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hye Jeong Korea

캔버스를 가득 메운 선인장들을 바라보면 마치 식물원 혹은 숲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하다. 특별한 배경 없이 식물들만을 확대해놓은 작품들은 이국적인 풍경울 연상시킨다. 정인혜의 자연은 실제 자연의 색보다 좀 더 차분하고 담담한 색감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들은 그 속에서 또 다른 자연을 마주친다. 채도와 구도에 변주를 주어 단순한 형태의 식물들의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선인장 특유의 단단함 속에서 우리는 오히려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실제 식물 사진들을 콜라주 작업을 통해 새롭게 조합한다. 이 작업을 통해 작품 속 식물들은 실제와 같지만 어딘가 낯선 모습으로 한데 어우러져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정인혜는 작품을 통해 생명과 생명 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정원사가 되고, 작가에 의해 선택된 식물들은 서로 연결되어 연약한 하나의 개체에서 생명력을 가진 전체가 된다. 작품을 보는 우리들 또한 작품 속 식물들의 생명력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한여름의 싱그러움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생동의 정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