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ed Painting
참여작가
남춘모, 노병열, 박종규, 윤종주,
이교준, 장승택, 정은주, 홍승혜
아트파크(종로구 삼청동)는 오는 3월 11일부터 24일까지(14일간) 미니멀리즘 작가 8명의 작업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 “Painted Painting"전을 연다. 참여 작가들은 아크릴 페인팅과 혼합재료, 프린트 기법 등을 활용하여 기하학적인 엄격함과 단순성을 보여주며, 아티스트로서 작가의 ‘개성’은 최소화시키고. 작품 자체의 재료와 물성(物性)을 강조한다. 특히 장승택, 홍승혜를 제외한 6명이 대구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대구 현대미술의 특징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최근 구상 미술의 유행 속에서, 색, 면, 선의 구성만으로 절제된 미를 보여주는 미니멀 추상미술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Paintied Painting
화가 또로니(Niele Toroni)는 몇년전 대구에서의 개인전과 함께 열린 강연회에서 자신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페인터라고 주장했다.
아트란 아티피셜이란 말에서 보듯 자연이 아닌 인공의 상태를 의미한다. 인공은 ‘우주의식’ 그 자체인 자연과 대치되는 ‘개별적 자아’가 가진 욕구의 의도적 실현을 말한다. 따라서 아트라는 인공적인 행위는 자아의 탄생, 즉 독립된 개체의식을 가진 ‘나라고 하는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며 그 이전에는 예술행위로서의 아트가 아닌 순수한 몸짓으로서의 페인팅만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트가 순수행위의 페인팅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인 ‘나’가 거세되어야 한다. 즉 아트의 일반적인 행위에서 표현, 내용 등 ‘나의 영역’에 해당되는 부분이 배제되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남게 되는 것은 재료, 물성 그리고 불가항력의 시간에 작업을 맡겨두는 입장이거나 엄격한 기하학적인 법칙을 순순히 따르는 자세 등이 아닐까. 나를 버리고 절대적인 어떤 힘과 상태에 내맡겨지거나 순응하는 행위, 이른바 사역동사(使役動詞)로서의 페인팅(painted painting)이 이번 전시의 주제가 되겠다.
- 기획자 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