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 Serendipity
이중근은 사진 매체를 컴퓨터 프로세스를 활용해 편집함으로써 복잡하게 구조화된 현실과 가상에 대한 존재론적인 탐구를 지속해 왔다. 우리가 익히 아는 세상을 기록한 이미지들은 작가가 색을 입히고, 다양한 군상의 사진들을 조합하거나 단순한 구조를 무한히 확장하는 일련의 작업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그림 같으면서도 사실적인 사진 같은 이미지에는 성스러움과 세속, 초현실과 현실이 묘하게 맞물려 있다. 더 나아가 보는 각도나 작품과의 거리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보이는, 신비로움과 화려함이 공존하는 화면을 이루어낸다.
런던과 파리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중근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의 종교적 장소와 역사적인 건물이 표상하는 시각적 이미지에 주목함으로써 작업을 발전시킨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수많은 디지털 조각들을 이용해 마치 한 컷으로 촬영한 듯 매끄러운 건축물 이미지를 만들어냄으로써 작가가 구현한 화면은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간을 체험케 한다. 그의 작업은 타지의 유명한 건축물 주변에서 머물며 얻게 되는 영감과 우연한 발견인 세렌디피티 (Serendipity)의 표현이자, 기억을 더듬어가며 찾아낸 풍경들의 재구성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적 화려함 너머 비가시적 근원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깊이 있는 조형언어를 이야기하며, 디지털 사진이 가지는 힘에 대해 은유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아울러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찬찬히 작품을 뜯어보면서 시공간을 초월한 흥미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기대하게 될 것이다.
아트파크 임유권
이중근
작가는 경원대학교(현 가천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2017년 아트파크에서의 개인전 ‘SERENDIPITY’를 비롯해, 현재까지 서울, LA, 파리, 런던,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등에서 총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00년 대안공간 루프의 기획전 ‘핑크빛 박테리아’를 시작으로, 2002년 광주비엔날레, 2006년 부산비엔날레, 2006년 서울미디어비엔날레에 참여하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 국내외 기획전에 초대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국제교류재단, 아시아파운데이션에서 11회의 지원사업을 수상하였으며, 국립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시립 난지창작스튜디오, 파리 씨떼 국제예술공동체 등 7회의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작가에 선정되어 참가하였다. (주)천재교육의 초등학교 미술교과서와 (주)교학사의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작품이 실렸으며, 2012년에는 구글 아트프로젝트 작가로 선정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신촌 세브란스병원, 오라카이 호텔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