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 Jooyeon Lee, Matrix
매트릭스
이주연의 작품은 직선이 많아서 인공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건축적이고 도시적이다. 부연하자면,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 그래픽 요소가 두드러지는 하드에지(hard-edge)에 가깝다. 프레임을 가로지르는 직선의 움직임은 과감하고, 직선으로 분할된 화면은 해체되며 사각 캔버스라는 정형성에서도 크게 벗어난다. 이주연은 “일상적 풍경과 소소한 하루가 스며든 물리적 시간을 기하추상 구조의 작업 공간 속에서 어떤 식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지를 탐문한다.”라 밝히며 스스로가 추구하는 추상회화에 대해 말한다. … 이주연의 추상회화는 도시적인 감각을 모티프로 자연을 재구성한 심상의 풍경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조각보나 한옥 문 창살 같은 한국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패턴화한 구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 역시 작품 속에 한국적인 정서가 어느 정도 은유적이며 함축적으로 담겨있다는 사실 자체를 굳이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적이라고 규정짓는 것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 ‘복합구조’, ‘수평 방향’, ‘시선의 각도’, ‘위계적, 차별적인 영역’, ‘자유공간’, ‘공간의 흐름과 단계적 변화’, ‘벽들의 통로’, 그리고 ‘빛, 색, 공간, 움직임’ …. 작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하나같이 추상화된 언어, 순수조형에 대한 감각적 키워드뿐이다. 동서양의 조우, 전통과 현대의 조화, 구상에서 추상으로의 이행, 작가와 작품의 관계 등. 이주연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가 오버랩되는 매트릭스 같은 세계다.
이준희, “가시성을 초월한 이주연의 풍경, mind-scape를 위한 추상 장치” 발췌
이주연(1967-)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시카고예술대학 BFA, MFA.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박사과정 수료. 현 덕성여자대학교 아트앤디자인 대학 동양화 전공 교수. 금호미술관, KCC Art Gallery(시카고), KM Art Gallery(버지니아), Glenview Park Center(일리노이), D9 Gallery(뉴욕) 등에서 개인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성곡미술관, 이화아트센터,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석파랑 아트홀, 이탈리아한국문화원 등에서 단체전. MBC 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시카고예술대학 공모전 등에서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여주미술관, 에코랜드, 진도현대미술관에 작품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