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물외 遊 心 物 外: 유심재, 배준성, 이나진, 이세현, 최영욱, 한선현

5 March - 5 April 2025 ARTPARK
Overview

아트파크(ARTPARK)는 ‘유심재’와 함께 전통과 현대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전시 《유심물외 遊心物外》를 선보인다. ‘유심재’가 소장한 조선, 신라, 백제 시대의 다양한 고미술 작품들은 역사적 깊이와 장인의 손길을 담고 있으며, 이와 함께 아트파크의 현대미술 작가인 배준성, 이나진, 이세현, 최영욱, 한선현의 작품이 새로운 감각을 더해 서로 조화를 이룬다.

 

이번 전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고미술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조선과 청나라의 가구, 불상, 도자기 등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내려온 유물이며 장인정신의 결과물이다. 조선 나전 행실도 구갑문 이층농은 정교한 자개로 재현된 김홍도의 삼강행실도와 거북이 등껍질 무늬가 함께 있는 세계에 한 점뿐인 가치있는 작품이며, 신라 철제 석가모니불두는 미소를 띈 얼굴이 석굴암과 고려전기 양식을 이어주는 귀중한 자료로서 역할한다. 조선 나전 쌍용 수복강령문 원반은 현재 한국에 있는 나전 원반 중 궁중용(사조룡)이 표현되어있고 중앙에는 여의주가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현대미술 작품들은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또 다른 기록이다. 배준성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상상 속 세계를 탐구하며, 이세현은 한국 전쟁과 비무장지대의 풍경을 붉은 색채로 표현한다. 이나진은 화려한 레갈리아를 두른 어린 동물의 이미지를 통해 유년 시절과 어른이 된 현재를 회귀적 시간 속에 담아낸다. 최영욱은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단순한 형태 안에 이야기를 담고 관객들과 소통한다. 한선현의 목조각은 인간의 희로애락, 동심과 환상 등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유심물외 遊心物外》는 ‘물성을 넘어, 자유롭게 노닐다’라는 뜻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는 이를 한 걸음 더 나아가 ‘눈앞의 사물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의 세계를 상상한다’로 해석한다.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와 나전칠기 가구, 신라 시대의 석조 불상과 철불, 청나라 시대의 황실 가구와 조각 등이 현대적인 회화 및 조형 작품과 한 공간에서 만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열린 해석의 공간을 제공한다.

 

* 유심재의 정진호(1969-) 대표는 중국 북경 중앙미술대학에서 당·송(唐宋) 미술사로 박사학위를, 천진 남개대학교에서 당시(唐詩)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30여년간 ‘유심재’를 운영하며 전 세계의 한국 문화재와 한·중·불교 미술품을 발굴·수집해왔다. 특히 중국 당(唐) 이전 삼국·고려·조선 시대의 불교 미술품을 중심으로 역사전적, 고가구, 서화, 도자기 등 다양한 역사적 유물을 수집하며 한국 고미술의 보존·전시에 힘쓰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작품들이 국립중앙박물관, 민속박물관, 역사박물관 등 여러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김미나, 아트파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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