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헌 Yeo, Dong Hun: Welcome to Paradise - Waterfall
내가 ‘폭포’ 작업을 처음 구상한 것은 나의 정신적 지주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1997년 사망하고 나서부터다. 나는 화가의 삶을 살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으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저 ‘그림에 재주가 있는 녀석’ 정도로 스스로를 평가했고, 만약 그림을 그리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한다면 만화가 또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될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다 접한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나에게 마치 한줄기의 빛과 같았다. 나는 그의 작품을 보며 만화의 한 장면도 멋진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아마 그때 처음으로 화가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았던 것 같다. 세월이 흐른 뒤 나는 1996년 추제 갤러리(판화 진흥회 “BELT”전 초대)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섰고, 그 다음 해인 97년에 리히텐슈타인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나는 화가의 길로 인도해 준 그에게 헌정 작품을 그리고 싶은 마음으로 ‘폭포’ 작업을 시작했다. 이 작업을 하며 큰 변화를 하나 겪었는데, 주 종목을 판화에서 회화로 바꾸게 된 것이다. 리히텐슈타인의 ‘붓자국’ 시리즈를 빌려와 작업을 시작했고, 다양한 변화를 주며 연구했다. 그러던 중 이전에 이어오던 작업인 ‘Welcome to Paradise’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에 매진하느라 한동안 다른 작업을 못 한 채 시간이 흘렀다. 2019년 나는 예전에 그려 둔 ‘폭포’ 작업의 드로잉을 보며 새로운 창작욕구를 다시금 느꼈고, 다시 이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작가노트
여동헌(1970 - )
추계예술대학교 판화학과 졸업. 가나어린이미술관, 롯데애비뉴엘, 신세계갤러리, LG GANA ART 등에서 개인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과천국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소마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단체전. 서울시 청계천 벽화(한화그룹), 신촌 세브란스 소아암센터 벽화,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 어린이대공원역 벽화 등의 프로젝트 진행. 교학사,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등의 교과서에 수록. 서울시립미술관, 하나금융그룹, KT 등의 기업 달력 제작.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사비나미술관, 한국민속촌미술관, 제주 에코랜드, 삼성서울병원, 하이트진로,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등에 작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