구형, 원통형. 원추형, 사각형 등 다양한 형태로 그 자체가 인물과 더불어 작품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pivotman’시리즈에서는 작품에 일종의 추를 매달거나 오뚝이의 몸체 같은 받침대를 활용하여 작품이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작품 자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인물상들의 다이내믹한 포즈들과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균형감각과 경쾌한 운동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스테인리스 스틸 자체의 은색으로만 표면을 처리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작품 일부분에 색채를 더하는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넘어질 듯하면서도 다시 일어나 움직이는 정국택의 조각은 꿈과 현실, 서글픔과 자그마한 행복의 경계를 오가며 오뚝이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이번 전시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물질성과 단순 명쾌한 내용을 조화시킨 구상 조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Read more -
NEW ARTPARK : INDIVIDUALS
5 - 21 Mar 2010 ARTPARK 전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한 아트파크 (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3월 5일부터 21일까지( 17일간)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11명이 꾸미는 그룹전를 개최합니다. 2003년 개관한 아트파크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통해 국내외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들을 꾸준히 소개해 왔습니다. 회화, 사진, 조각 등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아트파크와 함께 해 온 중견 작가들과 차세대 주역이 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아우르는 장을 마련하여 지금까지 아트파크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역할과 비전을 조망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Read more
우선 회화로는 유명인의 ‘이중 초상화’로 잘 알려진 김동유, 수수께끼 같은 상상의 세계를 화면에 담는 정규리,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국화가 유근택 등 중견 화가들의 최근작들을 선보입니다. 사진 작업으로는 렌티큘러를 활용해 사진과 회화를 접목시키는 배준성, 포토샵에서의 디지털 콜라쥬 작업으로 관람자의 시각적 혼란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이중근, 설치 작업과 디지털 편집 기술과 결합시켜 새로운 개념의 산수화를 만들어내는 임택의 작업을 소개하여 현대 사진의 다양성을 보여줄 것입니다. 한편 최수환은 검정색 아크릘 판에 각기 다른 크기의 수많은 구멍을 뚫고 여기에 LED의 빛을 통과 시켜 감각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빛의 회화’를 보여주며, 함연주는 '피어나는(Bloomming)’이란 제목으로 섬세하고 화려한 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합니다. 이 밖에도 전통적 동양의 아이콘인 부처를 현대의 ‘로봇’으로 변형시키는 왕지원, 점차 단순화, 규격화 되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정국택, 영상과 설치 작업으로 더 잘 알려진 작가 김승영의 조각이 소개됩니다. -
정태섭 : X-Ray로 봄을 보다
3 - 23 Mar 2010 Sevrance Art Space 아름다운 방사선의 세계 : 정태섭의 엑스레이 아트
정태섭의 작품은 일차적으로 엑스레이 기계가 촬영한 이미지를 기초로 후속작업을 덧붙인 것으로 그림이라기보다는 사진에 가깝다. 일반 사진과 달리 엑스레이 사진은 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물체의 내부 구조를 드러내주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이미지가 된다. 우리가 빼어난 경치를 보면서 아름다운 자연이 그려낸 한 폭의 그림이라고 하듯이, 방사선의 노출에 따라 생겨난 신비한 흔적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연출한다. 직업상 오랫동안 이러한 이미지와 씨름해 왔던 정태섭은 그 아름다움에 주목하여 적극적으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시도한다.
정태섭의 작품은 대개 식물이나 기계가 주를 이루고 인물은 적으며, 풍경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는 엑스레이 사진을 제작하는 기술과 환경에서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엑스레이 장비로는 커다란 물체나 경치를 촬영할 수는 없다. 직진성이 강한 엑스레이 파장을 디텍트하기 위해서는 피사체와 같은 크기의 이미지캡쳐 장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엑스레이는 사물과 인물의 내부를 속속들이 보여준다. 그것도 상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겉껍질 속에 감추어진 모습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사람 뱃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시계 내부의 부품들은 무슨 모양인지 보여준다. 정태섭은 이러한 표현 매체의 한계와 장점을 함께 고려하여 미술작품으로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정태섭이 추구하는 조형적인 특성은 의외로 회화적이다. 목련 꽃을 소재로 삼은 작품들을 보면 부드럽고 가냘픈 꽃잎의 속성이 강조되어 마치 먹을 종이에 번지게 하는 선염(渲染)의 수묵화처럼 보인다. 나뭇가지의 경우는 부드러운 붓으로 그은 필획과 상당히 비슷하다. 엑스레이 사진에서 경계선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 네가티브 이미지를 반전시킨 포지티브 이미지를 사용한다. 카라 꽃의 경우는 가늘고 우아한 윤곽선이 두드러져 마치 유리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그 밖에도 호두나 땅콩, 조개와 소라, 해바라기와 담쟁이넝쿨 등에서 인공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연하면서도 불규칙한 곡선이 눈길을 끈다. 자기 유사성을 순환적으로 반복하면서 불규칙한 가운데서도 내재적인 질서를 암시하는 플랙탈의 세계다. 타오르는 향 끝에서 피어나는 연기는 매끄러운 곡선을 그리며 퍼져나가다 향기만 남긴 채 흩어져 버리지만 정태섭의 작품에서는 이런 자연의 경이로움이 그대로 깃들어 있다. 정태섭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이미 그 자체로 보기 좋은 꽃이나 인체가 아니라 투시해서 보아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가변적인 현실과 외형에 얽매이지 않고 그 본질을 탐색할 때 인위적이고 관습적인 편견은 허물어져 버린다. 정태섭의 엑스레이 아트는 왜곡이나 변형이 허용되지 않는 엑스레이 사진을 기초로 하면서도 거기에서 사라져버린 영혼의 흔적을 최대한 되살리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로써 위험한 방사선은 아름다운 방사선으로 변모한다.
조인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미술사) Read more -
신한철 개인전
2 - 21 Feb 2010 Sevrance Art Space 形의 色다른 思惟
신한철은 구를 이상적인 것의 현현으로 이해하지는 않지만 자유롭게 변형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형태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것이며 해리스(K.Harris)가 의미하듯이 그 흥미로움은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이 갖는 이중적 아름다움은 환원과 확산, 본질적 실재와 현상학적 실재, 미적인 것과 비 미적인 것, 즉 상이한 것, 모순되는 것, 대척점에 있는 것 등을 역설적으로 결합해 놓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구가 환원적이며 어떤 동요도 없는 안정적인 제시물로 보일 수 있다는데 동의하지만 그것이 또 다시 생성되고 확산될 수 있다는 것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가 그것들을 만든 후에는 그러한 요소와 개념들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융화되어서 우리를 매료시킨다는 것이다. 즉 순수 기하학적 형태를 근본으로 하여 이루어져 있지만 그것의 계속되는 생성으로 인하여 시각적으로는 유기적인 형태로 감지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구는 유클리트적인 측도보다는 위상학적인 질과 관계하고 있다. 작가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사슬에서 풀려나 서술적 장면으로 전환하는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지적인 것에서 감각적인(시각적인) 것으로, 목적 없는 합목적성과 소비사회의 상품물화 사이에 존재하는, 즉 예술작품과 통속적인 상품의 접점에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유근오/ 미술사학자 Read more -
하종현 :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
7 - 22 Jan 2010 Sevrance Art Space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
1970년대 초반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행돼 오고 있는 그의 <접합> 연작은 비단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 존재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미술 평론가인 에드워드 루시 스미스(Edward Lucie-Smith)는 “같은 경향의 서양의 작품과는 현격히 다른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루시 스미스도 지적하고 있듯이, 캔버스의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 넣는 방식인 ‘배압법’은 세계 미술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굵고 튼튼하게 짠 사각의 틀에 거친 마대를 팽팽하게 당겨 부착한 다음 뒷면에서 유성 물감을 밀어 넣는 하종현의 제작 방식은 알다시피 한국의 전통 한옥 공법을 닮았다.
흰색, 회색, 갈색, 암록색, 암청색, 검정색 등 서로 다른 미묘한 톤의 무채색과 중성색으로 이루어진 하종현의 <접합> 연작은 색에 대한 실험이면서 동시에 물성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행위가 있다. 그의 행위는 비록 캔버스 위에서 미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찍이 구타이(Gutai) 그룹이 진흙탕을 온몸으로 휘젓는 행위를 보여 준 것처럼 캔버스 위의 물감을 휘젓는 원초적 자유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작화 방식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치밀하고 섬세한 측면이 있다. 절제와 계산,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아우르는 세련된 감각, 서체인가 하면 기의 없는 기표들만이 화면 위를 수놓고 있다.
근자에 이르러 하종현은 새로운 양식의 실험에 몰두해 있다. 서체적인 스타일의 분방한 행위에서 벗어나 그림의 테투리가 바탕 면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도록 하는 작업이다. 거대한 정방형의 캔버스에 원을 그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 연작은 몇 개의 층위를 지니고 있다. 맨 밑은 생 마대천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 다음 층은 위층의 물감에서 배어나온 기름이 가장자리에 번져 있다. 그 위에는 뒤에서 배어나온 물감 층이, 다시 맨 위에는 같은 색깔의 두터운 마티에르를 지닌 물감 층이 튀어나와 있다. 물감의 이 적층 방식은 맨 위층에 존재하는 물감에 쇠솔질을 가함으로써, 이 부분에만 일련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조형 어법을 낳고 있다. 쑥색 혹은 짙은 회색으로 이루어진 이 원 작업은 그의 전 작업 과정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근자에 나타나고 있는 작업의 변화는 원초적인 것으로의 환원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원과 사각형이라는 자연의 원소적 상태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발언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며, 그것은 그의 전 작업 과정을 놓고 볼 때 완성을 향한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일 것이다.
윤진섭 l 미술 평론가, 국제 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Read more -
아이로봇 : iRobot
17 Dec 2009 - 14 Mar 2010 Project 아름다운 색상과 사랑스러운 세포의 형태를 통해 '생명'에 대한 자신만의 섬세한 감성을 전하는 작가 원애경의 개인전 『Regeneration』이 오는 1월 7일부터 31일까지 세브란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작가는 미국의 프렛 인스티튜트 대학에서 회화과를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889년 첫 개인전을 필두로 총23회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번 『Regeneration』 전시에서는 마치 한 송이 꽃을 연상케 하는 유기적 형태의 세포 이미지를 통해 생명의 외경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생명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는 '삶의 근원이 무엇인가' 하는 그 본질에 대한 화두를 그림 속에 던진다. 작품 속 개체의 모습은 제각기 하나의 생명체로써 움직이고 호흡하는 것과 같은 형상을 띄고 있는데, 이를 통해 작가는 자연의 질서와 이에 대한 환영이 갖는 신비로움을 나타낸다. 생명의 움직임에 대해 표현하지만, 역동적 움직임 보다는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돋보이고, 정지되어 있는 화면이지만 화면 속 개체들은 살아 숨쉬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이미지들은 작가 개인의 감성과 정서를 바탕으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이미지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하여 나타낸 것으로, 작가 고유의 독특한 예술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원초적 원형의 재생성 형태로, 자연의 신비로움 그리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전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따뜻한 감성과 긍정의 에너지를 느끼고 흥미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