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hyun Han Korea

Jihyun Han
소녀와 말 - 위로, 2023
acrylic gouache on mirror
80x60cm
6년 전 6월 어느 날 제가 보령에서 살 때 셋째아이를 품었다가 유산되었던 일이 있었어요. 너무너무 힘들었고 그냥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 마냥 슬픔에 잠겨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 때 지나가다 보령에 승마장이 생겼다는 현수막을...
6년 전 6월 어느 날 제가 보령에서 살 때 셋째아이를 품었다가 유산되었던 일이 있었어요. 너무너무 힘들었고 그냥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 마냥 슬픔에 잠겨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 때 지나가다 보령에 승마장이 생겼다는 현수막을 보고 찾아가서 등록을 했어요. 말은 한번도 타보지 않았지만 그냥 나를 보는 큰 눈을 가진 말을 참 좋아했었거든요. 그렇게 만나게 된 말... 크지 않은 승마장이었기에 말은 두필밖에 없었고 회원은 저 혼자였기에 하루에 몇 시간씩 자유롭게 말과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나는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과 슬픔을 조용히 말의 눈을 보며 이야기했고 말의 목을 끌어안고 가만히 얼굴을 대고있으면 그의 따스한 온기가 나를 온몸으로 위로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커다란 눈을 꿈뻑거리며 나와 눈을 맞추던 녀석..... 나는 그렇게 3개월동안 매일 승마장에서 몇시간씩을 보내며 다시 이전의 나로 돌아올 수 있었어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뭉클하고 고마웠던, 말에게서 받았던 그 위로의 순간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종종 제 그림에 이 말이 등장하곤 하네요.
내가 쓴 화관을 그 말에게도 씌워주고 감사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싶었어요. 그리고 이 마음이 이 그림을 보는 다른 누구에게도 동일하게 위로로 흘러가길 기도하며 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 작가노트