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용 Jinyong Jeong : Chandelier

15 December 2023 - 20 January 2024 ARTPARK
Overview

편치 않은 작업을 해오던 내가 샹들리에를 그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해바라기를 그릴 수 없음이고, 다른 하나는 색을 마음껏 쓰고 싶어서다. 여기서 해바라기는 고흐의 해바라기를 뜻하는데, 그가 해바라기를 그릴 당시의 마음이 내게 너무 간절히 느껴지기에 나는 해바라기를 사랑한다. 샹들리에는 소재만 다를 뿐 내게 그 의미는 해바라기와 동일한데, 고흐처럼 꿈꾸고 싶으나 그처럼 살고 싶지는 않은 예술가의 위선이며, 꽃 그리기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유의 갈등 끝에 나온 대체물이다.

또 다른 이유는 색채에 대한 갈증이다. 20년 이상 색채를 최소화하며 깊고 어두운 단색의 화면에 몰입해왔다. 결혼 후 비로소 눈 뜬 색계로 인해, 몇 년 전부터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오만가지 색을 다 사용하고 싶어졌는데, 요즘은 샹들리에가 그런 열망의 대상으로 선택되었으며, 그것이 어쩌면 무엇보다도 가지고 싶으나 가질 수 없는 혹은 가지기 힘든 어떤 세속적인 것들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 작가노트 - 

Installation 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