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 Water Drops

1 March - 28 April 2025 Sevrance Art Space
Overview

김창열은 1929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유교 선비이자 명필가였던 조부에게 서예와 천자문을 익혔으며, 이는 그의 회귀 작업의 모태가 되었다. 한국 리얼리즘 회화의 거장 이쾌대의 성북회화연구소에서 그림을 배웠으며, 1949년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 1957년 박서보, 정창섭과 함께 한국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고, 기하학적 추상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앵포르멜 미술운동에 참여했다. 196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출품하고, 1966년부터 뉴욕아트스튜던트리그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1969년, 백남준의 소개로 파리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뉴욕을 떠나 파리에 정착했다.

 

1970년, 파리 외곽의 마구간에 작업실을 마련하며 유럽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약 40년간 파리에서 활동하며 2004년 프랑스 쥬드폼국립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아트인컬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절에 가면 스님들이 마당을 쓸고 물을 뿌려요. 그게 일종의 정화행위지. 마치 스님이 염불을 외듯 나는 물방울을 그리는 것이야.”

 

김창열의 물방울은 단순한 구상이 아니라, 빛과 그림자의 섬세한 조화를 통해 캔버스 위에 맺힌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이는 덧없고 일시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영원성과 평온함을 상징하며, 물은 곧 생명의 신비이자 우주의 근원이다. 김창열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 센터, 보스톤현대미술관, 동경국립근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었다. 2012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 2017년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등을 수훈하였다.

 

2005년, 세브란스병원 본관 로비에 대형 작품(Water Drops, 2004, oil and acrylic on canvas, 2.7x6.3m)이 설치되었다. 2016년,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이 개관되었고, 2025년 8월 18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김창열 회고전을 개최한다. 2026년에는 평창동 자택이 공공문화시설 ‘김창열 화가의 집’으로 개관된다.

 

본 전시는 김창열이 평생을 바쳐 탐구한 물방울의 세계와, 그의 깊은 울림과 고요한 힘을 온전히 느끼게 한다.

 

아트파크 큐레이터 허수정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